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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사모의 [진리와 하나된 교육] – 18 “숨겨진 가르침”

에스더 사모의 [진리와 하나된 교육] – 18  “숨겨진 가르침”
박에스더 사모
데이튼 사랑의 침례교회 (OH)
Faith International University 객원교수

“숨겨진 가르침”

교육학 용어 중 잠재적 교육과정이라는 무서운(?) 용어가 있다. ‘Hidden Curriculum’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이 용어 뒤에 굳이 무섭다는 표현을 붙힌 이유는, ‘이것이 중요하다’라고 직접적인 말로 가르치는 표면적 교육과정과는 달리 잠재적으로 보이는 교사나 부모의 행동, 태도를 보고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교육과정이어서 학습자들의 삶이나 환경에 더욱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잠재적 교육과정의 특성을 살펴보면, 교육의 현장에서 의도되거나 계획된 교육과정은 아니지만 교육 환경의 규칙, 습관, 부모나 교사의 말과 행동 안에서 은연중에 겪게 되는 학습의 경험들이 반복적, 장기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항구적인 학습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나는 기독교 교육에 있어서 교사와 부모로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잠재적 교육자’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표면화하여 가르치지는 않지만, 학교와 교회, 가정이라는 사회적 공간 속에서 학습자들에게 내면화되는 다양한 가치와 태도, 사회적 행동 양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가정에서 식사하기 전에 자녀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해야지!”라고 말로만 가르치는 것보다는 부모가 식사 전 기도를 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거나 온 가족이 손을 잡고 한 문장씩 감사 기도를 드리는 학습의 경험이 자녀에게 훨씬 큰 영향력을 주게 된다.

교사나 부모가 보인 신앙의 올바른 태도를 보고 자녀들이 그 신앙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면, 부모나 교사는 기독교 교육에 있어서 항상, 그리고 어디에서나 잠재적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잠재적 교육자로서의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사건이 있다. 올해 초 나의 가족은 근 10년간 생활했던 삶의 터전을 떠나 새롭고 낯선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신다는 약속의 말씀을 주시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족에게 광야로의 초대장을 내밀어 주셨다. 분명 그 믿음의 여정 가운데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강하신 능력의 손을 경험하리라는 것과 만나와 메추라기로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시는 주님의 선하심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정든 곳, 익숙한 곳, 편안한 곳을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예민한 기질을 가진 두 자녀가 가장 큰 기도 제목이었다. 교회와 학교생활의 기쁨을 누려가는 자녀들이 낯선 곳으로 이사하는 것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와 하나님의 뜻에 대해 우리 가족이 해야 할 올바른 순종은 무엇인지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두 딸에게 남편과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뜻과 새로운 교회에서의 목회 비전을 설명해 주었으나 딸들은 일언지하(一言之下)로 “NO”라고 대답했다. 매일 밤, 잠들기 전 자녀들과 함께 우리 가족이 하나님의 뜻에 올바르게 순종할 수 있도록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구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동일한 순종의 마음을 주시길 기도했다. 그 기도제목으로 며칠을 기도하는 중, 둘째 딸이 말했다.

“엄마, 나는 진짜 이사 가기 싫은데 하나님이 가라고 하면 가야 해, 그게 하나님한테 순종하는 거야”

큰딸에게도 동일하게 ‘YES’라는 순종의 마음을 주셔서 우리 가족은 현재 오하이오 데이튼에서 믿음의 여정을 걸어가고 있다.

네가 네 자신과 가르침을 삼가 이 일을 계속하라

이것을 행함으로 네 자신과 네게 듣는 자를 구원하리라 (전 4:16).

지나고 보니 부족하고 연약한 믿음을 가진 ‘나’이지만 이 여정이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이라는 확신 있는 용기를 주셔서 부르심에 순종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일 수 있었음이 가장 큰 감사이다. 무엇보다 두 자녀가 진리의 하나님을 받아들이며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에 “YES”라고 반응하고 따르는 훈련을 시작하게 되어 감사하다.

때로는 직접적인 가르침보다 숨겨진 가르침이 더 큰 메시지가 된다. 자녀라는 거울 앞에 선 부모, 학생이라는 거울 앞에 선 교사로서 나는 잠재적 교육자로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태도를 보이게 된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보이는 말과 태도, 하나님 말씀에 대한 거짓 없는 순종의 모습,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거하는 기쁨의 모습 등 우리가 보이는 신앙생활이 우리 자녀가 오랫동안 배워갈 잠재적 교육과정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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