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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21)
트라우마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21)</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트라우마</span>

홍경아 사모(미주)
아리조나한인교회, 현 공립초등학교 특수교사

트라우마

요즘 학교에서 트라우마(trauma)에 대해 배우고 있다. 지난 일 년 동안 많은 일을 겪다 보니 요즘 배우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부쩍 관심이 간다. 사전을 찾아보니 트라우마란 과거 경험했던 위기나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증상을 말한다고 한다.

요즘 뉴스에서 아시아인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고 무서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괜히 직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곰곰이 되씹어 보며 이런 일은 혹시 차별 대우가 아닌가 인종 혐오의 표현이 아닌가 과도하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지난번 어떤 학부모가 나에게 퉁명스럽게 대꾸했던 것이 혹시 내가 아시아인이기 때문이었나 의심해 보기도 한다.

공부하던 중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16년에 Child Trend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실시한 미국 50개 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National Survey of Children’s Health에서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커서 트라우마(trauma)가 될 만한 8가지 요인을 뽑았다. 이 조사는 미국 전역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특히 0세에서 17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트라우마에 원인이 될 만한 청소년기의 해로운 경험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지역별, 인종별로 어떤 비율로 분포하는지를 밝혀냈다. 조사 결과 다음의 8가지를 청소년들에게 만연한 해로운 경험으로 규정지었다.

1. 가난

2. 이혼 (특별히 과정이 힘들었던 케이스)

3. 부모, 보호자 또는 가까운 가족 구성원의 죽음

4. 부모나 보호자가 수감된 경우

5. 질병, 정신병, 자살 충동, 심각한 우울증을 지닌 사람과 몇 주 이상 일정 기간 함께 지내는 경우

6.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 문제를 지닌 사람과 함께 사는 경우

7. 가정 폭력에 노출된 경우

8. 지역사회의 범죄에 노출된 경우이다.

조사 결과, 가난과 부모나 보호자의 이혼이 미국에서 가장 만연한 아동. 청소년기의 해로운 경험이었다. 미국 전체 평균으로 볼 때, 45%의 아동 청소년들이 위의 항목 중 1개 이상의 해로운 경험을 겪고 있다고 한다. 10명 중 1명의 아동, 청소년들이 3개 이상의 해로운 경험을 한꺼번에 겪고 있고 특히 애리조나(Arizona), 알칸사(Arkansas), 몬타나(Montana), 뉴멕시코(New Mexico), 그리고 오하이오(Ohio)주의 어린이들은 7명 중 1명이 3개 이상의 어려움을 한꺼번에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인종적으로 볼 때는 61%의 흑인(Black–non Hispanic), 51%의 히스패닉 청소년들이 1가지 이상의 해로운 경험을 겪고 있는 반면에 40%의 백인(white-non Hispanic)과 23%의 아시안(Asian-non Hispanic) 청소년들만이 1가지 이상의 해로운 경험을 겪고 있다고 밝혀졌다. 모든 주에서 아시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해로운 경험 비율이 가장 낮았고 흑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해로운 경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렸을 때 해로운 경험들은 사회적으로 아주 다루기 힘든 건강 문제, 예를 들면 알코올중독, 약물 중독, 우울증, 자살, 비만 그리고 각종 건강 문제로 연결된다고 한다. 어렸을 때의 해로운 경험들은 낮은 교육경력, 실직, 가난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며 아동기에 해로운 경험을 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학문적으로 그리고 정서적으로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또 한 가지 눈이 번쩍 뜨이는 조사 결과는 어렸을 때의 해로운 경험들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수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해로운 경험에 대한 기억이 임신 중 태아에게 유전적으로 전수되어 아기가 태어나서 이후에 안 좋은 인생의 결과들을 초래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인 줄 만 알았던 미국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이렇게 해로운 경험들로 고통당하고 있고 이것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통계 조사로 나타난 것이다. 이 조사에서 아시안 청소년들의 비율이 낮게 나왔다고 기뻐하거나 자랑스러워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한인교회에서 사역하다 보면, 마음의 상처를 깊이 간직하고 그것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트라우마에 관해 공부하기 전까지는 그러한 현상을 한 개인의 지나친 욕망이나 집착, 나르시시즘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트라우마”라는 틀로 이 현상을 관찰하다 보니, 한인 교회 사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라우마를 지닌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자기 가족에게 트라우마를 전달하기 때문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을까? 방법이 무엇일까? 공부하면서 찾아가는 중이다.

<자료 출처>

Sack, V. Murphey, D.(2018) The prevalence of adverse childhood experiences, nationally, by state, and by race or ethnicity. Child Trends. https://www.childtrends.org/publications/prevalence-adverse-childhood-experiences-nationally-state-race-ethnicity

Buss, C., Entringer, S., Moog, N. K., Toepfer, P., Fair, D. A., Simhan, H. N., & Wadhwa, P. D. (2017). Intergenerational transmission of maternal childhood maltreatment exposure: implications for fetal brain development.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56(5). 373–382. Retrieved from http://www.jaacap.com/article/S0890-8567(17)30105-3/fullt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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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은 필자의 개인 사정으로 연재가 어렵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연재해주신 홍경아 사모님과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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