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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목사의 청년을 품은 교회이야기]

영적전쟁(1)

[송경원 목사의 청년을 품은 교회이야기] </br></br> 영적전쟁(1)

 

“목사님, 요즘 계속 악몽에 시달리고 있어요!” 이제 교회 나오기 시작한 지 불과 한두 달 된 한 형제가 예배 후에 상담을 요청하며 건넸던 말이다. 잠시나마 교회를 나오지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얼마 전 또 다른 자매도 교회를 처음 나오기 시작하면서 악몽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뒤돌아보면 나 역시 대학 시절에 처음으로 하나님을 진지하게 알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했던 일이다. 밤마다 악몽 속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악한 영은 떠나갈지어다!”를 힘차게 외치며 악한 영을 대적하던 때가 있었다. 때로는 두 번, 세 번 믿음을 다해서 외쳐야만 악몽에서 깨기도 했고, 가위에 눌려서 “예…수”만 간신히 부르며 가위에서 풀린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한국에서 보낸 첫 여름 방학 때의 일이다. 당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촌 여동생이 이화여대에서 여름 학기 수강을 위해서 한국에 왔다. 마침 출가한 누나 방이 비어서 그해 여름을 우리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나는 일주일 정도 늦게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왔고 모태신앙인 사촌 동생과 신앙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나 기뻤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그동안 우리 집에서 악몽을 꾸며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시차가 있고 잠자리가 바뀌어서 잠을 설칠 수는 있지만, 매일 악몽에 시달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순간 내 머릿속에 집 안 곳곳에 붙여져 있던 부적이 떠올랐다. 물론 우리 집 거실에는 불상도 있었고 할머니 방에는 불경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 순간 부적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이지만, 우리 집안을 살펴보니 할머니께서 붙이신 부적이 대문 위에, 문지방 위에 있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할머니의 동의도 없이 일단 부적들을 다 떼어 버리고 그 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그리고 바로 그날부터 사촌 동생은 거짓말처럼 악몽에서부터 해방되어 깊은 잠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초신자 시절에 이와 같은 경험은 영적인 세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대학 시절 경험한 한국 농어촌 단기 선교도 영적 전쟁의 실체를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예수님을 이제 갓 믿게 된 영적 어린아이와 같은 나는 전라남도 무안의 농어촌 마을을 방문하며 4박 5일간 여름 단기 선교에 참여하게 되었다. 어느 지인에 의해서 등 떠밀려 등록하게 된 단기선교였지만, 지금 뒤돌아보면 다른 누구가 아닌 하나님께서 내 등을 미셨던 것 같다. 그곳은 염전을 일구고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농어촌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복음화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특별히 배를 자주 타고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이 많은 동네일수록 무사귀환을 위한 우상과 미신의 영향력이 강했다. 바닷가 근처에는 큰 바위가 하나 있었는데 그 위를 장식한 각종 잡다한 우상들은 성황당을 방불케 했다.

선교팀의 사역은 아침에 각 가정을 방문하며 전도하고 낮에는 아이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를 열고, 저녁에는 전도 집회로 모여서 함께 그 지역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시골 인심이 좋다고는 하지만, 우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선교팀은 환영받을 만한 손님은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각 가정을 방문하며 전도하던 중에 어느 한 아주머니의 집에서 제법 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일단 집으로 들어갈 수만 있어도 반은 성공이다. 혹시 대문을 두드리며 전도해 본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른다면 요즘 한국의 예능프로 ‘한 끼 줍쇼’를 보면 된다. 누군가에게 자기 집을 공개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교회를 출석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오래지 않아 교회 출석을 포기해야 했다고 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관계의 문제 때문에 교회를 나간 것이 아니다. 그분이 교회를 떠난 간증(?)은 대략 다음과 같다.

“저는 평생 조상신과 미신을 따르며 섬겼는데 하루는 호기심에 교회를 나갔다가 마음에 평안을 얻고 그 후로 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서 이유도 없이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 진찰도 받고 약도 먹었지만, 몸은 늘 천근만근 무겁고 결국 앓아눕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열이 너무 많이 오르고 힘이 없어서 낮잠을 자다가 비몽사몽 간 힘겹게 눈을 떴는데… 방안에 시커먼 형체를 가진 여섯 마귀들이 내게 달려들더니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저는 정말 그 날 죽는 줄 알았어요.”

안타깝게도 이 여인은 교회 출석을 포기하면서 오히려 몸이 회복되는 것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본인의 생각에 교회를 나가지 말아야 조상신을 노엽게 하지 않는 것이고, 조상신이 노여워하지 말아야 자신의 건강도 지켜 주실 것이라는 거짓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잠시나마 어둠의 영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체험했지만, 여전히 거짓의 아비인 마귀에게 속아서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하고 조상신을 의지하기로 했다는 말에 우리 선교팀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악한 마귀가 있다는 것을 아셨으니 하나님이 계신 것도 아시잖아요? 조상신이 있다고 믿으시면서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계시는 것은 왜 못 믿으세요?”

우리는 복음을 전하고 눈물로 기도하며 그 집을 나와야만 했다. 지금도 복음이 선포되는 곳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전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밖에 없다! “만일 우리의 복음이 가리었으면 망하는 자들에게 가리어진 것이라 그중에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고린도후서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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