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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牧會斷想]
한류의 열풍에 이는 질문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목회단상 牧會斷想]</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한류의 열풍에 이는 질문</span>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한류의 열풍에 이는 질문

한류 열풍의 소문에 흐뭇하다 질문이 인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국인들에게 이렇듯 공감을 얻어 열광케 하는 이유가 무얼까? 호기심에 기생충과 미나리 감상을 한다. 천박한 듯하지만 구수한 용어와 정감 어린 말과 행동이 내 영혼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들어와 교감이 되며 답이 보인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삶에서 나오는 다듬어지지 않은 육감적인 진솔한 언어와 행동들… 갑질하는 계급에게 불평등을 감수하며 고달픈 삶을 사는 을들의 이야기로 모순된 사회 구조의 고발… 이들이 공감의 열풍이 되어 거세게 분다.

하나님께서는 껍질 벗고 나온 생명들이 서로 교감되도록 공감되는 마음을 주셨나 보다. 이런 줄도 모르고 난 허울 좋은 번드르르한 언어와 매너로 위선적인 삶을 살았다. 겉모양이 거룩하여 특권을 누리는 인정받는 삶을 가슴에 품고… 결국 이것이 생명을 싹터 자라지 못하도록 두꺼운 껍질을 만들어 불쌍한 존재가 된 내가 보인다. 카메라 앞에서 아내와 살갑게 포즈를 취하여 다정한 부부임을 보이며 남남이 된 외로운 기러기처럼 살며….

하나님은 이렇게 어리석은 길을 걷는 인간들에게 스스로 깨닫게 하시려 편치 못한 마음을 주시나 보다. 이 불편한 마음을 고치려 소통을 시도해 보지만 다투다 상처를 주고받기 일쑤다. 우울해하다 “남자는 화성 여자는 금성”을 새기며 위로를 한다. 상한 마음은 참고 삼키며 그것이 나에게 주신 십자가라 여기고….

말하고 들으며 속 사람들의 다름과 부족함과 나음을 서로 알고 고치고 채우고 주고받으며 인격을 아름답게 익혀 가야 하는데, 싸우며 진리를 기준 삼아 반성하고 사랑과 지혜를 성숙시켜 하나 되는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데… 난 상대가 변화되게 해 달라고 부르짖다, 내가 더 큰 사랑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구한다. 그러다 응답 없음에 상심하며 지치고 외로운 삶을 산다.

변하지 않는 환경과 자신에게 실망하며 울적해하는 나를 어여삐 보신가 보다. 한류의 열풍을 통해 단단한 껍질을 깨고 나온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속 사람들의 교감에 눈뜨게 하신다. 그리고 이것에 더하여 오징어 게임을 통해 친밀하고 사랑스러운 공동체를 위한 또 다른 열쇠가 “놀이”임을 알게 하신다. 사자도 호랑이도 멍멍이도 고슴도치도 하늘을 나는 새들까지도 놀이를 통해 행복을 배가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떠 오르면서….

어릴 적 친구들과 즐기던 딱지치기, 구슬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 오징어 놀이가 그리운 추억 속으로 인도를 한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이 나와 닮은 놀이의 추억을 가지고 있음이 기이하게 느껴지면서… 그리고 이 닮은 놀이의 추억이 공감을 이루어 열광하게 하는 이유가 보인다. 내가 하던 놀이는 내 어린 친구들의 것인 줄만 알던 나에게….

하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기대하던 드라마 감상은 순간뿐… 마음을 아리게 하며 질문이 인다. 아름다운 추억의 놀이가 이렇듯 잔인하게 전락한 이유가 무얼까? 복되게 하는 놀이를 사랑스러운 손주들과 함께 ‘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하는 이유가 무얼까? 돈과 위선과 고도로 발전한 과학 기술의 편리함에 노예 된 인간들이 만든 세상이 보인다.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고로 가정이 그 역할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한번 나락으로 떨어진 인생은 재기하기가 생명을 담보로 해야 하는 것처럼 힘겨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서로 패딩 하며 물고 핥으며 경쟁하고 다투는 놀이의 사랑싸움으로 행복한 공동체를 이룰 꿈을 품는다. 단단한 껍질을 벗고 하는 대화와 놀이를 본을 보이고 자연스레 자녀들이 훈련되는 가정이 되도록… 이를 일깨워 이루도록 하는 교회라면 병든 사회 구조를 바르게 하며 복음을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 아닐까? 교회의 권위가 점점 떨어지는 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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