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서울대‧카이스트 출신 부부가 일본인 교회를 섬기는 이유(1)
어스틴 일본인교회 창립 10주년 기념예배 드려
일본에서 대히트한 드라마 ‘허준’ ‘이산’ ‘동이’ OST를 만들고 연주한 ‘하나님의 연주자’ 송솔나무 선교사, 간증과 연주로 은혜 끼쳐
텍사스 어스틴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목회자 내외와 특별한 사역이 있다. 특별한 사연의 주인공은 이병택 목사와 김은영 사모, 특별한 사역은 어스틴 일본인교회다. 이병택 목사와 김은영 사모는 둘 다 한국 최고의 학교인 서울대학교를 나왔고, 이병택 목사는 카이스트(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학력과 커리어를 얘기하면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이들도 있지만, 학력 만능주의, 학벌주의 등은 아니더래도 누군가 그 분야에서 쌓은 경력은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은 맞지 않을까? 심지어 이병택 목사와 김은영 사모는 서울대 물리교육학과 입학 동기인데 그들의 러브 스토리도 흥미롭다.(추후에 ^^) 이병택 목사는 학교를 졸업하고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김은영 사모는 중학교 교사의 길을 걸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한인 목회자 부부가 되어 지금은 일본인교회를 섬기게 된 것일까? 그런 교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고 해서 취재에 나섰다. 10주년을 맞이해 특별 초대 강사로 송솔나무가 초청됐다고 했다. ‘송솔나무?’ 본명이라는데 이 특이한 이름을 가진 이는 도대체 또 누군가,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텍사스 어스틴을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TMI(Too Much Information)이지만, 원래 예정된 비행기가 지연·취소가 돼, 원래보다 비싼 가격으로 다른 항공권을 당일에 구매해야 했다. 고민이 됐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왠지 귀한 자리일 것 같다는 기자의 촉? 성령님의 감동?에 의해 티켓을 끊었다. 티켓을 끊고 얼마 후 끊었던 평범한 좌석이 무료로 업그레이드가 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오, 좋은 일이 생겼네’라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잠시 후 다시 좌석이 한 번 더 업그레이드가 됐다는 문자가 왔다. ‘First Class?’ 생애 첫 일등석이었다. 작은 비행기여서 누워서 가거나 엄청나게 대접받는 그런 퍼스트 클래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비행기의 맨 앞 널찍한 좌석이었다. 자리에 앉으며 웬 호사인가, 웬 횡재인가 놀라고 있는데, 마음속 한쪽에서 마치 주님의 음성 같았다. ‘그 교회 가기로 한 거, 잘한 거야.’ 칭찬과 더불어 상을 주신 것 같았다. 그래서 더 궁금해졌다. 과연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주님은 무엇을 보게 하시려고 하는 걸까.
지면의 한계로 여러 편에 나눠 어스틴일본인교회 10주년 이야기를 다룬다. 어쩔 수 없이 규모의 측면에서 큰 교회, 작은 교회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함께 양해를 구한다. <편집자 주>
❏ 하나님이 하신 창립 10주년 기념 예배
어스틴일본인교회(JCA)는 예배를 미국 교회인 Hillcrest Baptist Church에서 큰 방을 빌려 오후 1시 30분에 드리고 있다. 8월 20일, 이날은 교회의 배려로 강당에서 많은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병택 목사 부부와 가족들은 물론이고 아침부터 열심히 봉사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한국인 같았다. 알고 보니 인근 지역의 어스틴한인장로교회(김준섭 목사)의 일본선교를 위한 목장의 선교팀이었다.
시간이 됐다. 단에 오른 이병택 목사는 일본어로 인사의 말을 전했고 Eliya 형제가 영어로 통역했다. JCA는 일본인을 위한 교회인데 구성원으로 군부대 가족이 많았다. 우리가 말하는 한미 가정처럼, JCA는 일미 가정인 것이다. 그래서 예배는 일본어와 영어로 진행된다. 이병택 목사의 예배의 부름을 위한 기도 후 찬양팀의 인도로 다함께 찬양을 부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Kay 자매가 나와 대표기도를 인도했다.
기도 후에는 이병택 목사가 나와 인사말을 나누며 처음 방문한 이들과 참석자들을 환영했다. 또한, 이병택 목사의 소개를 받은 Hillcrest Baptist Church의 담임 Tom Goodman 목사가 축사를 전했다. Hillcrest Baptist Church는 개척된 JCA가 2015년 5월부터 오늘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교회다. Tom Goodman 목사는 어스틴일본인교회을 호스트할 수 있어서 기쁘고, 10주년을 맞은 것과 많은 성장이 있었던 것을 축하했다. 이어진 축사는 SBTC Asian Consultant인 김형민 목사(새빛침례)의 영상 축하였다. 김형민 목사는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축복했다. 김형민 목사는 JCA개척될 때부터 함께 기도하며 도왔던 든든한 동역자다. 이어 Austin Baptist Association의 Executive Director인 Dr. David Smith의 영상 축하가 있었다.
축사 후에는 JCA의 2013년 8월 18일 개척부터 지난 10년 동안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이 나와 모두 감격하고 감회에 젖었다. 특별히 JCA를 통해서 28명의 침례자가 침례를 받았던 영상이 나올 때는 곳곳에서 감격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복음화율이 0.2%인 일본,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하는 일본을 생각해볼 때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계속해서 이번에는 텍사스에 있는 일본인교회의 목회자들이 보내온 영상 축사가 나왔다. Rev. Shingaki(Japanese Mission Church of Dallas), Rev. Kunisawa(International Christian Church of Dallas), Rev. Konishi(Japanese Megumi International Church in San Antonio)가 창립 10주년을 맞는 JCA를 축하하고 축복했다. 그후 특별찬양으로 모든 성도가 찬양에 맞춰 율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다음 순서는 송솔나무의 연주와 간증이었다. 특이한 이름인 송솔나무는 본명이다. 만 13세에 세계 최고의 음악대학 중 한 곳인 줄리어드 프리스쿨에 장학생으로 입학한 천재 플루티스트(flutist)이다. 특별히 드라마 이산, 동이, 허준 등의 드라마 OST를 작곡하고 연주해 많이 알려졌는데 이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크게 히트하면서 일본에서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특급 게스트였다. 드라마 이산은 NHK에서 7회나 재방송을 했다고 하니 송솔나무 집사(선교사)는 그만큼 일본인들에게 친숙하고 영향력이 크다. 그래서 플루티스트 송솔나무는 한국의 온누리교회를 중심으로 한 일본 선교사역인 ‘러브 소나타’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렇게 일본과 사연이 깊은 송솔나무 선교사는 어스틴일본인교회를 소중하게 여기고 매년 창립예배 때가 되면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와 함께 연주곡을 녹화해서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도 이병택 목사는 영상 메시지를 받기 위해 송솔나무 선교사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8월 14일(월)부터 17일(목)까지 ‘제4차 글로벌 복음 통일 컨퍼런스’에 초청을 받아 달라스(TX)에 송솔나무 선교사가 오게 된 것이다. 송 선교사는 직접 어스틴일본인교회 창립 10주년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병택 목사가 그냥 영상 메시지로 족하다면서 거절했다. ^^; 송 선교사같이 유명한 분을 초청하기에는 교회가 너무 작고, 제대로 대접하기가 어려운 형편이어서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 송 선교사는 우격다짐으로 참석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어스틴일본인교회의 창립 10주년 기념 예배는 사람이 계획한 것 같지 않은 뭔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요즘은 ‘하나님이 하셨다’는 말이 겸손의 어구처럼 흔히 쓰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이병택 목사가 “교회 창립도, 이번 10주년 예배도 그저 하나님이 하셨다는 말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라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할 땐, 식상한 겸손의 어투로 들리지 않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송 선교사는 단에 올라 영화 미션(The Mission)의 내용을 소개한 뒤 OST인 넬라판타지아를 플룻으로 연주했다. 송 선교사는 여러 곡을 연주하면서 각 곡에 대한 사연과 가져온 악기를 소개하면서 간증해 큰 은혜를 끼쳤다. 특별히 드라마 ‘이산’의 한 장면이 영상으로 나왔는데, 왕이 시녀였던 여주인공을 찾아서 만나는 대목이었다. 송 선교사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것은 복음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조선의 많은 사람은 노예로 태어나서 노예로 죽었지만, ‘송연’이라고 왕이 그녀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난 지금 왕으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남자로 여기에 있다. 네가 없는 곳에서 살아갈 수 없다. 내가 너를 보호해주겠다고 한다. 송연은 예스의 의미로 ‘전하’라고 대답한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셨다. 왕께서 나에게 오셨을 때 그분을 영접하면 죄의 노예였던 우리 인생이 바뀌게 된다”며 복음을 전하고 드라마 ‘이산’의 OST를 연주했다.
이날 강당은 에어컨이 고장나고 일부만 작동해 매우 더웠는데, 음향의 상태도 고르지 않고 송 선교사는 많은 일정 속에 매우 지쳐있었다. 그러나 송 선교사는 간증은 물론 마지막 신청곡 ‘Amazing Grace’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주해 큰 은혜를 끼쳤다. 창립 10주년을 맞아 많은 손님이 초대되기도 했지만,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송솔나무가 온다는 영향으로 200석 정도 준비된 예배 처소가 꽉 차 전도에 큰 힘이 됐다. ‘하나님의 연주자 송솔나무’라는 말이 적합했다.
이병택 목사는 단에 올라 귀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송솔나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그를 위해 기도했다. 이어 다 같이 찬양을 부르고, JCA의 든든한 협력 교회로 함께 해온 어스틴한인장로교회의 담임 김준섭 목사가 축하의 말과 함께 마지막 축도하므로 모든 예배의 순서를 마쳤다. 예배 후 단체 사진과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성도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교제를 나눴다. 이날 음식은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이 총출동해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졌다. 송 선교사는 많은 이들의 요청에 따라 인사도 나누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어주면서 끝까지 성도들을 격려하고 교제를 나눴다.
복음화율이 0.2%인 일본, 수많은 선교사가 일본에서는 영혼 구원이 불가능하다며 그곳은 선교사의 무덤이라고 했지만, 하나님은 텍사스 어스틴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일본의 영혼을 사랑해 헌신하는 이병택 목사 부부를 통해 놀라운 일을 10년 동안 행하고 계셨다. 일본과 비슷하게 수십 년을 선교해도 한 사람 구원도 힘들다는 이슬람에서도, 난민들을 전 세계에 보내셔서 그들을 교회로 찾아오게 하신 하나님이시다. 이처럼 ‘선교’와 복음 전파는 언제나 우리의 상식과 생각을 뛰어넘어 진행된다.
이것을 보여주시려고 오게 하셨구나. “선교는,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다. 교회는 내가 시작하고, 신실한 종들을 통해 내가 세워간다”는 하나님의 음성과 “교회 창립도, 이번 10주년 예배도 그저 하나님이 하셨다는 말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라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이병택 목사의 목소리가 오버랩이 되어 들렸다. 모두가 기뻐한 어스틴일본인교회의 창립 10주년, 하나님께서 가장 흡족해하시고 기뻐하시는 것 같았다.
<다음 호에 계속>
/ 미주=채공명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