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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아이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br></br> 아이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기독교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 중에 하나로 우리에게는 청지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즉,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우리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관리인으로 하여 잠시 맡겨 주셨다는 것입니다(벧전 4:10). 따라서 나의 재능도, 물질도, 시간도 그분이 맡기신 것이므로 우리는 그분의 의도대로 사용할 때 가장 가치가 있어지는 것입니다.

청지기의 개념을 생각할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한 가지는 나의 자녀도 내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셔서 ‘네가 내 자녀를 잠시 맡아서 키워 줄래?’ 하고 맡겨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녀를 최선을 다해서 키워야 하지만 과한 내 욕심이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발견하고, 그가 최선을 길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가장 큰 책임입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아이에게 의사가 되어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루어 주기를 바라거나, 좋은 학교에 들어가 내 자존심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기 일쑤이고, 그럴 때 더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게 됩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아이가 하나님께서 내 대신 키워달라고 맡겨주신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기억할 때,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크리스천들은 이 개념이 강하기 때문에 태아에게 심한 장애가 보인다고 해도 그냥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아에게도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 있을 테니 우리 마음대로 그의 인생을 끝을 내서는 안 되고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못하시니 나한테 맡기셨다는 소명 의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자녀의 문제를 바라보는 이런 시각의 차이는 아이에게 발달장애의 증상이 보일 때도 확연히 차이를 냅니다. 미국 부모들과는 달리 한국의 부모님들은 일단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혹시 선생님이 ‘아이에게 발달장애의 가능성이 보이니 검사를 해 보자’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내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어림없는 소리!’ 하면서 학교를 옮기거나 교회를 옮기겠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한국 교회나 한국 학교에서는 아이에게 그런 증상이 보여도 부모에게 말을 못 하고 눈치만 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가 아이에게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사실 발달장애 분야는 지난 수십 년간 빠른 속도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정도에 따라서 받을 수 있는 치료요법이 많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어린 나이에 적정한 치료 방법을 빨리 택할수록 효과도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 부모님들은 내 자녀가 그런 판정을 받는 것을 견디지 못해하고, 자존심 상해하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부인하고 거부하다가 치료할 적기를 놓치곤 한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미국 부모님들은 그런 사실을 쉽게 인정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찾으려고 부부가 서로 협조하니 아이에게도 좋고, 또 부부 관계도 더 깊어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나의 아이는 내 자녀이기 전에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기억하고 자존심 상해하지 않고 내려놓고 기도하며 키울 때 아이도 상처받지 않고 최선으로 양육되고 부모도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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