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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牧會斷想] 되치기 당하는 행복

[목회단상 牧會斷想] 되치기 당하는 행복

지준호 목사(헌츠빌교회)

2살 된 손녀에게 팔을 가리키면서 “이것이 무엇이야?” 하니 “팔” 그런다. 이때 난 “아니야, 다리야”했다. 그러니 손녀가 “아니야, 팔이야”하며 목소리를 높인다. 진리를 지키려고 하는 결연 함이 느껴진다. 그러는 손녀를 보며 “아니야, 다리야”라고 하니 찡그린 얼굴로 내 눈을 조심스럽게 쳐다본다. 나도 손녀의 얼굴을 잠시 살피고는 다리를 만지며 “이것이 무엇이야?” 했다. 그러니 강한 어조로 “다리” 한다. 반사적으로 나오는 쌘 소리로 난 “아니야, 팔이야” 했다. 그러니 손녀는 앙칼지게 “아니야, 다리야” 한다. 그래서 난 부드럽지만 굵고 위엄 있는 목소리로 “아니야, 팔이야” 했다. 이때 손녀의 표정이 울상으로 변한다.

난 손녀를 꼭 안고 팔을 만지며 “이것은 팔이지” 그리고 다리를 가리키며 “이것은 다리지” 했다. 손녀가 안심하는 표정이다. 손녀를 골려 먹는 재미가 크다. 잠시 후 진정되어 평안해진 손녀의 다리를 가리키면서 “이것이 무엇이야?” 했다. 그러니 “팔” 그런다. 다시 팔을 가리키면서 “이것이 무엇이야?” 했더니” 다리” 하면서 깔깔거리고 웃는다. 손녀가 감을 잡았다. 할아버지가 놀림 놀이하는 것을.

이제는 거꾸로 손녀가 내 팔을 가리키면서 “할아버지 이것이 뭐야?” 한다. 그래서 “팔” 했더니 “아니야, 다리야” 하면서 좋아 죽는다. 또 다리를 가리키면서 “이것이 무엇이야” 하여 “다리” 했더니 “아니야, 팔이야” 하면서 뒤로 자빠지며 웃는다.

왜 할아버지가 팔을 다리라 하고 다리를 팔이라고 할까? 갈등하며 고민하던 손녀가 할아버지가 자기에게 놀림 놀이한 것을 알고 거꾸로 할아버지를 놀림 놀이로 골려 먹는다. 난 손녀를 놀려 먹다 되치기를 당했다. 이렇게 되치기를 당한 난 천국을 소유한 듯 행복하다. 아닌 것을 아니라 하고 바른 것을 고수하려는 당참을 보고, 할아버지의 진심을 읽고 놀림 놀이를 즐기는 손녀를 보며.

놀림 놀이를 즐기는 손녀를 보며 하나님의 마음이 헤아려진다. 하나님도 우리와 이렇게 소통하며 사랑을 나누고 싶으실 텐데. 욕심과 무지로 인해 하나님과의 사귐이 되지를 않아 삶의 즐거움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과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바라시는데,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서로 신뢰와 이해를 크게 하여 하나 됨에서 오는 능력과 행복을 맛보기를 원하시는데. 그래서 진리를 깨닫게 하시려고 질문할 거리들이 있는 문제를 주시며 양심의 문밖에서 두드리시는데, 우리는 주님의 문 두드림을 생각도 안 해 보고 늘 외면하고 산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가인처럼 화를 내며 ….

가인과 아벨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제사는 받고 가인의 제사는 받지를 않았다. 드린 제사를 거절당한 가인이 화가 났다. 이러한 가인을 하나님이 부르시면서 말씀을 한다. “네가 화를 냄이 어쩜 이뇨?” “제사를 받는 자가 제사를 받지 않았으면 당연히 제사를 드린 자는 “왜 내가 드린 제사를 받지 않았을까?”를 생각해야 하는데, 제사를 받지 않았다고 화내고 있는 가인에게 만국의 공통 언어인 양심을 통하여 네가 왜 화를 내느냐며 양심의 문을 두드리시는데, 그리고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여 모든 필요한 것을 주시며 사랑 안에서 행복하게 되기를 원하시는데….

가인은 하나님의 애처로운 문 두드림을 무시하고 아벨을 죽인다. 동생을 죽인 가인에게 다시 하나님께서 말씀을 하신다. 네 동생 아벨이 어디 있느냐? 하나님은 가인에게 죄를 고백하게 하여 용서하고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시는데. 가인은 “내가 동생을 돌보는 자입니까?” 거짓된 속에서 나온 말로 사랑의 음성을 외면해 버린다. 양심을 통하여 들리는 소리를 하나님의 음성으로 생각지 않아서였는지, 제사를 받지 않아서 난 화에 그저 갇혀 있어서였는지, 자신보다 하나님께 인정받은 아벨을 향한 질투에 매여서였는지….

신앙인의 특권 중 하나는 화날 때, 분할 때, 억울할 때,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만났을 때, 주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음성을 듣고 깨달아진 진리를 삶에 적용하며 어려운 상황을 역전시켜 복되게 만들며 사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주님과 사귐을 더욱 깊게 하며 주신 달란트와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며 당당하게 가치 있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이것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 아닐까? 그런데 많은 이들이 신앙생활을 한다면서 이 특권을 누리지를 못하고 산다. 하나님은 우리들이 더욱 풍성한 하나님의 나라를 매일매일의 삶에서 순간순간마다 경험하며 살다 영원한 천국을 소유하기 원하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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