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종 목사의 방북구호선교이야기](139) 우리 사정으로
윤유종 목사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미주)
우리 사정으로 / 이사야 58:7,8
북에서 온 이메일 첨부로 온 편지는 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충분했습니다. 편지 내용은 사과문이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요약합니다.
“고아를 위한 식량(콩)을 우리 사정으로 받지 못합니다. 우리의 약속을 준수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현재 어떤 지원물자도 ‘신형코로나비루스 재감염 사태’로 경외로부터 받을 수 없습니다. 후원자 선생들을 잘 리해 시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성의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련계를 더욱 긴밀히 하여 지원사업을 해나가자는 것을 호소합니다.”
현재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Corona-Virus” 감염입니다. 외부로부터 이 죽음의 연기가 북한에 침투해 들어오면 전무후무한 인명 피해가 일어날 것입니다. 의료 상황이 피폐한 북한으로서는 Corona-Virus가 침투하면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 서해안과 동해안에 어업을 완전 중단 시켜 어민들의 의식주가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또한 북·중 간의 국경도 완전 봉쇄되었고 단동 세관도 문이 닫혔습니다. 북의 장마당은 물건이 없어 저들이 가지고 있는 일용할 것들을 주고받는 물물교환의 상업으로 급속히 낙후되어가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엄습하고 있습니다. 굶주림뿐만 아니라 겨울에 더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 가 창궐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저들은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의 성탄 계절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북한에는 성탄절을 명절로 세우는가? 물론 저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명절이 아니고 그 이름 초자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평양시민들은 교회와 목사 그리고 선교사라는 명칭을 알듯이 12월 25일은 기독교의 명절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저는 12월 중순에 몇 차례 북한을 방문한 일이 있는데 식당에 가면 사슴과 여러 종류의 나무 위에 온갖 장식품과 네온사인을 입혀놓습니다. 식당에 들어가 안내원과 여성 접대원들에게 성탄 혹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느냐고 능청스럽게 물어보면 “아닙네다! 우리네 그런 것 모릅네다”라고 웃으며 답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제가 경험했던 평양의 성탄의 풍경이 꾀나 얼어붙을 것입니다. 강원도의 두 시가지 원산과 문천은 평양보다 성탄의 분위기가 더 한심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선교도 꾀나 얼어붙어 있습니다. 식량도 고아에게 줄 속옷도 보낼 수 없고 또한 간절히 받기를 원하는 저들이 받을 수도 없는, 딱하고 어이없는 실정입니다. 식량과 옷에도 코로나19가 감염된다고 하네요! 매스컴은 올겨울의 추위가 어느 때 고난의 행군 시보다 더 많은 아사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람의 생명이 강한 것 같아도 겨울에 식량과 연료와 옷이 없으면 수 시간에 쓰러지게 됩니다. 과연 올겨울 북에는 우리의 혈육이 얼마나 희생양들이 될까 두렵고 마음 아픕니다. 크리스마스는 하나님께서 온 인류에게 최고의 선물인 구세주를 주신 계절입니다. 과연 내 민족인 북한 동포들에게 무슨 크리스마스 선물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주린 자에게 네 식물을 주며, 유리하는 빈민에게 네 집에 들이며, 벗은 자를 보면 입히고,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사 58:7)”
5년 전 한 70세가 넘으신 분이 우리 집 이층에 사시겠다고 간절히 요청하셔서 600불의 방세를 받아야 하는데 300불로 해서 사시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2, 3개월 집세를 내시고 그다음부터는 수표로 몇 달에 한 번씩 주셔서 입금해보니 부도가 났습니다. 그때마다 ‘목사님 제가 꼭 드릴 터이니’ 하면서 새 수표를 써 주었습니다. 수표를 입금하지 말라고 하면서 주신 수표가 6,000불이 넘었습니다. 결국 갚으시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지셨습니다. 몸도 편하지 않으신데 어디선가 잘 계시고 주님 잘 믿으시고 교회도 다니시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이 일로 “유리하는 빈민을 네 집에 들이며”하는 주님의 말씀에 조금이나마 순종하였다는 마음이 들어 감사합니다. 올 성탄 계절에는 달라스에 사시는, 몇 안 되지만 탈북민들을 모시고 음식과 선물을 나누려고 합니다. 내가 이렇게 할 때 주님께서는 우리가 섬겨오던 북에 있는 고아와 환자들을 주님의 만나로 먹이시고 치료해 주실 것입니다. 섬기면 복이 옵니다(사 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