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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

<span style=" font: bold 0.7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span>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대표)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

현대 성도들에게 사랑받는 초대 교회 문서 중에 하나가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서신입니다. 이 서신은 지난 호에 다루었던 ‘헤르마스의 목자’와 더불어 수신자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문서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두 문서는 저자가 명확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2세기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교회 내부의 혼란과 외부의 핍박이 공존하는 어려운 시기에 기록된 자료로 추정됩니다.

초대 교회 교부 문헌들은 니케아 이전과 이후의 문헌들의 차이가 있습니다. 니케아 종교회의는 교회사에 중요한 분깃 점입니다. 니케아 회의를 전후해서 교회는 많은 차이를 보여줍니다. 신앙 양식이나 교리는 물론이고 교부들의 문헌에도 니케아 종교회의 이전과 이후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기술방식이나 기록된 시대의 배경 묘사 그리고 중요한 요점에 차이가 납니다.

니케아 이전 문서에는 핍박이 있고, 기독교에 대한 오해가 극에 달했고, ‘전통’과 ‘일치’, ‘거룩한 삶’과 ‘순교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합니다. 문헌의 문체는 대체로 투박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며, 일관성이 결여되어있습니다. 마치 격식이나 치밀한 논리가 필요하지 않은 사적인 서신 즉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보내는 형식의 편지가 주류를 이룹니다. 이것은 초대교회가 신학적인 논쟁보다는 ‘공동체성’에 보다 많은 관심과 현실적 필요, 도덕적 삶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초대 니케아 종교회의 이후에 기록된 문서들은 핍박과 갈등이 사라진 상황을 보여줍니다. 논조나 문체가 비교적 세련되었고, 성숙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교리적으로는 삼위일체론이나 신성과 인성을 인정하는 기독론이 확립되었고 영성이나 개인의 성숙에 관련된 글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견지에서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니케이 종교회의 이전 자료인 것이 분명합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살피면 네로의 핍박이 시작되어 대대적인 고통을 교회가 겪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고통의 상황에서 성도들이 어떻게 믿음을 지키고 경건하게 사는 가를 잘 보여줍니다.

사도 요한의 계시록 후 교회가 급성장하였습니다. 기독교 세력의 팽창은 로마 황제가 시샘하거나 위협을 느낄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네로가 교회를 대대적으로 핍박합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네로의 핍박은 무섭고 잔인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가 비교적 상세하게 그려줍니다.

12장으로 구성된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은 2세기 중 후반의 교부 문헌과 거의 흡사합니다. 이레네우스나 로마의 히폴리투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등의 기록들과 내용상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반면에 다른 교부의 작품을 인용하거나 동시대의 인물들에 대한 언급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당시 다른 교부 문헌과 다른 점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잠시 살피면 1장에서 4장까지는 기독교 우월성을 소개합니다. 물론 기독교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교도와 유대교를 비판합니다. 이어서 5장과 6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을 다룹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다른 도덕적 기준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요컨대 성도들이 가진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제시합니다.

7장에서 9장까지는 하나님에 대한 신학적 해설을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바르게 이해해야 바른 신앙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폭력이 아닌 사랑으로 사람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아들을 보냈습니다. 이 아들은 ‘이 우주의 설계자이며 건축가이신 분’이십니다. 이런 아들을 보내신 하나님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10장에서 12장은 하나님의 신비를 설명하고 성도들에게 주는 권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사모하도록 하나님의 형상을 사람들의 마음에 심으셨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모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약속하셨습니다. 우리 성도들이 하나님을 사모하면 하나님의 선하심을 본받을 것이고, 이웃을 괴롭히고 약자를 짓밟고 재산을 축적하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다른 교부들의 변증서들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이 편지는 다른 교부들의 작품에 비해 감성에 호소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다른 교부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신앙과 교회를 변증하는 데 반하여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감동을 지향합니다.

문체가 바울서신과 아주 흡사해서 바울서신을 읽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바울서신을 읽은 듯한 감동을 하게 됩니다. 아직 교리나 정경이 완성되지 못한 상태인데 저자는 사도 바울의 서신에 정통한 실력을 과시합니다. 바울서신에 너무 정통한 나머지 서신의 내용에서 바울의 의견인지 디오그네투스 자신의 의견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것은 당시 초대교회가 인정하는 바울의 권위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는 전체적으로 2세기 변증서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문체나 논리 구조는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작품입니다. 짧은 소책자이지만 탁월한 기독교 변증서입니다. 아울러 이 서신은 당시 신앙인들에 의해서 수용되었던 탁월하고 고차원적인 도덕적 삶을 논하고 있습니다.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서신은 격동기를 지나는 기독교가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죄의 전가 문제 등은 아직 모호하고 미성숙한 부분이 있지만 신론이나 기독론에서는 상당히 성숙한 단계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무서운 핍박이 있었던 혼란한 시기이지만 참 신앙과 바른 삶을 지향했던 당시 교회와 성도들의 성숙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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