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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화.박금님 선교사 부부의 하.우. 남아공 행전] (2) 이제 시작이다

[박인화.박금님 선교사 부부의 하.우. 남아공 행전]  (2) 이제 시작이다

박금님 사모 (남아공: IMB Team Associate)

하나님과 우리가 쓰는 남아공 행전 (2) “이제 시작이다”

작년 7월 어쩌면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남아공 비자를 10일 만에 받고 살림살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꼭 필요한 살림만 가지고 깔끔하게 살았다 자부했는데, 구석 구석 깊은 곳에 숨어있던 살림들을 처분하며 도네이션하는 등 끝이 보이지 않는 정리는 긴 마라톤처럼 지치고 힘든 작업이었다. 손때와 소중한 추억이 담긴 분신 같은 살림살이들을 정리하는 것,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는 것은 감당하기 쉽지 않은 심적 트라우마 바로 그것이었다. 은퇴 이후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아프리카 먼 곳에 가서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적응할 수 있을까? 자신도 없고 직면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기도 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셨을 때 그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하나님을 설득하려고 했다.

“내가 누구이기에 그처럼 많은 이스라엘 민족을 인도합니까?”

“그들이 누가 당신을 보냈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합니까?”

“그들이 나를 믿지 아니하고 말을 듣지 아니하면?…”

나도 모르게 모세의 질문을 하고 있었다.

“오 주여, 자격이 없는 저를 보내지 마시고 보낼 만한 자를 보내 소서…”

그러나 하나님은 목마른 사슴처럼 갈급한 나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어쩌면 이미 말씀하셨겠지만, 우둔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달 후인 9월 초 남아공을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래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올 때하고는 사뭇 다른 기분이었다.

공항에서 여러분들의 배웅을 받으니 떠나는 게 실감이 나며 약간은 들뜨기도 하고 짐을 부치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마저 들었다. 공항에 배웅 나온 두 딸이 두툼한 봉투를 주며 비행기를 타고 난 후에 열어 보라고 하길래 딸들이 돈을 주는구나 싶어, “아니 괜찮다. 필요 없다.” 손사래 쳤지만, 어느새 봉투는 내 핸드백으로 … ㅎㅎ

비행기 안에서 흰 봉투를 꺼내보니 선교 헌금이 아닌 여러 장의 장문 편지들이었다. ㅠㅠ

딸이 엄마에게 쓴 편지의 일부는…

엄마의 특기는 항상 집안을 질서 있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었고, 목회자의 아내로서 언제나 교회에 giving을 하고 봉사를 했어요. 엄마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았고 관계를 떠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달라스로 이사할 때 엄마가 많이 울었던 게 생각나네요.

엄마는 우리 가족들을 위해 많은 사랑을 베풀었어요. 딸들이 사위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손주들과 강아지를 돌봐주고 손주들 ride, 딸들의 정원을 가꾸고, 강아지들 먹을 것을 챙겨주고,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엄마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준 음식들… 이루다 헤아릴 수가 없네요.

아빠를 위해 항상 식사를 준비하고 빨래하고 집을 깔끔하게 유지하시는 보습을 보며 저는 엄마를 통해 남편을 내조하고 가정을 돌보는 것은 단순한 의무를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우리 가족을 향한 엄마의 헌신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진정한 본보기였어요. 이러한 가치와 행동들은 저의 가정과 결혼 생활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어요.

엄마가 없는 달라스가 얼마나 슬픈 일인지 벌써 눈물이 납니다.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엄마에게 매 순간이 기쁨과 만족으로 다가오길 기도해요. 엄마의 사랑과 가르침은 늘 제 안에 남아 있을 거예요. 엄마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편지를 읽으면서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났다. 옆의 목사님에게 들키는 것이 부끄러워 닦지도 못하고 있는데, 살짝 옆을 보니 목사님도 아빠에게 쓴 딸들의 편지를 읽으며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겠지.

달라스에서 애틀랜타로, 애틀랜타에서 케이프타운까지는 14시간. 드디어 케이프타운에 도착하니 신학교 학장, 총무, 학생 2명, IMB team leader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며 “Welcome to South Africa!”

학장까지 배웅을 나오다니 너무 황송하고 감사하며 우리가 누구관대!!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다.

Airbnb에 짐을 풀고 씻으려고 물을 트니 앗!! “No Water” 물이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남아공 선교는 시작되었다. 나의 아프리카 이야기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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