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牧會斷想] 싸우고 깨닫고 사랑하고
지준호 목사(헌츠빌교회)
톨스토이는 작가로 명성이 크지만 16세 연하인 아내와 부부싸움을 치열하게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톨스토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소피아를 악처라고 말하면서 부부싸움의 원인을 아내에게 돌리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치열한 부부싸움을 하면서도 톨스토이와 소피아는 13명의 자녀를 태어나게 한다. 그리고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켰다. 보통은 부부싸움을 하면 할수록 서로에게 상처를 더 많이 주고받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상태가 되는데… 그리고 결국 이혼으로 가는데 ….
개성이 강하고 논리적인 사고와 문학적인 감각을 가진 톨스토이와 소피아는 서로의 다름과 어설픈 지식을 가진 자신들을 모르고 치열하게 싸운다. 물론 처음에는 달콤한 사랑에 빠졌겠지만 …… 허니문 시간을 지나며 톨스토이는 인간 속에 있는 오묘한 심리들과 진리, 그리고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을 깨닫고 이들을 글로 표현하고 소피아는 이렇게 쓰인 원고를 교정을 한다. 이러면서 두 사람은 다름과 설익은 지식들이 서로 충돌하게 된 것은 아닐까? 톨스토이의 글을 소피아가 교정을 보며 잘못된 것을 지적하면서….
그래서 싸우고 … 또 싸우고 … 그러나 싸우며 몰랐던 진리와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화해하고, 다시 사랑하고 … 그리고 또 싸우고 깨닫고 사랑하고 … 그리고 또 싸우고 깨닫고 사랑하고… 이러면서 많은 자녀를 낳게 되고 새롭게 눈뜬 진리를 글로 표현하며 불후의 명작들을 탄생시킨 것은 아닐까? 부부싸움이라는 악을 정직한 영으로 선으로 만들며….
세상의 모든 것 안에는 악과 선이 함께 공존한다. 부부싸움에 까지도…. 그런데 어떤 사람은 주어지는 환경에서 선은 보지 못하고 악만 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악처럼 보이는 것 안에 있는 선을 찾아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크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사건들을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주신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그래서 악 같은 것 안에서도 선을 찾아 감사할 수 있는 사람, 이러한 사람들이 참된 신앙인이 아닐까? 그리고 범사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러며 톨스토이는 악처럼 보이는 고통스러운 부부싸움을 하면서도 인간의 모습 속에 있는 오묘한 감정, 그 감정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해지는 삶, 그리고 인간의 삶 안에 있는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을 발견하며 명작을 쓸 수 있던 것은 아닐까? 싸우면서도 정직한 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가운데 새로운 것을 찾고 또 찾고 또 찾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로운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 속에 있는 악한 티만 빼려고 하다가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은혜의 세계는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 싸움을 하며 상처 많은 외로운 삶을 사는데 …… 톨스토이는 악 속에서 발견케 하시는 진리를 깨달으며 악을 선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하나님은 악을 선이 되게 하고 선을 악이 되게 하면서 세상을 주관하고 계신다. 그래서 결국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구분하는 것은 하나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인데…… 이것은 선이다 악이다 결론을 내리고 내린 모순에 빠져 스스로 치열하게 싸우며 상처를 주고받으며 멸망해 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고 에덴동산의 선악과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리고 이것이 선이다 악이다 결론 내는 것이 하나님의 자리에 앉는 것임을 깨닫게 하시려고 하는데 …..
이러한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난,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선악과를 왜 만들어 놓으셨을까? 그것도 가장 잘 보이는 에덴동산 중앙에…. 결국 선악과를 따 먹은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짓고 하나님 안에서 천국의 삶을 누리는 복을 모두 빼앗겨 버리게 하셨다고 하나님을 오해하며 갈등 속에서 방황한 때가 있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병 주고 약 주고 하셨다고 하면서… 내가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선악과를 따 먹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악처럼 보이는 것 안에 하나님의 진리와 사랑을 찾아 더 큰 선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겸손하게 악처럼 보이는 것을 그 안에 주님의 사랑이 있음을 믿음으로 감사하면 더 큰 선으로 만들며 하나님의 인도를 누릴 수 있었을 텐데… 난, 난 말씀을 잘 못 이해해 참으로 손해 본 삶을 많이 살았다.
톨스토이는 부부 싸움을 선으로 만들며 사랑하고 불후의 걸작품들을 만들어 낸 실속 있는 신앙인의 특권을 누리고 살았는데 … 그리고 삶을 가치 있게 신나게 아름답게 만들며 살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