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탄절
성탄절(聖誕節, Christmas)은 그리스도(Christ)와 미사(예배, Mass)가 합쳐진 말로 이 땅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배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성탄절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는 날이며, 기념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성탄절은 부활절과 함께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절기로 모든 교인들의 축제일이 되고 있다.
사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기원(올해 서기 2017년)은 로마의 엑시그누스(500-544)가 533년에 부활절 표를 작성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맞추어 계산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재보다 4년이 앞당겨지는 것이 정설이다. 탄생연도와 함께 그 날짜도 정확히 모르지만 로마 교회에서는 335년 혹은 354년을 전후로 하여, 그리고 동방교회에서는 콘스탄티노플(379년)과 카파도기아(382년)에서부터 예수 탄생 기념일을 지키기 시작했다.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지키기 전에는 1월 6일을 성탄절로 지켰는데 Armenia 지방 등에서는 아직도 그날을 지키고 있다.
정확한 날짜는 모른다고 하더라도 1,500년 이상 전래된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기독교의 중요한 절기는 오늘날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Christmas’라는 단어는 ‘Season’s Greeting’ 혹은 ‘Happy Holidays’라는 출처불명의 단어로 대치되기 시작했다. 특히 ‘Happy Holidays’는 ‘휴일을 잘 보내라’라는 의미인데 이 말이 정치적으로 옳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즉, ‘Christmas’라는 단어는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종교적으로 부담을 주니 다른 단어를 일부러 사용하도록 권장한 것이다. 그 결과 ‘Merry Christmas’라고 쓰인 성탄카드는 구입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성탄절의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를 연상시키지 않게 하려고 루돌프 사슴, 썰매, 산타 할아버지, 선물, 성을 암시하거나 무분별한 방종을 조장하는 세속적인 캐럴송 등으로 성탄절의 이미지를 변색시키고 있다. 또한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교리 중의 하나인 ‘믿음으로 얻는 구원’을 희석시키려고 ‘착한 일을 하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는 헛된 가치관을 어린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러하므로 교회에서는 성탄트리를 장식하거나 성탄절 분위기를 내려고 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트리에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별을 붙이거나 동방박사들이 경배하는 모습, 아기 예수의 그림,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구세주 예수 탄생’ 등의 문장을 거는 것이 중요하다. 쓸데없이 산타의 모자를 달아 놓거나 산타 분장을 한 선생님이 주일학교 방을 돌아다니는 행동, 썰매를 끄는 그림 등을 붙여 놓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은연중에 세속에 물든 것이 있으면 경각심을 갖고 개선하는 것이 건전한 교회를 세우는 방법이며 성도들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도리이다. 이번 성탄절에는 ‘Merry Christmas’라고 쓰인 카드가 유행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