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유종 목사의 방북구호선교이야기](144) 우리네 사람들, 절대 죽지 않습네다!
윤유종 목사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미주)
우리네 사람들, 절대 죽지 않습네다! (히 13:1-5)
북한이 다시 “고난의 행군”을 선포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고난의 행군”은 3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1930년 김일성 항일투쟁 때 그리고 동유럽권의 공산주의가 무너질 시 1995년 경입니다. 고난의 행군 시 삼백만이 넘는 인민들이 굶주림으로 아사했습니다. 민족의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95년부터 구호사역으로 방북하면서 저들의 실생활을 목격해 왔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1995년의 “고난의 행군” 때처럼 아사자가 속출할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그리고 과연 동족으로 또한 한인교회의 동족 선교 차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 더 큰 관심사일 것입니다.
3차 “고난의 행군”을 선포할 만큼 북한의 경제 상황이 다급하고 어려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관찰로는 찾아온 그리고 찾아오는 경제난을 현재 경험하고 있고 더 큰 경제공황을 예견하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아는 세포장들이 있습니다. 이 세포 조직은 최말단 조직입니다. 북의 모든 기업소나 공업소 그리고 아파트나 작은 마을에도 세포 조직이 있어 세포장들이 중앙의 지령을 받아 일사천리로 이루어집니다. 세포장의 권한은 대단합니다. 대원들은 장의 말에 절대 순응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세포비서대회를 열어 “고난의 행군”을 선포하며 “자력갱생”을 원칙으로 하는 기치를 세워 행군이 시작된 것입니다.
2천5백만 인구 가운데 3백만 이상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을 상상해 보십시오. 얼마나 처참하고 비참했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쳐오는데 하물며 행군을 경험한 30대 이상의 세대는 말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25년간 방북하면서 종종 행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저들은 손을 내치며 혀를 찹니다. 언급하지 않고 얼굴만 찡그립니다. 말도 하지 말라는 몸짓 손짓의 표현입니다. 한국에 온 탈북자들에게 고난의 행군에 대해 물어보시면 제 표현을 이해할 것입니다. 그토록 고난의 행군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의 행렬이었으며 에스겔서에 나오는 마른 뼈들의 골짜기입니다.
과연 이번 고난의 행군 시 자력갱생은 얼마나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북한 정권이 고난의 행군을 선포하고 자력갱생을 위해 행군하겠다고 하는데 이러한 결정은 다른 길이 없기에 내린 결정이라고 보아도 과언을 아닐 것입니다. 현재 코로나로 일 년 이상 국경이 봉쇄되어 중국과 러시아와의 무역이 중단되었고 자연재난으로 피해가 많아 복구사업에도 여력이 딸리는 형국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핵무장으로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어 수출과 수입이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자력갱생으로 자생력을 키워 생존하는 길 밖에는 없어, 행군을 택한 것으로 이해해도 무관할 것입니다. 이러한 행군의 행렬이 인민생활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리 큰 도움이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삽, 곡괭이, 그리고 손발이 불도저와 크레인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고난의 행군은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은 한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을 예측해 봅니다. 과연 인민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우리의 관심입니다. 배급제도가 이미 붕괴되었고 자급자족으로 살아온 지는 벌써 20년이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장마당이란 시장경제가 태동하여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20년간 생존하는 법칙을 인민들은 경험해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도 죽지 않고 살 것입니다. “목사 선생, “우리네 사람들 죽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저들은 죽다 살아난 질긴 사람들입니다. 시장경제를 맛본 저들, 그리고 자생력으로 생존해온 저들은 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합니다.
북 정권은 유엔의 승인을 받은 NGO 단체의 지원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저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기다리라고만 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저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먼저 우리는 저들의 고통을 느껴보아야 합니다. 육신이 닳도록 터지도록 노동하는 저들의 아픔 말입니다! 저들의 탄식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저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요 사랑의 대상인 혈육이요 동족이라는 것을 확신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저들을 떠나시거나 버리시지 않는다는, 도리어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속해서 저들을 위해 기도함으로 선교의 문이 곧 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