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일 목사의 세상에서 말씀 찾기] 역사
“역사”
나라마다 그 나라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 역사 속에는 그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역사의 부분이 있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자신들이 “징기스칸”의 후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자랑할 만합니다. 동서양을 통틀어 그렇게 많은 지역을 정복했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제국”의 위대함을 이야기합니다. 유럽 전체와 현재 이 시대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가 빠질 수 없습니다. 그리스 제국과 알렉산더뿐 아니라 플라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지금도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 시대의 사람들입니다. 이러면 한국 사람도 가만 있을 수 없습니다. 한국의 역사에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나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고구려입니다. 광개토대왕과 고구려는 한국 사람들의 자랑일 것입니다. ‘만주 벌판이 우리 땅이었다!’를 이야기 안해본 한국 사람이 없을 정도의 역사였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많은 역사 가운데에서도 특별히 지금까지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역사가 있습니다. 바로 안디옥이라는 역사입니다. ‘크리스천’이라 처음 불리기 시작한 곳, 또한 세상의 선교를 감당한 교회가 바로 안디옥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천들이라면 안디옥이라는 도시를 한번은 방문에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터키를 방문하며 안디옥을 자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교회의 놀라운 역사가 있었던 곳인 만큼 방문할 때마다 새롭게 많은 도전을 주었습니다. 더욱이 이슬람화 된지 오래된 그땅에서 적은 수지만 지금도 복음을 나누는 사람들과 복음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안디옥은 복음을 쉽게 나누지 못합니다. 세계 선교를 시작한 그 놀라운 역사를 보기는 힘듭니다. 수많은 모스크와 무슬림들로 지금의 안디옥은 차고 넘칩니다. 그래서 방문할 때마다 마음이 더더욱 아파집니다.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현재를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역사의 영광만을 이야기하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징기스칸이 몽골의 위대한 역사였을지 몰라도 지금의 몽골은 그렇지 않습니다. 로마가 한때 강성한 세계 역사를 주도했으나 지금은 많은 관광객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리스 또한 세계사의 기틀이 시작한 역사를 자랑하지만 지금은 서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일 뿐입니다. 고구려 또한 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이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만주벌판은 중국의 것이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역사는 역사일 뿐입니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지난 역사를 알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처럼 지금 그 역사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자랑스러운 안디옥의 역사는 그저 ‘자랑스럽다’로 끝나면 안 됩니다. 이제 더 이상 안디옥은 그저 단순히 터키의 한 지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짜 안디옥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이어야 합니다. 아니, 한 영혼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모든 삶이 지금의 안디옥이어야 합니다. 안디옥의 역사와 영광은 장소를 넘어 지금 나의 삶에서 걸어가는 걸음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그럴 때 자랑스러운 역사가 진짜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과거의 좋은 역사를 간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역사를 지금 살아가고 있는가입니다. 안디옥의 역사는 지금 우리가 그 안디옥의 역사를 계속해서 살아갈 때 우리의 삶에서 진짜 자랑이 될 것입니다. 자랑스럽게 생각만 하는 역사가 아닌, 그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금도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행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