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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 성도가 300명 넘으면 분립 개척하려 했는데”

[인터뷰]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 성도가 300명 넘으면 분립 개척하려 했는데”

성도 200명 남짓, 미국 교회 빌려 쓰는 형편인데… 아브라함이 이삭 바치듯 순종

베델믿음교회 서성봉 목사는 개척을 꿈꿀 때부터 성도가 300명 넘으면 분립 개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교가교개)”라는 모토를 마음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립 개척의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왔다. 베델믿음교회(BFBC)에서 함께 동역하던 이정석 목사도 같은 ‘교가교개’ 모토를 갖고 기도하던 중에 없어질 위기의 인근 교회를 분립 개척으로 살리자는 의기가 투합됐기 때문이다.
교회를 살리자는 뜻은 좋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BFBC도 재정의 부족 때문에 진행하던 건축은 멈춘 상태였고, 현재 BFBC도 미국 교회를 빌려 쓰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도 취지는 좋으나 무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도 중에 서 목사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리는 마음으로 순종을 결심했고, 성도들도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하며 분립 개척을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스와니한인교회(SKBC)는 이정석 목사를 담임으로 맞이하고, BFBC에서 신청받은 세 가정과 함께 지난 3월 3일(주일) 오후 5시 분립 개척 및 취임감사예배를 드렸다.
이런 특별한 사연과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을 인터뷰하며 ‘교가교개’의 운동이 일어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분립 개척과 분리 개척을 혼용해서 사용했다.) <편집자 주>

▲우리의 전문 용어로 ‘쌩개척’이라고 하잖나. 서 목사님은 쌩개척했는데, 내가 이렇게 했으니까, 당신도 개척은 개척답게 해라. 이런 본전 생각은 없었나?

= (서성봉 목사, 서) 비전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 (BFBC를) 개척하기 전에 “교회가 교회를 개척해야 한다(교가교개)”는 부르심을 품고 개척했다. 개척의 어려운 과정들을 겪으며 우리가 어떤 개척을 해야 할지를 지난 12년 동안 생각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본전 생각, 이런 것은 내 목회도, 내 교회도 아니고 결국 하나님 나라의 교회를 하나 더 세우는 일에 쓰임받는 것이 기쁘다. 급하게 몰아붙이시긴 했지만, 참 감사할 뿐이다.

▲개척해서 50명, 100명, 150명, 200명 이렇게 성장의 과정이 있다. BFBC는 그런 과도기에 있는 교회라고 할 수 있는데, 성장을 목표로 하지는 않나?

= (서)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러나 성장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성장인지 아니면 인간의 어떤 욕망이나, 목회의 타이틀을 돋보이기 위한 것인지 늘 씨름하고 싸우는 것 같다. 그래서 분립 개척의 기준을 적어도 한 300명, 자체 성전으로 생각했다. 우리도 지금 렌트하는 입장이니까.

= (이정석 목사, 이) 서 목사님과 처음에 만나서 유스 사역자 제안을 받을 때 비전을 나눴는데 그런 얘기를 했다. 자체 성전이 있고 300명 정도면 우리가 꿈꿔왔던 것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재정적으로도 좀 안정이 되니까. 그러나 이번에 지나고 보니까 결국 그것도 우리 생각에서 나온 우리 계획이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때에 하나님이 하신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이 이렇게 밀어붙이시는 것 같으니 이걸 따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우리의 목표를 내려놓았다.

(서) 그런 마음 주셨다. 아브라함이 100세에 낳은 아들 이삭을 드렸을 때의 처절한 심정, 우리 교회도 그렇게 순종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시간에 순종하지 않으면 우리는 나중에 언제라도 개척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00명, 1000명이 돼도 분리 개척은 늘 희생이 따르니 희생하려면 결국 믿음으로 결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 지금 못하면 나중에도 못한다. 형편을 봐서 기다리면 그때 가서 또 다른 일이 있고 마음이 변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시작한 지 몇 달 안 됐지만, 언젠가가 될지 몰라도 교인들과 분립 개척의 비전을 나눴다. 목장도 성장하면 목자가 나가서 분리 개척한다. 원래는 서 목사님이 떠나서 교회를 개척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엔 너무 급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그렇게 안 됐다.

(서) 처음 분리 개척을 광고할 때 왜 울음이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여러분들이 다 가셔도 분립 개척을 하겠다”고 했다. (이) 그래 놓고 우셨어요. 그래서 내가 울면 반칙이라고 했다.(웃음) 그때가 11월이었는데 한 달 후에 내가 나왔으니 촉박한 상황이었다. (서) 의도적인 건 아니고 2부 예배 때는 안 울었다.(웃음) 다시 분리 개척한다면 한 6개월 정도는 시간을 갖고 여러 프로그램도 같이 만들어가면서 더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앞으로 BFBC든 SKBC든 양쪽 교회에서 분립 개척하면 파송하는 그리고 파송 받는 경험이 생겼으니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노하우가 쌓이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들이 자꾸 생길 것 같다.

▲대형교회를 안 좋게 보나?

= (서) 아니다. 난 대형교회에서 사역도 했었다. 대형교회는 나름대로의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대형교회가 위성교회를 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대형교회의 위성교회는 복음의 열정을 갖고 사역하는 지역의 작은 교회들을 많이 지치게 하는 것 같다. 마치 기업이 성장을 위해서 계속 비즈니스를 오픈해 나가는 그런 방식 말이다. 철저하게 교회 안에서 훈련된 목회자가 준비되어서 함께 고민하는 가정과 분리 개척하는 방식은 괜찮은데 대형교회가 교회 시스템 등을 이식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 개척을 하다 보니까 필요한 것이 정말 많은데 가장 필요한 것이 사역자다. 대형교회의 위성교회가 생기면 신학생들이 몰리는 성향이 많아진다. 대형교회에는 사역을 안 해도 사역자가 있는데, 개척교회나 미자립교회는 너무 필요해서 광고를 내도 오지 않는다.

▲대형교회로 가는 것보다는 그전에 이렇게 분립 개척을 해서 교회를 나누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나? = (서, 이) 그렇다. (이) 300명 정도가 되면 웬만한 것들을 교회 안에서 다 할 수 있는 정도의 역량이 생긴다고 본다. 그 뒤로는 비대함이 아닐까?

▲그러면 기준으로 300명을 말했는데, 300명이 넘는 교회들은 왜 그걸 넘겨서 그렇게 갈까? = (서) 비전이 다른 거 같다. 우리에게 주신 비전은 분립 개척이 너무 선명했고, 어떤 목회자에게는 500명, 700명… 성장에 맞는 기름 부으심이 있으며, 대형교회는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다. 다만 한 교회가 또 다른 교회를 이식하듯이 하는 위성교회(Satellite Church)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아까 시간이 있었으면 좀 더 틀을 갖춰서 분립 개척했을 거라고 말했다. 위성교회는 대형교회의 잘 갖추어진 분립 개척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 (이) 위성교회와 분리 개척의 가장 큰 다른 점은 SKBC에게 BFBC는 모교회이긴 하지만, 우리는 독립적으로 모든 걸 할 수 있다. 완전 독립된 형태다. 그러나 위성교회는 중앙의 교회와 재정이나 모든 것이 연결된 구조다. 분리 개척은 형제교회로서 도움도 받고 좋은 것을 공유하지만 서로 전혀 다른 교회다. (서) 위성교회의 개념은 너무 계속해서 대형화되는 느낌이 드는데, 대형교회라서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지역의 작은 교회를 어렵게 하는 것 같다. 어쨌든 각자 비전이 있겠지만 철학이 우리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웃음)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우리와 비전이 안 맞는다는 표현이 옳겠다.

(이) 서 목사님이 얘기하셔도 내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면 “저희는 됐구요. 목사님 그냥 혼자 하십시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거는 굉장히 다르다.

▲위성교회도 이름만 같이 쓸 뿐 독립적이기도 하고, 심지어 다른 이름을 쓰는 위성교회도 있다. 그들은 이런 식의 개척이 훨씬 더 생존율이 높다고 얘기할 수 있다. (서) 정말 독립된 교회라면 무슨 문제겠나.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얘기가 너무 길어지겠다.

▲현재는 크지 않은 규모에서 분리 개척을 하는데, 만약 BFBC가 1,000명 정도가 되는 교회이고 200명이 분립 개척됐다고 한다면 어떤 평가를 받을까?

= (서) 초반에 얘기한 300명 정도 이상이 되면 우리의 비전에는 안 맞는다. 300명 정도가 넘어가면 감당 못 할 것 같다. 성도들 이름도 못 외운다. 목양이 힘들 거 같다. (이) 예전에 한국의 어떤 집사님과 얘기하는데 자기 교회는 워낙 커서 담임 목사님은 자신이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거다. 그런 형태는 우리의 이상과 맞지 않는다.

▲이렇게 정리하고, 그러면 거꾸로 300명도 안 된 상태, 자체 성전도 없는 렌트하는 교회가 너무 무모하다? 실험적이라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 (서) 물론 그럴 수 있다. 교인 중에도 힘들어하는 분도 계셨다. 그러나 계속 기도하는 중에 아브라함이 이삭을 드렸던 사건이 마음에 깊이 다가왔고, 지금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못할 거라는 생각과 함께 SKBC가 문을 닫을 상황이라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으신 주님처럼 우리 교회가 이 목사님 가정을 파송해서 이 교회가 다시 세워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장년 성도가 200명이 안 됐지만, “지금이 시간이다”라는 것 때문에 서로 큰 결심을 했다. 비전이 우리를 이끌어가는 거지 우리의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하는 건 아니니까 순종했다. 이곳에 10년 전에 세워진 교회가 존폐 위기인데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도 보시기 위해 너희가 지금 안 하면 나중에 할 수 있겠는지 질문하시는 것 같았다. 나도 사실은 일을 그만뒀다. “이 개척 시작합니다.” 가족회의를 통해서 우리가 살림을 더 줄이더라도 해보자고 한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순종과 한 영혼을 찾는 하나님의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감사하게 세 가정이 함께 했고, 마침 오겠다는 사람들이 있어 20명 정도가 시작했다. 어떤 분은 ‘저게 무슨 개척이야’라고도 한다.(웃음) 교회에서 훈련받은 분들이 함께하는 장점 중의 하나는 어떤 영적 분위기와 사역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해의 폭이 넓어서 아무도 없는 곳에 홀로 개척하는 것보다는 좋은 것 같다.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거다.

= (서) 나는 끊임없이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려는 성향이 있다. 그렇게 안 하면 교만해진다. 우리도 지금 11월이면 미국교에서 나와야 한다. 당장 우리 자신도 어디로 갈지 모른다. 지금 기도하고 있는데 주님은 안전지대에 머물기를 원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 미주침례신문에 1년 동안 개척교회 시리즈를 연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사방을 둘러봐도 다 막혔는데 오직 열린 길은 하늘밖에 없다는 거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막힌 느낌이 들지만 하늘길을 보며 우리의 길을 가야겠다.

근원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서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 비전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 (서) 개척 전부터 가진 마음인데 교회가 또 교회를 세운다면 그 지역의 전도가 잘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미나나 컨퍼런스에서 배운 건 아닌데 막연히 교회가 교회를 개척해야겠다고 기도 가운데 주셨던 마음이었다. 그 꿈이 견고해지고, 더 구체화됐는데 많은 교회의 사례를 통해서 분리 개척을 확인받았다. (이) 한인 중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보다 안 다니시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교회가 수평 이동만 많다. 예전에 전도하러 갈 때 주일 오전 11시에 가자고 했던 적도 있다. 그 시간에 사람들은 교회를 안 간다. 더 많은 교회가 생겨서 자기에게 맞는 교회를 통해 주님을 만날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분리 개척은 반복되는 고생을 피하고 교회의 자립과 생존에 유익하다. 그 길을 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교회개척, 분립개척, 위성교회, 대형교회 등 긴 대화가 오갔다. 인터뷰 정리를 마치며 이정석 목사가 했던,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에 To be continue 같다.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BFBC와 SKBC의 아름다운 도전? 무(모)한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하나님께서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는 비전을 가진 이 두 교회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써가실지 기대가 된다.

/ 대담 및 정리=취재팀 bpnews@bpnew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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