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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저자 인터뷰 – ‘목회트렌드 2024’ 박종순 목사

[특집] 저자 인터뷰 – ‘목회트렌드 2024’ 박종순 목사

“800권 읽으니 지식의 통합 느껴지고, 2천 권 읽으니 다 아는 것 같았는데 3천 권 읽으니 겸손해지더라”

‘책 읽기와 책 쓰기’ 목회자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부분

▲이런 책이 나와서 반갑고,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인터뷰를 위해 책을 보내 달라고 요청한 뒤 이 책을 읽기 위해 노력했지만, 다 읽는 것이 쉽지 않다. 솔직히 다 읽지는 못했고, 게으름일 수 있겠으나 책을 읽을 시간이 이렇게 부족한 지 몰랐다. 그런데 책을 보면서 신앙·사회적으로 연구를 많이 했다고 느꼈다. 벌써 뒤에 보니까 책이 많이 꽂혀 있는데 본인의 독서량이나 독서 습관은 어떠한가?

= 말하기가 좀 부끄럽긴 한데, 솔직하게 말하겠다. 목회 시작하면서 목회가 좀 어려워서 어떻게 돌파구를 좀 찾아야 할까 고민하다가 멘토 목사님들이나 주변에 많은 목사님들이 그래도 어쨌든 책 읽기와 책 쓰기가 결국엔 목회자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라고 말씀해 주셨다. 일단은 목표를 정하고 책을 읽어야겠다 생각해서 지난 7년 동안 3,000권의 책을 읽었다. ▲와! 놀랍다. = 작년 3월에 3,000권의 책을 읽었고 하루에 한 권 정도씩은 읽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2021년도에 ‘열혈 독서’라고 하는 책을 나침반사에서 한 권 냈다. 물론 그전에도 책을 읽긴 했지만, 그때가 작정하고 읽기 시작해서 5년 정도 지나 2,000권 정도 읽었을 때였다. 목표를 잃지 말자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3000권 읽은 게 자랑 같아서 쑥스럽긴 하지만, 어쨌든 책을 꾸준히 읽고 있다. 아주 전문 서적이 아니고서는 하루에 한 권 정도 읽는 것 같다.

그러면 천 권 읽었을 때와 2천 권 읽었을 때, 또 3천 권 읽었을 때 내가 뭔가 좀 다르다는 것이 느껴지나?

= 분명히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800권 정도 읽었을 때 뭔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 변화는 책에도 소개했는데, 어떤 이들은 임계점 또는 터닝포인트라고도 하고 다양한 용어가 있지만 나도 뭔가 스스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딱 들었을 때가 800권 정도를 집중적으로 읽었을 때였다.

일단 어떤 책을 읽어도 내용이 이해가 되고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저자의 의도와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핵심 내용들을 나름대로 소화해 낼 수 있었다. 또 800권의 책이 한꺼번에 통합이 되는 느낌이 있었다. 이제 2천 권이 넘어갔을 때는 ‘읽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것이 첫 번째 책을 쓴 동기인데, 먹기만 하면 결국은 체한다. 먹으면 배설해야 하는 것처럼, 표현이 다소 직접적이어서 죄송하다.(웃음) 2천 권 정도의 책을 읽었을 때는 나도 책을 써서 글로 남겨야 한다는 강력한 욕구가 생겼다. 2천 권을 읽었을 때 가장 큰 변화라면 책을 읽기만 하던 내가 이제 쓰는 사람이 됐다는 거다.

3천권의 책을 읽었을 때 이건 진짜 큰 변화인데, 한 2천 권 정도까지 읽었을 때는 이제 뭔가 많은 걸 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한 2천 권 읽으면 말로 누구와도 토론이나 대화에서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3천권을 작년에 돌파하고 나서의 느낌은 오히려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고, 얼마나 이 무궁무진한 지적 세계를 우리가 간과하고 있었는지와 우리가 가진 지식과 인문학적인 배경이 다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분발하고 노력하고 또 항상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계속 인식하고 있어야겠다는 것이 큰 변화였다. 그래서 많이 겸손해진다.

▲우리가 보통 책을 한 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들 이야기하잖나. 3천 권을 읽으니 오히려 더 겸손해졌다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목회를 잘 해보고 싶어서 아까 책을 소개받았다고 했는데, 실제로 책 읽기가 목회에 여전히 도움이 된다고 보나?

=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성경적인지 아니면 인문학적인지 충돌이 분명히 있을 수 있고 목회자마다 다양한 의견을 존중한다. 그런데 내가 책 읽기를 하면서 당연히 목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 목회자 스스로가 성장과 공부에 대한 끈을 놓지 않게 되고 부족함을 늘 인식하는 것, 또 어쨌든 인문학적인 책은 물론이고, 책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 부분들을 성경의 메시지와 함께 어떻게 사람들이 시대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는지 시각과 흐름을 놓치지 않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설교에서는 책 소개나 몇백 권 읽었다는 말은 전혀 안 한다. 인용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말씀 안에서 녹여내려고 노력한다. 일단 목회자 스스로의 성찰과 성숙,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는 면에서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경을 읽고 연구하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다. 세상의 어떤 지식이나 독서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지식들을 접하다 보면 그을 전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설교나 목회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견해다.

= 맞다. 그건 너무 당연하다. 책도 반지성적이고 독소적인 요소가 있는 책들이 있다. 그런 것에 대한 분별이 없으면 책이 주는 폐해도 대단히 크기 때문에 독서의 질과 양 그리고 분별력이 크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적인, 인문학적인 책을 읽는 것과 동시에 당연히 성경을 병행하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부분은 100% 공감한다. 목회자가 독서할 때 정말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공감한다.

▲자칫하면 오늘 책 읽기 관련 인터뷰가 될 수도 있겠다. 다에 이 주제를 가지고 다시 한번 다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 다만 내가 100% 옳다는 이야기가 아니니 내 경험과 생각이 이런 부분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얘기하면 좋겠다. 이 인터뷰도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하면 좋겠다.

▲그러겠다.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을 테니까. 한 가지만 더 질문하고자 한다. 책을 분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3천 권을 읽는다면 신앙서적만 아니라 잡히는 대로 읽은 것인가? 아니면 선호하는 또 목회에 도움이 되는 분야를 구분해서 읽었나?

= 일단 고전 인문학 책, 고전이라고 알려진 책들은 대부분 읽었다. 유럽의 16세기 17세기 고전들은 대부분 기반이 기독교적인 기반을 갖고 있다. 중세 유럽이 천년 이상, 종교적으로 타락했든 안 했든 기본적인 배경은 성경이다. 그런 인문학적인 책들은 이 문학을 어떻게 성경에서 가져왔는지가 나에게 도움이 됐다.

그리고 내가 책을 선별하는 기준이 있다. 좋은 책이라고 소개되고 목회자들에게도 읽어야 한다고 소개된 책들을 읽다 보면 레퍼런스(참고)가 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 걸 느끼는 데, 책 안에서 저자가 인용하는 책들이 있다. 저자가 인용하는 책들을 반드시 읽어본다. 이 저자는 어떤 책들을 인용했는지, 그러면 인용한 책들 가운데서도 흥미가 있고 도움이 되는 책들이 있다. 그 책은 또 어떤 책들을 참고했는지, 어떤 저자를 좋아하는지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서 이동원 목사님 책을 읽다 보면 마틴 로이드 존스라든지 우리가 알만한 그런 신학자나 영성학자들의 책들이 레퍼런스로 가끔 소개되거나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레퍼런스를 따라 계속 저자도 넓혀가고 책도 넓혀가면 다양한 좋은 책들을 읽게 된다.

그러면 책에 나오는 부분을 연결해서 질문하면, 교회에서도 성경 나눔이 약간 어색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오히려 독서 토론 모임이 나을 수도 있다는 부분이 있다.

= 내가 쓴 부분은 아닌데 어쨌든 같이 토론하면서 정리했던 부분이다. 성경 토론이 어렵고, 성경의 컨텍스트를 읽어도 이해를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용을 읽고 나서도 배경이나 신학적인 논쟁이 되는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 새가족들은 성경 나눔을 어려워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까 본문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야기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성경을 읽게 하고 또 성경만으로도 깊은 나눔을 할 수 있을 만큼 훈련이 되기 위해 독서 모임이라든지, 아니면 어떤 주제를 다룬 책부터 토론과 나눔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 훈련의 방법 중 하나라는 접근이다.

▲ 그러면 실제로 교회에서도 그런 모임을 하나?

= 그렇다. 그런데 성경을 먼저 다룬다. 우리는 1월은 성경 통독의 달이어서 1월 31일까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무조건 성경을 일독한다. 토요일은 두 번에 걸쳐서 신약 성경을 네 시간씩 한다. 구약성경은 각자 집에서 통독하는데 처음에는 어려워했던 성도들도 지금은 30명씩 성경통독을 하기도 하고 중고등부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십수 년 성경통독을 계속하다 보니 1년이면 6-7독, 10독 이상 하는 성도도 있다. 큐티 나눔은 가장 중요한 중점사역으로 각 목장에서 하는데, 본인 스스로가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과의 교제하고 나눔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또 간간이 독서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독서 토론은 하나의 수단과 방법으로 보조적인 역할이다.

이 책은 목회트렌드연구소에서 나왔다. 매년 책을 발간한 것 같은데 이 단체(기관)를 소개 바란다.

= 목회트렌드연구소는 아트설교연구원이라는 그룹에서 시작됐다. 독서 모임과 책을 읽고 어떻게 성경적으로 설교할까 연구한 모임인데, 김도인 목사가 대표였다. ‘글과 길’이라는 출판사를 같이 병행하면서 작년부터 ‘목회 트렌드 2023’을 냈고, 나는 작년엔 참여 못 했지만, 2024 발간에는 함께 했다. 목회트렌드연구소의 책은 이번이 두 번째다. ‘목회 트렌드 2025’를 쓰기 위해 (2024년) 3월부터 다시 토론과 독서 모임, 연구가 ZOOM으로 진행될 것 같다.

▲9명이 공저인데 각자 주제와 챕터를 맡아서 나눠 쓰는 방식은 아닌 것 같다.

= 일단은 본인의 관심 분야와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함께 토론하고 제목과 주제를 나눈다. 목차와 책 방향을 설정하는데 아주 치열한 토론을 먼저 한다. 우리가 어떤 주제를 다뤄야 목사님들에 필요할까 리서치가 진행된다. 건전한 토론과 비판을 통해 필요한 부분이 정해지면 관심 분야를 나눠 글을 써낸다. 지독한 크리틱을 거쳐서 수정되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잘리거나 통째로 날아가기도 한다. 그래서 누가 어느 부분을 썼는지를 밝히지는 않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15명 정도로 시작했다가 9명만 남을 정도로 치열한 과정을 거쳤다.

▲내부적으로 정말 대단한 과정을 겪고 나온 책인 것 같다.

= 나는 미국에서 공부했으니까 크리틱과 비평에 익숙한데, 한국 목사님들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쓴 당사자들도 대단히 신선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 자기반성과 자기를 되돌아볼 기회가 됐다고들 얘기한다. 내 주장이 틀림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과 각각의 저자 생각이 다양한데, 그걸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생각이 좀 든다. 목회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계속해서 책을 공동집필하든지, 아니면 전문가로 구성된 집필진을 구성해서 책을 낼 것이다. ‘목회 트렌드 2024’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세대 셧다운’이라는 책이 목회트렌드연구소의 프로젝트로 또 한 권 나왔다. 이 책은 조금 더 저자가 많다. 다음세대 우리 청장년, MZ세대, MZ세대에서 더 나아간 알파세대 등 MZ세대를 대상으로 목회하는 숨은 고수를 발굴해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내용으로 발간된 책이다.

▲활발한 집필 활동 중인 것 같다. 지금 ‘목회 트렌드 2024’도 굉장히 호응이 좋은 걸로 아는데, 피부로 느껴지나?

= 직간접적으로 피부로 느껴지는 게 이렇게 목사님과 인터뷰도 하게 됐잖나.(웃음) 우리 목회자들에게 목마름이 있다는 걸 느꼈다. 특별히 팬데믹 이후에 고립감과 목회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우리 교회도 작지만,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피부로 더 느끼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세미나와 교회 방향성과 같은 여러 주제들이 대형 교회 위주로 진행되고, 많은 교회와 목회자가 배우는 형식으로 트렌드가 형성됐던 것이 사실이잖나. 그런데 팬데믹을 겪고 나서는 뭔가 대안을 제시하기에는 교회의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된 거 같다. 대형 교회를 폄훼하는 건 아니지만, 팬데믹 앞에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어 더 이상 교회의 규모가 문제가 아니라는 게 더 확실해진 상황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책이 나와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아마 우리가 유명하거나 대형교회 목사가 아니라서 더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

▲우리와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이야기라는 공감대가 있는 같다. 주제 전환해서 세상의 흐름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동원 목사도 추천사에서 칼바르트를 언급하며 한 손의 신문과 또 한 손의 성경을 말씀했다. 그런데 교회는 세상이 흔들리고 사람들이 변해가도 우리는 변하지 않는 어떤 가치와 복음을 고수한다는 정신 때문에 좀 보수적인 면이 있잖나. 왜 우리가 세상을 알아야 하는가? 오히려 그렇게 되면 세상에 휩쓸려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늘 있었는데, 물론 책 안에서도 말하고 있으나 다시 말씀 부탁드린다.

= 나도 교회가 세상 문화와 세상의 어떤 가치관에 휩쓸리고 따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내가 우리 침례 교단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정말 보수적이어서 너무 좋아한다. 신앙은 율법주의로 흐르지만 않는다면, 복음 안에서 성경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지켜나가는 보수적인 신앙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이것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에 대해서 우리가 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결국 교회라는 공동체가 세상에 있는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고 그 영혼들의 생각과 그들이 살아가는 삶에 우리가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세상의 변화 가운데 한국의 경우, 급속한 노령화와 급격히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데 세상의 변화에 아무런 대처 없이 교회가 기존의 것을 계속 고수한다면, 교회가 맞이할 변화에 과연 대처할 수 있는 목회적 환경은 얼마나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왜 팬데믹 이후에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한 불신이 더 팽배해졌고, 더 많은 사람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는가? 세상은 이런 팬데믹 이후의 변화를 어떻게 따라가고 있고, 사람들은 어떤 가치를 두고 변화하는 세상에 접근하는지 사람의 관심과 변화에 대해 추구하고 갈망한다. 당연히 세상을 따라가자는 의미가 아니라, 교회가 변화에 민감해야 변화되는 세상 속에 교회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역을 발견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좀 더 민감하게 세상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

내가 팀 켈러의 ‘센터 처치’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공감했던 부분은, 그가 뉴욕 맨하탄이라고 하는 지역의 변화, 도시화 등을 이야기하면서 뉴욕의 변화에 맞는 교회를 개척했고 그것이 결국 뉴욕 시내에서 영혼들의 트렌드에 맞는 교회가 세워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그가 주장한다. 나 같은 경우도 내가 개척할 당시만 해도 여기는 다 농장이었다. 소똥 냄새나는 그런 동네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산업화가 이루어져서 아마존 헤드쿼터, 벤처기업이 들어오고 사방으로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등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니까 인구 구성도 달라지고 한인들도 계속 유입돼, 개척했을 때만 해도 한인 인구가 1,000명이 안 됐는데 지금은 3-4천명 정도다. 또, 개척 때 게이트웨이신학교가 북가주에 있었는데, 우리 교회에서 10분도 안 되는 거리로 신학교가 세워지는 등 지역의 급격한 변화가 지난 10년 동안 있었다. 이런 변화에 내가 대처하지 않았다면, 그냥 처음 개척했을 때 모습 그대로 교회 사역을 계속 했을 거다. 이런 지역적인 변화와 상황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났을 때 우리도 교회의 사역 방향을 바꾸고, 그에 따른 사역과 프로그램들을 결정하는 민첩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세상의 변화에 목회자와 교회가 좀 민감해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가 전하는 복음 자체는 보수적이고 변하지 않지만,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서 목회 전략을 가지라는 말씀 같다.

= 그렇다. 신학교가 옆에 있기 전과 이후의 교회 사역 방향은 많이 바뀌었다. 젊은 신학생들을 후원하고 발굴해서 그들이 목회자로 잘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환경의 변화에 맞게 교회의 비전과 사명도 발맞춰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외 질문인데, 도시 같은 경우는 어떤 급격한 변화라든지 늘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시골 교회의 변화는 그냥 줄어드는 거밖에 없기에 이런 환경을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도 시대와 지역의 흐름을 보면 대안이 있을 거라고 보는가?

=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민 지역도 인구가 계속 유입되다가 한인 인구가 줄어들기도 하고, 소수 민족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 등 어쩔 수 없이 인구가 줄어들면서 교회도 자연스럽게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로 가기도 하는데, 변화를 받아들이는 교회라면 사역의 방향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다양한 경우가 있겠으나 그냥 한탄하고 끝날 게 아니라 시대에 발맞춘 교회들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시대의 흐름을 분석해서 알려주고 있다. 시대를 분석하고 파악하는 목사님만의 방법이 있나?

= 일단 팬데믹이라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을 거쳤다. 팬데믹이 지나고 나면 이전의 교회로 돌아갈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팬데믹이 길어졌고 3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제는 팬데믹 이전의 교회, 목회 환경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결론이잖나. 내가 주목했던 것은 팬데믹 때 기업이나 세상은 어떻게 견디고 극복해 나가며,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가를 유심히 봤다.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지만, 팬데믹으로 어려워진 부분도 있으나 오히려 팬데믹 때문에 더 성공한 기업이나 분야를 봤다.

지금 인터뷰하는 이 줌(ZOOM)은 알지도 못했는데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이 힘을 발휘했다. 결국, 공유하고 자원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협력한 기업들이나 그런 아이디어들은 팬데믹 때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지배했다. 우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오징어 게임’ 같은 컨텐츠를 만들 수 있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넷플렉스라고 하는 플랫폼이다. 결국, 이런 플랫폼을 가진 회사가 공룡기업이 됐다.

반면에 함께 나누지 못하고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교회란 생각이 들었다. 교회는 공유하지 못하고 오히려 큰 교회로 흡수되는 상황이다. 플랫폼을 제공해주는 교회를 못 봤다. 플랫폼이 여러 가지 의미를 포함하겠지만, 작은 교회가 제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렌트비 페이, 줌(zoom) 활용, 방송 장비 마련 등 많았다. 또 실시간으로 예배를 송출할 수 있는 교회가 의외로 너무 없었고, 큰 교회의 영상과 음향의 질과는 비교가 안 됐다. 기업 같으면 그렇게 해서 거대 공룡기업이 탄생하고 플랫폼으로 다 몰려가고, 구조조정이나 세대의 변화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교회공동체는 함께 살아가고 세워가는 공동체다. 물론 큰 교회가 노력을 안 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한 기도 제목이 생겼다. 공유 경제처럼 교회도 당분간 그렇게 살아남아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택시회사는 망했지만, 우버는 살아남았다.

자원을 공유하는 기업처럼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위해서 오후 예배라도 드릴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고, 방송을 송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어떨까? 또 담임목사가 은퇴하는 교회가 있다면, 지역의 작은 교회나 어려운 교회 담임목사로 세워 작은 교회들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교회가 병합의 과정을 거친다든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너무 이상적인 것을 꿈꾸고 있다.(웃음) 내 주변에도 한 20-30명 되는 교회들이 많이 없어졌고 대부분의 성도는 큰 교회를 찾아서 갔다. 큰 교회는 당분간은 새가족이 온다고 좋아하겠지만, 결국 큰 교회가 전도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경우는 잘 못 봤다. 오히려 작은 교회가 전도해서 양육한 뒤에 큰 교회로 가는 확률이 높다. 큰 교회로 가는 작은 지류가 마르면 결국 큰 교회도 어려워질 것이다.

“트렌드를 얘기할 때, 결국은 작은 교회들은 큰 교회로 통폐합되고 중대형 교회들만 생존하게 될 거라는 전망도 있다.” 거기 동의하는지, 혁신에 관해 물어보자 마음에 맺혔던? 말들이 쏟아졌다.

= 100% 동의한다. 팬데믹 이전에는 교회 건물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았다. 우리 교회도 웨어하우스를 리모델링 해서 잘 쓰다가 자원들을 좀 나누고 오히려 재정을 사회와 주변 사역을 위해 더 쓰는 게 옳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팬데믹이 끝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결국, 건물을 가진 교회가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건물이 있거나 페이 오프된 교회는 당분간은 살아남을 거고, 렌트를 유지할 수 없는 교회들은 살아남지 못할 거다.

책에서도 혁신과 상황화를 말했는데, 우선순위를 정해서 전체 교회를 볼 때 필요한 혁신이 있다면 뭘 먼저 꼽 수 있?

= 일단 목회자의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신학교다. 특정 학교의 얘기가 아니라 어느 신학교든 지금 신학을 공부하러 오는 학생 수가 줄고 있고, 더 이상 학생 수급만으로 신학교가 운영될 수 없는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있잖나. 미국 신학교는 한국 신학생들이 들어와야 운영이 가능한 학교들도 있다. 또 과연 학생들, 결국 미래 목회를 위한 이들을 교회가 어떻게 관심 갖고 훈련하고 양육해 내는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내 경우만 해도 이제 50대 초반이니까 그냥 어떻게 한 10년만 지나면 은퇴가 가능할 것 같다. 그렇지만 다음세대를 위해 뼈를 깎는 우리 목회자들의 변화와 개혁이 솔직히 필요하다. 너무 거칠고 심한 표현일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 어떤 카르텔이 좀 형성돼 있잖나. 좀 냉정하게 말하면 그것이 깨지지 않으면 안 된다. 변화가 안 되고 그냥 우리끼리 좋은 집단이 되면 안 되기에, 일단 목회자들 그리고 신학교의 변화와 각성, 이런 화두를 좀 던져보고 싶다.

조금 더 구체화면 좋겠다. 정원 미달은 신학교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구 감소와 전체 기독교의 축소에 따른 결과라고 보잖나?

= 한 가지의 원인은 아닌 것 같다. 청장년층, 젊은 세대가 교회에 대한 반감을 갖기 시작했고, 목회자들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의심이 확신으로 드러난 사건이 팬데믹(에 따른 변화)이라 생각한다. 무조건 믿고 따르라고 했던 부분에 ‘왜’라고 하는 질문을 청년들이 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 자성과 반성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콘텐츠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결국,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얘기인데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우리가 해야 한다는 거다. 내가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설교학 교수도 아니지만, 많은 젊은 세대가 설교에 반감을 갖는다. 왜 본문을 정했는지도 모르는 설교, 기승전결 서론‧본론‧결론이 지난주와 같은 설교, 자신의 비전과 꿈이 마치 하나님의 비전과 꿈인 것처럼 성도들에게 윽박지르는 것에 젊은 세대들이 반감을 갖고 교회를 뛰쳐나가는 그런 시대가 됐다.

‘우리 스스로가 설교나 세워진 목표들을 돌아보고, 성경 안에서 콘텐츠를 발견하고 세상을 설득해내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서부터 사실 목회 트렌드 책은 시작됐다. 일제 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한국 교회는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신앙의 콘텐츠도 잘 전했지만, 애국과 교육이다. 500년 역사 속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에게 평등과 교육의 기회와 또 균형을 잘 전달했다. 시대를 주도했고 리더들을 세우기 위해서 학교를 세웠고, 또 고아들과 헐벗은 자들을 도왔던 것이 결국 한국교회 브랜드였고 목회자가 존경의 대상과 헌신의 대명사였는데, 어느 시점부터 우리는 이 브랜드 가치를 잃어버렸다. 변화가 아니라 변질이 됐다. 대형교회 담임이 되는 길이 상류층으로 가는 길이 됐다.

한동안 거창하고 무거운 담론을 나누다가 마무리의 화제로 인공지능과 아직 읽지 못한 이들을 위해 책 소개를 부탁했다.

교회에서도 이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나? 그렇다 실제로 뭘 할 수 있을까?

= 챗GPT가 나왔을 때 설교 작성을 테스트로 몇 번 해봤다. 흡족한 설교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고는 생각했다. 그러나 설교와 목회가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전달만은 아니고 감성과 실제 삶을 전하는 부분이 있으니 이런 부분들에 대한 목회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인공지능은 우선 유튜브 영상같은 부분에 도움은 될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온라인을 접해야 하는 성도에게 도움이 되고, 또 시공간을 초월하는 부분에 충분히 긍정적인 면이 있다. 물론 부정적인 면을 우려하는 분도 많다.

목회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쉬운 언어로 쓰여서 교회 중직자가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맞다. 목회자만을 위한 책으로 쓴 것은 아니다.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다뤘다. 시대적으로 평신도의 엄청난 변화와 성장이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목회자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후원하는데 관심이 있는 많은 평신도들이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오히려 평신도가 이런 책을 읽고 담임 목사에게 추천할 수 있는 교회, 모든 목회자가 그런 교회를 꿈꾸고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평신도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목회자가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는지 공감해 주면 좋겠다.

아까 ‘다음세대 셧다운’이라고 하는 책도 MZ세대와 다음세대 사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다뤘는데 일독을 권한다. 참고로 우리 교회는 유스가 엄청 성장하고 있다.(웃음) 트렌드를 분석해서 처음에 교회를 세울 때도 집중했지만, 최근에 더 집중해서 열매가 맺히고 있는 것 같다. ‘열혈 독서’는 첫 번째 쓴 책이다. 책을 읽으면 변화가 분명히 있다. 그리고 ‘메타 씽킹’이라는 책을 썼다. 팬데믹 기간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팬데믹을 어떻게 대면해야 할지 고민하며 쓴 책이다.

박종순 목사는 2011년 남가주에서 제자들교회를 개척했고 건강한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교단 목회자이다. 많은 지면을 할애했음에도 워낙 방대한 대화를 나눠서 다 소개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목회 트렌드 2024’를 읽어보면 그 안에서 신세대 감각으로 시대를 앞서 고민하며 목회 방향을 제시하고자 노력한 저자들을 더 만나볼 수 있다. 소개가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일독을 권하며 향후 출간될 ‘목회 트렌드 2025’도 기대해 보기를 바란다.

/ 대담 및 정리=채공명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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