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 교회의 자율성(Autonomous of Local Church)
지역교회 자율성의 최종적인 근거와 권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역 교회의 머리이시고 성령께서 교회를 다스리고 계신다는 것이다. 침례교인들은 모든 지역 교회는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진리를 선조들로부터 유산으로 상속받아 반드시 수호해야 할 고귀한 신앙적인 핵심진리로 지금까지 간직해 왔다. 지역교회의 자율성이란 어떤 의미인가? 자율성(Autonomous)이란 단어는 두 개의 그리스어에서 왔다. 그 뜻은 ‘자신’(Self)이란 말과 ‘법’(law)이란 뜻이다. 자율성이란 자신이 스스로 다스리거나 자신이 스스로 지도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자율적인 교회는 교회 밖의 어떤 인간으로부터 혹은 국가나 교황청 또는 어떤 단체로부터 지도를 받거나 조종받지 않고 그 교회 스스로 다스리고 그 교회 스스로 지도한다는 의미이다. 혹자가 교회자율성이 잘못될까 봐 염려할지라도 교회는 항상 예수 그리스도의 간섭과 권위 아래에 있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다.
교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과 성령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된 영광스럽고 새로운 창조물이다. 이 새로운 창조물인 교회 안에는 유대인과 이방인, 남자와 여자, 종이나 자주자,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노인이나 젊은 사람이나, 교육을 받은 자나 받지 못한 자가 모두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주님 안에서 하나의 영광스러운 백성인 교회를 세워 나가고 있다. 교회를 우주적인 교회(Universal Church)와 지역 교회(Local Church)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적인 교회란 광의적인 의미에서 모든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중생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으로 불가시적인 교회 혹은 무형적인 교회 보편적인 교회라고 한다. 지역교회는 우주적인 교회의 이상 실현을 위하여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가시적인 공동체인 것이다. 성경에서 사용된 교회라는 단어가 지역 교회를 의미하는 것이 우주적인 교회를 의미하는 것보다 네 배는 더 많이 사용됐다. 바울 사도가 기록한 모든 서신들은 지역에 있는 교회의 성도들을 향해서 기록된 것이다. 계시록에 나와 있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와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를 비롯한 모든 교회들도 예외 없이 지역교회였다.
신약성경의 모든 교회 안에는 높은 직위나 낮은 직위가 존재치 않았고 높은 계급과 낮은 계급도 존재치 않았다. 모든 성도들은 교회 안에서 동등한 자격과 권리를 누렸던 것이다. 따라서 모든 지역 교회도 그 어떤 교회로부터나 지방회로부터 또는 총회로부터 일체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며 다만 세계를 복음화하는 일을 위해서 서로 협동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일을 위해서 자발적인 교제를 하는 것이다. 영국의 사학자 Skeats는, “침례교도들은 그들의 초기에서부터 신앙에 관련된 인간의 양심과 행위를 억압하는 강제적인 세력을 거부해 온 유일하고도 현저한 명예를 갖고 있다. 그들이야말로 자발적인 최초의 복음 전도자들이었다.”라고 했다. 그렇다. 신약성경이 보여준 교회관은 계급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중앙집권적 교회 형태가 아닌 자유정신에 기초하여 자발적으로 사랑하고 섬기며 천국복음을 나누는 일을 위하여 함께 협동하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유기적인 생명체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시요 주인이시다(엡 1:22, 마 16:18). 이것은 모든 지역 교회의 규모에 상관없이 동일한 진리이다. 동일하게 모든 교회에 성령께서 내주하시고 감동을 주신다. 예루살렘교회가 안디옥교회 위에 군림하지 않았고 주장하지 않았다. 신약성경에 그 어떤 교회나 단체가 다른 교회보다 위에 있어서 다른 교회에게 명령하고 주장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교회도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신약교회의 모든 교회는 지역교회의 자율성을 존중했고 지켜 왔다.
작금에 총회나 지방회가 개교회에게 무엇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고 규제하려고 시도하는 일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회원들이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협동하고 교제하기 위하여 모인 총회의 역할 이상에 어떤 것을 시도함으로 공동체의 본질적인 이상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과거 역사는 물론 현재에도 침례교회 안에는 기독교의 구원관인 예정론과 인간 자유 의지론이 공존해 오고 있다. 이것보다도 더 큰 차이가 어디 있겠는가? 이것은 침례교회의 단점이 아닌 장점인 성경 해석의 자유에 근거한 것이다. 어떤 대가를 지불하면서라도 지역 교회의 자율성은 지켜져야 할 성경적인 교리이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 주님께서 지역 교회의 머리이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