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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호프 커뮤니티 난민 선교(2)

난민 사역에 참여하는 고등학생 봉사자들

 

대표: 김지선, 영어명 Lori Kim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한인 고등학생들이 난민가정의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하여 클락스튼에 도착합니다. 차편은 부모들이 돌아가면서 카풀을 합니다. 시티호프의 사역에서 섬기는 봉사자들이 매주 평균 150명인데 그중에서 고등학생 봉사자의 수가 약 60명 정도입니다. 처음에 열두 명의 고등학생들로 시작되었던 토요영어사역에 지난 몇 년간 수백 명의 봉사자들이 참가하였고 저희의 난민 사역에서 가장 효과적인 사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시티호프에서 섬겼던 난민가정이 500가정이 넘는데 그 숫자는 한두 번 도움을 준 가정이 아니라 적어도 6개월 이상 매주 방문하여 섬긴 가정들입니다. 그렇게 많은 난민가정을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고등학생들의 사역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생들의 섬김으로 인하여 많은 난민가정의 아이들에게 변화가 일어났지만, 난민 아이들을 섬기던 고등학생들에게도 큰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오래전에 제가 섬기던 교회에서 청소년 선교 교육을 담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 고등학생들을 지역의 여러 사역에 동참시켜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저희 고등학생들에게는 난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이 가장 적합한 것 같았습니다. 우리 한인 청소년들이 몽당연필 한 자루도 제대로 없는 가난 가운데 사는 난민 아이들을 보는 순간 충격을 받고 자발적인 사랑과 헌신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여러 다른 종교를 가진 난민가정의 아이들을 만나며 지역 선교의 중요성에 대하여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난민 사역에 봉사하러 오는 학생들의 이유는 다양하였습니다. 자녀가 너무 철이 없다며 봉사하기 싫다는 자녀의 손을 이끌고 클락스튼을 찾아온 부모님들도 있었습니다. 명문대학 진학을 위하여 지역봉사에 참여하기 위하여 스스로 찾아오는 열성적인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로 시작했든 학생들이 난민 아이들을 직접 만나게 되면, 자신들이 상상도 못 했던 가난 가운데 살고 있는 난민 아이들을 향하여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늘 보게 됩니다.

많은 부모들이 토요일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자녀가 자주 빠지게 되어 제대로 봉사를 못할까 염려를 하며 자녀를 데리고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봉사를 시작한 자녀들이 아침에 부모들이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서 가는 것을 보며 한결같이 감탄하였습니다. 아이들이 교회의 금요 모임에서 밤늦게 돌아오거나 아니면 게임하고 늦게 잠자리에 들어 토요일 아침에 피곤해하면서도 난민 아이들에게 가기 위하여 제시간에 일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그 모습이 신기하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토요일에 빠지지 않고 올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매주 토요일 아침만 되면 이불 안에서 오늘 하루만 빠질까 고민하다가 나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라 일어나 간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도착하여 자신을 반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일어나서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렇게 매주 반복하다 보니 거의 빠진 적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한 여학생은 ‘희생 없이는 남을 섬기는 것이 힘든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에게 그렇게 당부하고 시켜도 하지 않던 일을 자녀들 스스로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들이 가르치는 난민 아이들에게 책과 학용품, 옷가지들을 공급하기 위하여 학교에서 친구들과 난민 어린이들을 돕는 클럽을 자발적으로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들이 가르치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이 강한 동기심이 되어 스스로 학교에서 클럽을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 애틀랜타의 여러 고등학교에 저희 봉사자 학생들이 만든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클럽들이 있습니다. 클럽에서 친구들과 난민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며 일이 년을 보내다 보니 학생들의 성격까지 점차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남 앞에서 자신의 이름 말하는 것도 부끄러워하던 학생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이 가르치는 난민 아이들에 대하여 또렷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부모님조차 놀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리더십이 전혀 없던 학생들이 어느새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리더가 되기를 바라며 리더십 캠프에 보내어 리더십에 대하여 배우게 하는데, 리더십을 발휘할 동기심을 가질 수 있는 장소, 자녀의 깊숙이 잠재한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 장소에 내보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난민 사역에 참여한 학생들의 변화가 지역의 고등학생들의 부모들에게 서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어느 교회의 한 목장 모임에서 어떤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면서 아이 다루는 것이 힘들다고 고민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때 다른 목원이 ‘아이를 난민 사역에 보내세요’라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한 영어부 목사님은 “우리 교회의 학생들이 평생을 교회에 다녀 머리로는 다 아는데 몸으로는 섬길 줄 모르고 너무 이기적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역 선교 참여를 적극 권장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한 봉사자 여학생은 ‘교회에서 항상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배웠는데 매주 난민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 말씀을 실천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라고 하였습니다. 평소에 식사 때만 기도하던 자녀가 난민가정에 들어가다가 도로 차에 돌아와서 ‘엄마, 우리 기도하는 것을 잊었어요’하면서 친구들과 손을 잡고 기도하고 다시 들어갔다며 그 엄마가 무척 대견스러워하였습니다. 사역 현장에서 학생들이 이렇게 좋아하고 변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가르쳐서 지키게까지 하는 것’이 참 신앙교육임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을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곳에, 섬길 수 있는 곳에, 기도해야 하는 곳에, 전도하는 곳에 내보내어 배운 것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부모와 교회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하나의 신앙의 유산인 것 같습니다.

다음호에 계속하여 토요영어학습사역과 시티호프에서 봉사자 학생들을 매달 어떻게 훈련하는지에 대하여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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