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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時論]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시론 時論]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김영하 목사(샬롬선교교회, 미주)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아쉽고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행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동일할 것이다. 본인도 재외 동포로서, 한 사람의 목사로서 새로운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기대를 해 본다.

첫째로 제발 정치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이어가지 말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이 다른 모든 분야는 선진국이 되었는데 유독 정치만은 초등학교의 어린이 회의보다 못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다. 당파싸움과 중상모략은 시정잡배를 능가하면서 서로를 ‘존경하는 00 의원님’이라고 부르며, 욕설이 난무하는 곳을 ‘신성한 의사당’이라고 표현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다. 이른바 ‘내로남불’, ‘편 가르기’는 절대 모순이 없는 완벽한 가치라고 여기며 이를 지적하는 국민을 오히려 붕어와 가재로 여긴다.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 나라의 발전을 방해하고도 경제인들을 나무란다. 오죽했으면 차라리 제발 정치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세계 1등 국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할까. 우여곡절 끝에 사시를 패스한 머리 좋은 분이니-다행히 국회의사당에서 머리가 녹슬지 않았다.-사리 판단을 잘하리라 믿는다.

둘째로 대통령은 어느 한 진영을 대표하는 자리가 아니라 온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지금의 대통령은 철저하게 반쪽의 대변인과 대통령 역할을 하였으니 나머지 반쪽은 대통령 없이 지내온 것 같은 허전함이 있었다. 다시는 이런 느낌을 받는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계속 그럴 것이면 차라리 옛 삼국 시대처럼 남쪽에서 대통령을 한 사람 더 뽑는 것이 나을 것이다. 참고로 내 고향은 충청도이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셋째로 너그러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평생 검사로 살면서 죄인이나 취조하던 버릇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국민과 야당을 죄인으로 몰아세울 것이 분명하다. 물론 부정과 부패는 분명히 가려서 처벌해야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당선자가 국정을 파괴하고 전임 여자 대통령에게 행한 일을 기억하고 있다. 행여 그런 자세로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지금의 대통령이 행했던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병든 가슴에 눈물 흘리는 국민이 많아질 것이다. 그 큰 덩치로 따스함을 느끼게 해주길 모두가 원하고 있다.

넷째로 본인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생을 살고 있는 국민이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하기를 바란다. 당선인이 사립초등학교에 다닐 때 나는 그 지역 산동네에 살면서 밥을 굶고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복도에서 무릎을 뚫고 손을 들고 있었다. 당선인이 부모의 도움으로 별걱정 없이 사법고시 준비를 9년이나 하는 동안 많은 또래들은 공장에 다니며 돈을 벌어야 했고 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공무원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런 사람들이 당선인과 동시대를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또 어떤가? 처절한 몸부림을 치지만 가난을 극복하지 못한 자들이 많을 것이다. 행여 가진 자와 누리는 자들의 입장에서 못 가진 자와 서러운 자들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한다면 당신도 또 실패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기독교인이 받았던 역차별을 반드시 시정하기를 바란다.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대접을 받을 생각도, 이유도 없다. 다만 그 엄정한 잣대가 왜 기독교인과 교회에만 적용되어야 하는 것에는 아직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타 종교의 집회에는 정치인들이 굽신거리며 참가하고 기독교 집회는 강행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는 것을 그동안 수없이 목격했다. 기독교인들은 억압과 압제당하는 것을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으니 기독교인들을 압박해 봐도 이길 정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세계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러니 괜히 헛심 쓰지 말고 그냥 공평하게만 대해주기를 바란다. 당선인이 그래도 대광초등학교를 나왔다고 하니 어릴 적에 성경을 배우고 기도를 해봤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역사의 냉혹한 평가를 거쳐야 하는 자리이다. 훗날 우리나라도 정말 괜찮은 대통령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부디 정치를 잘하시라. 월급도 많이 받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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