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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나 사모의 병아리 사모일기” ① 병아리 사모의 고충

“김수나 사모의 병아리 사모일기” ① 병아리 사모의 고충

김수나 사모 (루이빌 우리교회(KY))

병아리 사모의 고충

나는 병아리사모다. 담임 목회를 시작한지 이제 겨우 2년차가 되었다. 싱그럽고 찬란했던 20대의 어느날, 백마탄 왕자처럼 다가와 나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그는 전도사라 불리는 신학생이었다. 그와 결혼하고 미국에 온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위스컨신주 밀워키 침례교회에서 막내사모로 6년동안 온갖 귀여움을 받다가 켄터키 루이빌 우리교회로 온지 2년차가 된 삐약삐약 병아리 사모다.

우리 교회에는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신 할머니 성도님들이 계신다. 그분들은 대체로 40년 전부터 우리 교회를 섬기신 분들이다. 강대상 오른쪽 맨 앞자리에 앉으셔서 큰 소리로 “아멘 아멘” 하시는 할머니 성도님들은 예배가 시작하기 한 시간 전부터 나오셔서 교회를 위해 기도하신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 자리에서 교회를 세우고 지키신다.

나이로 보나 지혜로 보나 나는 그분들의 신발 끈을 풀기도 감당치 못할 정도로 한참을 못 미친다. 그런데도 우리 교회 할머니 성도님들은 늘 내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아이고! 우리 사모님, 힘들진 않으세요? 제가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죄송해요.“, “우리 사모님, 잘 지내셨어요? 제가 이번에 농사지은 건데 좀 드셔 보세요”

믿음이면 믿음, 지혜면 지혜, 경험이면 경험, 할머니 성도님들이 가지신 내공은 내 것 비해 엄청나게 강하신데, 그분들이 내게 그렇게 인사하실 때 나는 도대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다. “아니요. 제가 더 죄송합니다(?). 잘 지내셨어요? 아프신 데는 어떠세요?” “너무 감사합니다. 지난번에 주신 오이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그분들의 이런 인사를 받을 때마다 나는 그저 죄송한 마음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손주만큼 어린 나와 남편을 목회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대해주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개가 숙여진다. 이런 할머니 성도님들을 볼 때마다 나는 예수님을 생각한다.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랑으로 섬기신 예수님의 겸손은 어린 목회자를 귀히 여기시는 할머니 성도님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나도 그분들처럼 예수님을 닮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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