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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17)
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④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17)</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④</span>

홍경아 사모(미주)
아리조나한인교회, 현 공립초등학교 특수교사

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지난번에 이어서 적대적 반항장애를 지닌 자녀나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지난번에 제시했던 내용은 수면시간과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는 것과 주도권을 가지려고 하는 성향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ADHD, 자페 스펙트럼 장애에서도 거듭 이야기했지만,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역시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패턴과 환경이 큰 도움을 준다. ‘예상치 못했던 일”,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야말로 이 친구들을 분노하게 하고 신경질 나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융통성이나 유연성이 부족하므로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것이다.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졌거나 가졌다고 의심되는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육방법은 학생과 함께 몇 가지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규칙을 잘 지키면 어떤 상을 받을지도 함께 정한다. 이때 규칙은 아주 구체적이고 단순해야 하며 규칙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①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②상대방에게 소리 지르지 않는다. ③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 여기서 폭력적인 행동이란 물건 던지기, 밀치기, 물건 망가뜨리기 등을 말한다. 욕을 하는 것도 ‘언어폭력’에 해당한다. ④화가 너무 나면 “화가 나서 잠시 조용히 있을게요”라고 말하고 생각 코너로 가서 5분간 앉아 있거나 숨쉬기를 하거나 색칠 공부를 한다.

이렇게 몇 가지 항목을 정하고 매일 매일 이 규칙들을 잘 지켰는지를 점검한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하루를 이등분하여 등교부터 점심시간 전까지, 그리고 점심시간부터 하교 전까지 각각 위반 사항이 하나도 없으면 쉬는 시간을 10분 더 주거나 교장실에 놀러 와서 교장실 선반에 있는 선물 중 하나를 골라서 가지는 등의 상을 준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는 날마다 점검하는 대신 일주일 동안 80% 이상 규칙을 지켰다면 상을 받는 식으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상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컴퓨터 게임 시간을 10분 더 주거나 엄마에게 학생을 칭찬하는 전화를 걸어 주거나 학생이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놀러 가게 하거나 등이 선물이나 상이 될 수 있다.

규칙을 정할 때는 벌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한다. 벌을 주는 기준도 간단하고 예외가 없어야 한다. 예를 들면, 규칙을 어길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주의’를 주는데, ‘주의’를 3번 받게 되면 4번째부터는 ‘규칙 위반’이 되고 하루에 규칙 위반 3번 이상이 되면 벌을 받는다고 학생이나 자녀와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다. 벌에는 좋아하는 것을 못 하게 하는 것, 선택권을 빼앗는 것, 격리시키는 것 등 될 수 있다. 쉬는 시간에 놀이터에 가지 못하고 교장실에 가거나, 교실에서 보조 선생님과 있는 것, 간식을 주는 대로 먹는 것, 컴퓨터 게임 시간을 10분 단축하는 것, 생각 코너에 20분간 앉아 있는 것 등등이다. 벌을 줄 때는 단호하고 엄해야 한다. 이때 엄하다는 것은 화가 났다는 것이 아니라 거의 무표정이나 무관심에 가깝게 대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에게 잔소리나 훈계 등의 말을 많이 해서는 안 된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거의 앵무새에 가깝게, “안타깝게도 너는 규칙 어쩌고 저쩌고를 위반했구나. 자, 정해진 규칙대로 컴퓨터 게임 시간을 10분 깎아야 한단다. 선생님도 속상하구나”라고 간단하고 무감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만약 이때 선생님이나 엄마가 아이를 나무라거나 화를 내거나 하면 아이와 말싸움이 시작되고 그렇게 되면 시간만 질질 끌게 되고 서로 더 깊은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진 학생과는 말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다. 왜냐하면, 설득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로 계속해서 자기의 논리만을 강요하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빨리 감정이나 관심을 지금 상황에서 다음 단계로 옮기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상황이 종결된 후, 학생과 선생님의 감정이 차분히 가라앉았을 때 규칙을 왜 위반했고, 이에 따라 어떤 결과가 주어졌는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필요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서로가 감정적으로 차분해졌을 때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규칙을 정하기에 앞서 일주일에서 2주간 때로는 6주에 걸쳐 시간마다 체크리스트에 학생의 행동을 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친구들에게 소리를 몇 번이나 질렀고, 욕은 몇 번 했고, 폭력적인 행동은 얼마나 했는지를 말이다. 이렇게 표시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그 학생의 행동 패턴이 드러난다. 예를 들면 갑돌이는 주로 학교에 오자마자 수학 시간에 분노왕으로 돌변하고, 수학 문제가 잘 안 풀릴 때 트집을 잡아 물건을 던진다는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갑돌이가 사건을 일으키는 요일은 대체로 수요일인데 이때는 스쿨버스를 안 타고 엄마가 데리러 오는 것이 불안을 일으키는 것일 수 있다는 등의 추측도 가능하게 된다. 갑돌이의 행동 패턴을 이해하게 되면 여기에 맞추어 보조교사는 특수교사가 수학 시간에 주로 갑돌이의 교실에 투입되게 된다. 갑돌이가 수학 시간에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옆에서 모르는 것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수학 학습지를 미리 받아서 어려운 숫자를 단순한 숫자로 미리 고쳐 놓기도 하고, 여러 가지 도움을 집중적으로 준다.

물론 가정에서는 이런 식으로 도움을 주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이 아이의 성향이나 행동 패턴을 구체적이고 자세히 아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무조건 옆집 엄마의 조언을 받아들이거나 교육 서적에 있는 방법들을 따라하기보다는 먼저 내 아이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 즉 “너는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안내) – 네이버에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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