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 기독교 문학 산책 – 셰익스피어의 “폭풍우(Tempest)”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대표)
셰익스피어의 “폭풍우(Tempest)”
바다 한가운데서 큰 폭풍우가 일어났습니다. 폭풍우를 만난 배가 난파당했습니다. 난파된 배에 탔던 사람들이 살아남았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어느 외딴섬에 다다릅니다. 그 섬에는 프로스페로라는 노인과 그의 딸 미란다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폭풍은 사실 프로스페로가 마술로 빚어낸 것이었습니다. 그는 밀라노를 지배했던 대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마술 연마에만 탐닉하며 정무는 동생 안토니오에게 맡겼습니다. 자신은 책 속에 파묻혀 마술만 공부하다가 변심한 동생 안토니오에게 일격을 당해서 쫓겨났습니다. 안토니오는 형을 대신해서 권력 행사를 하다가 자신이 권력을 가진 줄로 착각하게 되었습니다. 형으로부터 권력을 탈취하려는 욕심에 형의 적이었던 나폴리 왕 알론조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나폴리 왕의 군사 지원을 받은 동생 안토니오는 형 프로스페로를 비참하게 쫓아냈습니다. 어린 딸 미란다와 함께 망망대해에 버려진 그는 충신 곤잘로의 도움으로 자신이 아끼던 마술에 관한 책들을 갖고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는 죽지 않고 외딴섬에 당도하였습니다. 원래 이 섬은 시코락스라는 마녀의 마법에 걸려 있었습니다. 시코락스는 프로스페로가 도착하기 전에 죽었고 그의 아들 칼리반이 섬을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프로스페로는 섬에 도착하여 섬을 정복해갑니다. 먼저 시코락스가 마법에 걸어 가두어 두었던 정령들을 풀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정령들이 그의 하녀가 되었고 정령의 대장인 에어리얼이 프로스페로를 잘 섬기고 따랐습니다. 다음으로 프로스페로는 그 섬을 지배하던 칼리반을 노예로 삼았습니다. 프로스페로는 섬에서 만족한 삶을 살았고, 아빠 외에는 남자를 만나 본 적이 없는 미란다도 섬 생활을 나름대로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 알론조 일행이 탄 배가 그 섬을 근해를 지나가는 것을 본 프로스페로는 큰 폭풍우를 일으켰습니다. 자신을 왕좌에서 끌어내고 쫓아 버린 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폭풍우로 배를 난파시켜 버리고 그들을 섬으로 유인했습니다. 에어리얼은 프로스페로에게 난파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폭풍우가 어떤지, 폭풍우에 난파당한 사람들은 얼마나 공포에 떨고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그 난파선에는 프로스페로의 동생 안토니오, 나폴리 왕 알론조와 왕의 아들 피르디난드가 탔었는데, 배가 난파되자 모두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모두 살았지만, 모두 자기만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스페로는 에어리얼에게 페르디난드 왕자를 데리고 자신의 딸 미란다에게 데려다주게 했습니다. 아버지가 죽은 줄 알고 실의에 빠져있던 페르디난드 왕자는 미란다를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아버지 외에는 남자를 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미란다도 페르디난드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집니다.
프로스페로는 둘의 사랑을 시험하려고 페르디난드에게 무거운 통나무를 쌓아 올리라고 했습니다. 미란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고생하는 것이 안쓰러워 그를 도와주려 하지만 오히려 방해만 됩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청춘 남녀의 사랑은 깊어 갔습니다. 그 상황에도 두 사람은 사랑을 속삭이느라 통나무를 쌓아 올리는 일은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한편 에어리얼은 프로스페로에게 프로스페로의 동생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의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기진맥진한 두 사람 앞에 에어리얼이 진수성찬을 차려 주었습니다. 배가 고파 거의 죽게 된 그들이 음식을 보고 먹으려고 덤비는데 하피라는 괴물이 나타나 그 음식을 모두 먹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괴물 하피가 두 사람이 과거에 프로스페로와 어린 딸을 망망대해에 버린 일을 상기시키고 그 죄 때문에 두 사람이 벌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폴리 왕과 안토니오는 자신들이 프로스페로에게 잘못한 것을 기억하고 후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에어리얼은 이런 두 사람의 심경을 프로스페로에게 상세히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붙입니다. 자신이 비록 정령이긴 하지만 그들이 몹시 불쌍하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프로스페로가 말했습니다. “그럼 그들을 이리로 데리고 오너라! 단지 정령인 네가 그들의 불행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면 그들과 같은 사람인 내가 어찌 그들을 동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어서 그들을 데리고 오너라!” 했습니다. 프로스페로 앞으로 끌려 나온 그들은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두려움으로 프로스페로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프로스페로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자 그들이 프로스페로를 알아보았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날의 잘못을 고백했습니다. 프로스페로는 두 사람을 용서한다 했고 두 사람은 프로스페로에게 군주의 자리를 되돌려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프로스페로가 나폴리 왕에게 자신도 선물을 주겠다며 미란다와 함께 있는 왕자를 보여주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만남에 아버지와 아들은 흥분했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뜻밖의 상황에서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난 미란다는 “멋진 사람들! 찬란한 신세계(Oh brave new world!)”라며 감탄합니다. 프로스페로는 모두를 용서하고 왕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젊은 두 남녀는 결혼을 약속하였고 에어리얼은 자유를 얻었습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의 유쾌한 희극 “폭풍우(Tempest)”의 줄거리입니다. 이 작품이 셰익스피어가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으로 알려집니다. 이 작품은 또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미란다의 감탄(찬란한 신세계!)에 감동받은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라는 작품을 썼고, 베토벤은 이 폭풍우(Tempest)라는 이름으로 동명의 소나타를 작곡했습니다. 폭풍우는 용서와 화해를 선언합니다. 12년간 외딴섬에 유배되었던 프로스페로와 공주 미란다에겐 보복과 투쟁이 없습니다. 폭풍우는 사랑과 용서와 화해의 삶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서로 증오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치고받기에 삶은 너무도 짧습니다. 짧고 덧없어서 삶은 아름답습니다. 비록 배신당하고 외딴섬에 살아도 사랑할 줄 알고 사람들을 만나면 감탄하며 “멋진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