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요셉 목사의 ‘갈등을 이기는 삶’ 시리즈] 교회는 회개와 용서의 공동체
‘갈등을 이기는 삶’ 시리즈 (마지막 회)
현대는 대화와 소통의 시대입니다.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소통이 없는 것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오해와 문제들이 생겨나는지 모릅니다. 갈등 해소를 위하여 갑이 먼저 손을 써야 하느냐 을이 먼저 나서야 하느냐가 아니라 양자가 서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상황에서든지 대화를 거부하고 외톨이로 남는 것은 갈등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개인이나 교회적으로나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목회자들 가운데는 독불장군 식으로 다른 목회자와는 전혀 교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교회적으로도 이웃 교회들이나 지방회 같은 모임에 협력하지 않고, 교단의 요청이 있을 때도 그것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건설적인 비판이나 도움을 주려는 사람도 접근할 수 없게 합니다.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려고 하며,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가능성 없는 목표도 무조건 밀고 나가는 경향 때문에 교인들은 협력 사역의 참뜻을 잘못 이해하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의 교회는 그냥 시급하고 긴박한 문제에만 집중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게 됩니다. 이런 갈등의 회피는 교인들 사이에 늘 있어 온 일입니다. 이는 교인들끼리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것은 죄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천들은 어떤 상황에도 화를 내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은 마음속에 분이 생길 때 그것을 삭이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그러나 보니 때로는 의기소침한 기분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들은 자신의 갈등을 감추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으로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교회에도 갈등이 없을 수는 없지만, 갈등이 생겨날 때 그것을 수습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므로, 갈등이 악화되지 않도록 미리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우선, 교인들은 화가 나는 것 자체는 죄책감을 느낄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어떤 도덕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행동합니다. 억제된 감정은 사람들의 행동을 제한합니다. 교회는 또한 교인들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어야 합니다. 에베소서 4:26절에는 “화가 나더라도 죄를 짓지 말고 해가 지기 전에 곧 화를 푸십시오.”라고 충고합니다. 화가 나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감정에 눌려 있는 것은 죄가 됩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나서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의 잘못된 미움으로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은 이것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한 감정표현이 가능한 교회가 어떤 모습일지가 에베소서 4장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바로 그분이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직분을 주셔서 어떤 사람은 사도가 되게 하시고 어떤 사람은 예언자, 어떤 사람은 전도자, 어떤 사람은 목사, 또 어떤 사람은 교사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직분을 주신 것은 성도들을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자라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고 아는 일에 하나가 되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 그리스도의 완전하신 충만 에까지 이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사람의 속임수나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파도에 이리저리 밀려다닐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사랑으로 진리를 말하며 모든 일에 머리 되신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지도를 통하여 온 몸이 완전하게 서로 조화되고 각 지체가 그 기능대로 다른 지체를 도와서 온 몸이 건강하게 자라고 사랑으로 그 몸을 세우게 되는 것입니다.”(엡 4:11-16절)
이민교회를 나오는 교인들은 서로 다른 면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연고지나 학벌, 재능과 관심이 다른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용서와 회개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신앙공동체이므로, 자기 속에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대인들은 자신을 숨길 수 있는 조그만 방에 들어앉아 외부와 차단한 채 혼자이기를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교회는 그런 세상에서 구속받은 사람들의 공동체이므로, 문제가 있고 갈등이 생긴다 할지라도 서로를 용서하고 용납하는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 가야 합니다. 솔직함이 때로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긴장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천 공동체는 사람들이 상처받기 쉬운 부분들을 감싸주어야 합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일은 마치 비밀의 방 창문을 여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교회가 회개와 용서의 교제 속에서 서로 진실된 감정을 털어놓게 될 때 우리는 모든 면에서 머리 되신 그리스도에게 자라 갈 수 있습니다. 교회는 갈등을 피해서는 안 됩니다. 갈등도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장요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