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牧會斷想] 자녀들에게 물려 주고 싶은 유산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자녀들에게 물려 주고 싶은 유산
핸드폰이 나를 알아보고 잠금장치를 푼다. 신기함과 편리함에 웃음을 웃지만, 고속으로 달리는 문명을 좇아가기 버거워 주눅도 든다. 이런 나에게 뛰어난 두뇌로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화성에 인류를 이주시키는 꿈을 펼치며, 부까지 거머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이야기가 부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인간들의 뇌까지 간섭하는 인공지능과 기술을 다스리는 자녀들로 양육하려 윤리 도덕을 가르치는 학교까지 설립하는 대목에선 초라함을 느낀다. 가족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내 삶이 비교되면서…….
이렇게 작아진 나에게 한 질문이 떠 오른다. 자신의 자녀만을 위해 세운 학교에서 가르치는 도덕과 윤리의 기준은 무얼까? 그렇게 가르친 윤리와 도덕을 자녀들이 삶 가운데 지킬 수 있을까? 이에 연이어 생각들이 떠오른다. 인간이 무엇인지, 세상은 어떠한 법칙과 질서에 의하여 움직이는지, 그리고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관계 가운데서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행복은 어떻게 오며 어떻게 누리게 되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신앙이 명쾌하게 하며 윤리와 도덕의 기준이 되는데…. 그리고 주어진 모든 환경을 사랑의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믿고 감사함으로 받을 때 그 윤리와 도덕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질 텐데…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에 주눅이 사라지고 몸가짐을 바르게 할 힘이 생긴다.
감사 거리를 다른 모양과 크기의 다양한 불평 거리 속에 숨겨 놓고 찾게 하시며 우리를 어떻게 상대할까? 판단하는 가늠자로 삼는 하나님의 지혜에 숙연해진다. 겸손할 때, 교만할 때, 이기적이고, 욕심에 노예 되어 있을 때, 사랑하고 미워할 때, 생각이 깊고 얕을 때, 사명을 받고 감당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달라지는 감사를 보면서….. 이 지혜를 인용하여 인간관계를 하게 하시는 은밀한 말씀이 들리는 듯하다.
이 진리를 모르던 인류는 하나님 중심으로 살면서도 암흑시대를 살았다. 교리와 율법에 매이고 욕심에서 파생된 신비주의를 추구하며 위선과 형식적인 신앙생활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면서….. 그 결과 인간 중심 시대로 세상이 바뀌고 르네상스와 계몽주의에 힘입어 고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에 간섭하는 시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고도로 발전한 문명의 편리함 가운데 살면서도 가치관의 혼란 가운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해하며 산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며 모든 상황을 행복으로 인도할 수 있는 신앙을 새롭게 해야 할 때가 지금인 듯하다.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고 찬송함으로 궁정에 들어가면서…….
감사절이 다가와 지난해 감사절을 되돌아본다. 식탁에 둘러앉아 감사한 일들을 나누었는데…. 사랑하는 가족 주신 것,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 주신 것, 건강 주신 것, 일용할 양식 주신 것, 직장 주신 것들을 나누며 감사가 낳는 여유로 행복한 시간을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웃고 즐기며…. 일 년이 지난 감사절엔 어떤 감사들이 나누어질까? 해마다 똑같은 감사만 나눈다면 감사절은 한낮 전통문화의 음식만 먹고 마시는 의미 없는 날이 되고 말 텐데….. 주어진 모든 일을 감사로 받고 진리 안에서 깊이 사고하는 데서 오는 은혜의 이야기를 이번 감사절에는 나누고 싶다. 그리고 이런 감사절의 전통을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 고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과 기술의 편리함으로 윤리와 도덕의 위기가 느껴지는 시대에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