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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 아래서 (8)]
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된다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무화과나무 아래서 (8)]</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된다</span>

궁인 목사(휴스턴 새누리교회)

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된다

사람들은 늘 익숙한 길로만 다닌다. 학교 갈 때도, 마트 갈 때도 가던 길로만 다닌다. 거래처도, 집도, 교회도, 영화관도……. 어쩌다 큰맘 먹고 해외여행 정도 가야 평생 처음 걷는 길을 걷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해외나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매일 새로운 길을 우리는 걷고 있다. 누구도 가보지 않는 길을 매일 걷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인생이라는 길이다. 그래서 이 길에서는 성공할 때보다 실패할 때가 더 많고, 기쁠 때보다 슬플 때가 더 많다. 그러니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새로운 하루가 희망과 기대이면서도, 동시에 두려움과 염려로 다가오는 것이다.

2020년을 마무리 짓고 2021년을 새로 시작하는 이 시점에도 동일한 두려움과 염려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코로나는 잘 끝날까? 교회 예배는 다시 잘 시작될까?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될 수 있을까?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지만 바뀌는 것은 없는데….

그러나 여호수아도 가나안을 앞에 두고 기대를 품으면서 동시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두려워 말라’고 몇 번이나 당부한다. 여호수아의 마음에 두려움이 있는 것을 안 것이다. 가나안이 약속의 땅이지만, 여전히 그곳에는 상대해야 할 일곱 족속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고, 그들과 전쟁을 앞두고 있었으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죽는 사람도 생길 것이고, 잃어버릴 것도 생길 것이고, 많은 사람이 다치기라도 하면 자신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알 수 없는 미래로 여호수아의 마음에는 점령군처럼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원래 이렇게 두려움이 많던 사람은 아니었다. 여호수아의 젊은 시절을 보면 다른 여호수아를 발견할 수 있다. 잘 아는 것처럼 여호수아는 가나안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일찍이 12명의 정탐꾼 중의 한 명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돌아온 12명 중의 10명이 가나안 정복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순간에도 여호수아는 가나안 정복이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었다. 젊은 여호수아는 가나안 앞에서 용기백배했다. 그러나 나이 든 여호수아는 두려워하고 있다.

이 변화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40년이 지나, 나이 들고 세상을 더 알게 된 여호수아는 바뀌었다. 젊었을 때는 용기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잃을 것이 많아졌다. 명예, 권력, 가족, 백성, 리더십 등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주장이 생겼다. 젊을 때는 하나님만 의지하고 나아가면 된다고 믿었지만, 원숙해진 여호수아에게는 성공과 실패를 통해 얻은 경험과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강하고 담대하라고 격려하면서 동시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고 명령하신 것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자기 판단으로 좌우로 방향을 돌리면 그들이 가는 길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나의 판단이 생기고 내가 뭔가 할 수 있다고 믿는 순간, 동시에 두려움도 같이 생긴다는 것이다. 나의 방법과 계획을 주장할 때는 뭐가 되는 듯 보이지만, 두려움과 염려도 동시에 점점 커진다. 내가 믿고 사업을 시작하고 투자했지만, 다 날릴까 봐 염려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치다. 그래서 두려워하는 여호수아에게 ‘강하고 담대하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이 말을 원어로 보면, 한글로 알 수 없었던 진정한 뜻을 알게 된다.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여호수아 1장 6절)”

여기서 “강하게 하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하자크(HaZaQ)”로, “굳게 붙잡아 매다” 혹은 “꽉 붙잡다”는 뜻이다. 근육이 뼈에 붙어 있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근육이 강하게 뼈에 붙어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 강하게 붙어 있으라고 명령한 것이다. 단순히 “강한 마음을 먹어라, 아니면 강해져라”가 아니라, 하나님께 딱 붙어 있으란 의미다.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과 동행하라는 뜻이다. 짬밥이 생기고 경험이 생기면 느슨해지는데 이러지 말라는 것이다. “여호수아, 너의 경험을 믿지 말고, 너의 방법을 의지하지 말고, 젊었을 때처럼 나를 꽉 붙들어” 이 말이다.

“담대히 하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아메쯔(AMeZ)”인데 “방심 않고 경계하다”의 뜻이다. 담대한 마음으로 싸우라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도둑과 같은 의심이 들어오지 않도록 경계하고, 염려가 들어오지 않도록 살피라는 말이다. 이처럼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는 모든 일에 변치 않는 믿음을 가지라는 뜻이다. 절대 잘 싸우라는 말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놀라운 하나님의 축복이 숨어 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지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 라면, 어디를 가든지 형통한다고 선포한다. 나의 판단으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을 따르면 형통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디를 가든지 그곳이 형통의 길이 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계속 말씀하신다.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여호수아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가나안에 들어가면 일곱 족속이 있고, 거대한 여리고 성과 단단한 아이 성이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걸어야 하는 길은 전쟁 길이다. 전쟁이 어떤 것인가? 때로는 산길을 걸어야 하고, 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매복도 해야 하는 길이다. 물불 가리지 않고 거친 들이든, 광야길이든 기거나, 걷거나, 달려야 하는 길이다. 그런데 전쟁 길에서 평탄한 길을 걷게 된다고 한다. 무슨 말인가? 바로 승리다. 전쟁 중이지만 하나님과 동행한다면 승전의 길이 된다. 어디를 가든지 적들은 사라지고, 축복의 길이 열린다는 말이다.

우리는 전쟁터와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2021년이 펼쳐진다. 그런데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원하는가? 그리고 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아버지의 임재를 누리며 그분과 동행하라.

“하나님은 절대 우리 문제들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우리의 질문에 대답해 주겠다고 약속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와 동행하겠다고 약속하셨다”

휘튼 대학 수석 졸업자였지만, 에콰도르로 선교 갔다가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순교한 짐 엘리엇의 부인이자, ‘영광의 문’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인 엘리자베스 엘리엇이 한 말이다. 비록 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답이 없는 듯하여도, 때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니는 것 같아도 주님은 우리와 늘 동행하신다. 그리고 그분과 함께 라면 어디를 가든지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이고, 열리고, 승리하게 된다. 내가 걷는 그곳이 축복이 길이 되는 것이다.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자, 이제 2021년도 다시 주님과 동행하며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자.

승리가 펼쳐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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