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균 목사의 성령 안에서 이미지로 설교하라] (20) 성경-삶을 변화시키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 10
유진 로우리 교수가 말하는 성경의 이야기를 설교할 때 유념할 것의 여섯 번째는 “행동에서 동기로 옮겨가라”이다.
인생의 모든 결과는 동기로부터 비롯된다. 좋은 동기는 결과도 좋게 나오지만, 악한 동기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디트리히 리츨(Dietrich Ritschl)은 “이야기는 목적을 향하여 움직임을 가진다. 이야기는 어떤 특정한 단어나 문장들에 매이지 않는 하나의 내적 계속성을 가진다”고 하였다. 어떠한 행동은 과정이 진행되어 나온 것이다. 로우리 교수는 동기를 파악하는 것은 “청중들이 이야기 중의 인물과 동일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복음이 현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들려질 수 있는 확실한 상황을 설정하기 위해서 원인 요소를 확인해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성경의 이야기를 전할 때, 청중은 그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듣게 되며, 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이다. 동기가 올바로 파악될 때, 행동은 정확하게 이해된다.
창세기 12장 10-20절에 보면 아브라함이 이집트에서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하여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내용이 나온다. “그 땅에 기근이 있으므로 아브람이 애굽에 우거하려 하여 그리로 내려갔으니 이는 그 땅에 기근이 심하였음이라 그가 애굽에 가까이 이를 때에 그 아내 사래더러 말하되 나 알기에 그대는 아리따운 여인이라 애굽 사람이 그대를 볼 때에 이르기를 이는 그의 아내라 하고 나는 죽이고 그대는 살리리니 원컨대 그대는 나의 누이라 하라 그리하면 내가 그대로 인하여 안전하고 내 목숨이 그대로 인하여 보존하겠노라 하니라…바로가 사람들에게 그의 일을 명하매 그들이 그 아내와 그 모든 소유를 보내었더라”(창12:10-13, 20). 그는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재산을 얻어 가나안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창세기 13장에서는 조카 롯과 땅을 나누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브라함은 여기서 아주 선한 사람이 된다. 조카에게 먼저 땅을 선택하도록 한다. 자신의 생명을 위해 아내를 팔아넘길 때와는 대조적이다. 아브라함이 어떻게 그렇게 변할 수 있었는가? 그는 이집트에서 가나안으로 오는 길목에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큰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하나님은 그와 아내를 보호해 주셨다. 그는 아마도 하나님께 이런 고백을 했을 것이다.
“하나님, 저는 하나님 앞에서 큰 죄악을 범했지만, 신실하신 하나님은 저와 아내를 보호해 주셨고, 약속을 지켜주셨습니다. 앞으로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살겠습니다.”
창세기 13장 4절에 보면, 아브라함은 그가 처음으로 하나님께 단을 쌓은 곳에 이르러 거기서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고 했다.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그는 무엇을 하였을까? 전능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그는 자신의 죄를 회개하였을 것이요, 하나님 앞에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살기로 재헌신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조카 롯과 땅을 나눌 때, 조카에게 먼저 선택하도록 한 것도 하나님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이 척박한 땅을 차지한 것은 그가 척박한 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선택한 것이다.
성경의 이야기를 설교할 때, 설교자는 본문과 깊은 씨름을 해야 한다. 주인공의 현재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설교자는 그 행동 이전의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 성경의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고, 사건이나 행동이 어떠한 배경에서 일어난 일인가를 물어보아야 한다. 설교자는 성경의 그 사건 속으로 직접 들어가 마치 자신이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본문을 느껴야 한다. 설교자는 본문의 이야기를 의사처럼 진단해 보기도 하고, 수사관처럼 냉철하게 하나하나 점검해 보기도 하면서, 거기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