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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社說] Post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자

[사설 社說] Post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자

코로나바이러스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기는 한편으로 새롭게 디지털 문화·사역이 부각되는 시기로도 평가받고 있다. 미국 전역에 ‘집에 머물라’는 행정명령이 내려져 미국이 문을 닫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학교가 문을 닫고 학생들은 이미 디지털 수업을 본격화했다. 그 뒤를 이어 기업과 자영업이 재택근무와 온라인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생활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디지털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감지는 하고 있었으나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그것은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는 부류에 국한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는 그런 디지털의 변화가 시민들의 실생활 깊은 곳까지 파고들게 한 것이다. 학자들은 이제 ‘코로나 이전 시대’와 ‘코로나 이후 시대’(Post Covid-19)로 명명하게 될 사회적 변화를 말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에 대한 연구와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사람들의 모임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디지털에 취약한 교회는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 사태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신학·신앙적인 혼란이 왔다. 모이지 말라는 정부의 강제와 권고에 대해 종교탄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믿음이 현실 앞에 타협하고 굴복하는 것은 아닌지 등의 혼란이다. 이러한 혼란이 초기에 잠시 있었으나, 선제적으로 예배에 변화를 준 교회도 있었고, 많은 교회가 무척 빠르고 거세게 몰아닥친 코로나의 위협 속에 큰 동요 없이 예배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찾아온 혼란은 예배였다. 방송실과 그것을 운영할 훈련된 인력이 있는 일부 중형, 대형교회를 제외하면 온라인예배는 어려웠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치 등 미디어 매체의 변화는 이미 큰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으나, 오프라인을 강조하고 그 기반에 서 있는 교회는 온라인을 멀리한 것이 사실이다. 관심이 있었어도 여력이 없는 경우도 많았다. 예배를 준비하는 목회자들도 혼란스러웠지만, 예배에 참여하는 성도들도 새로운 변화에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생방송(실시간) 예배를 송출하든, 녹화해서 송출하든, 다자간 통화(컨퍼런스콜)로 목소리만 전달하든, 예배자료를 배포해 가정예배를 돕든, 주차장에서 모이는 드라이브인 예배를 드리든, ZOOM으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드리든, 유튜브를 이용하든, 페이스북을 이용하든, 카카오 라이브톡이든 … 교회는 곧 ‘혼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각자의 상황에 맞는 예배방식을 찾아서 안정되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비록 가족이나 친구 중에 코로나에 노출돼 몸과 마음이 고생한 경우도 있고, 직장을 잃거나 사업장의 문을 닫아야 했지만,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을 돌아보거나 간절함으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거나, 그동안 쌓였던 성경책의 먼지를 털어내고 성경을 읽기 시작하는 등 각자가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주님을 향해 나아가는 긍정적인 모습도 나타났다. 하나님 사랑은 곧 이웃사랑으로 나타나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향해 방역에 나서고, 마스크를 만들어 제공하고, 소독제를 만들어 나누고, 반찬을 만들어 고립된 이웃에게 배달하는 등 교회의 빛과 소금 됨이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는 본보에서 기획기사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가져본다.

정기총회를 비롯해 각 행사와 모임이 다 취소된 때에 언론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교회의 후원과 사랑에 기댄 미주침례신문사와 같은 기독교 언론은 교회의 어려움과 함께 어려워진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맞게 미주침례신문사도 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지면 신문에 강조점을 두었지만, 많은 부분에서 온라인과 디지털로의 변화를 일구어냈다. 미진했던 홈페이지 개편에 큰 진전을 이루고, 지난 142호(부활절호)는 온라인판으로 제작해 이메일로 발송했다. 그동안 축적한 동영상을 제공할 준비를 하면서 새롭게 “‘10분’ 목회와 교회가 바뀌는 시간”이라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많은 것을 잃었을 수 있지만, 우리는 또 많은 것을 발견한 시간이기도 했다. 총회, 지방회, 교회, 신학자, 목회자, 언론사 등 각자가 우리는 무엇을 발견했으며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논의와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아직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태가 끝나고 코로나 상황 이전으로 모든 것이 되돌아갈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발견한 것들을 잃고 너무나 변한 세상에 낯설어하는 교회의 모습을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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