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화과나무 아래서](51)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는 삶을 살자”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는 삶을 살자”](https://i0.wp.com/bpnews.us/wp-content/uploads/2020/08/%EA%B6%81%EC%9D%B8-%EB%AA%A9%EC%82%AC%EB%8B%98-web.png?resize=1200%2C640&ssl=1)
궁인 목사(휴스턴 새누리교회)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는 삶을 살자
아버지와 동행하고자 할 때 만나게 되는 걸림돌이 있다. ‘나의 죄악’이다. 죄는 거룩하신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삶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 의인이라고 칭함은 받았지만, 우리의 행동은 절대 의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 기도는 거룩하게 하지만, 드린 기도의 절반만큼도 살지 못하는 것이 우리다. 우리는 죄가 너무도 익숙하다.
얼마 전 컴퓨터에서 트로트가 흘러나왔다. 그냥 그대로 한참을 트로트 가요를 듣고 있었다. 그때 불연듯 스치는 생각, ‘어라!! 얼마 전까지 트로트 나오면 꺼버렸는데, 내가 듣고 있네’ 그러면서 이어지는 생각, ‘어 재밌네! 트로트!’ 그리고 ‘내가 이제는 트로트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 이렇게 나이 먹는 구나, 자신도 모르게…’
그런데 죄도 그렇다. 내가 다른 음악을 듣거나, 꺼버리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계속 흥얼거리며 따라하게 하는 것, 그것이 죄악이다. 죄에는 관성이 있다. 일단 그 방향으로 가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고, 멈추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그리로 가는 순간만은 죄악이 꿀보다 더 달다.
삼손을 보라. 삼손이 성경에서 처음 한 말이 무엇인지 아는가? ‘내가 여자를 보았노라’이다. 성경에 4번 밖에 없는 수태고지의 첫 번째 주인공인 삼손이 평생한 일은 여자 쫓아다니고, 뜻대로 안 된다고 싸움질한 것밖에 없다. 나실인인데도 규례를 지키지 않고, 사사라는 자신의 신분마저 망각했다. 죄악에 맛들이니, 하나님 경고마저도 무시한다.
사사기 14장 5절을 보면 “삼손이 그 부모와 함께 딤나에 내려가서 딤나의 포도원에 이른 즉 젊은 사자가 그를 맞아 소리 지르는 지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때는 반대하는 부모님을 끌고 이방 여인과의 상견례를 하러 가는 길이다. 그런데 가는 길목에 사자가 나온다. 참 재미있는 광경이다. 하나님과 부모님을 어겨가면서 죄악을 저지르러 가는 길목에서 사자를 만났다. 그것도 포도원에서 만난다. 사자는 초원에 살지 포도원에는 살지 않는다. 사자는 포도를 먹지 않는다.
그런데 사자가 포도원에 나타나는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무슨 뜻인가. 하나님의 경고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는 어떤 때는 환경으로, 어떤 때는 말씀으로, 어떤 때는 가족을 통해서 하신다. 그렇다. 하나님이 사자를 통해서 그분의 메시지를 삼손에게 전한 것이다. 그곳으로 가지 말라고.
그런데 삼손은 하나님의 경고를 버렸다. 오히려 비전을 위해 사용하라고 주신 능력으로 사자를 죽인다. 우리도 이렇지 않은가. 주님 일 하라고 건강을 주셨는데 이상한데 돌아다니고, 비전 이루라고 물질 줬는데, 허튼 데 쓰고, 찬양하라고 좋은 목소리 줬는데, 남 욕하기 바쁘다. 그뿐 아니라, 삼손은 돌아오는 길에 죽은 사자 시체 속에 있던 벌집에서 꿀을 가지고 온다. 달달한 꿀 앞에서는 죽은 시체를 만지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 따위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어디서 가져왔다고 말하지도 않고 꿀을 부모에게 주었다. 속절없이 그 꿀을 먹은 부모도 공범이 되어 버린 셈이다. 죄가 이렇다. 그런데 왜 삼손이 이렇게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면서 죄악을 즐겼을까? 죄악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죄악은 꿀과 같이 달달하다. 그래서 C.S 루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결코 뚝 떨어지는 벼랑이 아니다. 그 길은 밋밋한 내리막길이다. 세상에서 제일 쉽고 재미나게 갈 수 있는 길이 약간 내리막길이다. 사람들은 그 길을 기분 좋게 걸어가고 있다.‘
엄청 의미심장한 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지옥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담 없고’, ‘편안한 길’을 걷다가 결국 패망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주일 하루쯤 예배 안 드려도 별 탈 없더라, 기도 없이 살아도 잘만 살아지더라’ 라고 하면서 그 길에 들어서게 된다. 일단 이 길로 들어서면, 하나님의 사자 정도는 안중에도 없어진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요한복음 17장에서 하신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사옵나이다. 그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그렇다. 우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죄악에 메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하늘 가치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성령의 거룩함에 붙잡힌 사람들이다. 이제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는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