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기의식
기독교가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의 교회가 처한 상황이 위기이다. 기독교 전체가 깜깜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기독교의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고 출구가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하다. 기독교의 거의 모든 교단의 총회들이 사업과 그 몸통들을 줄이고 있다. 지역 교회들도 정체를 넘어 이제 심각한 하향곡선을 그리는 쇠퇴를 경험하고 있고 상당한 숫자의 교회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현재에 있는 상당한 숫자의 교회들도 유명무실한 것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위기의 당사자인 기독교는 그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는 주전자 안에 삶겨 지기 직전의 개구리 같은 느낌이 든다. 현재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복음을 전하기가 어렵다. 불신자와 교회를 떠난 사람들의 기독교에 대한 기대는커녕 기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교회들은 그래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저항 없이 현실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지금 세계 기독교는 총체적인 위기에 빠져있다. 침례교단은 물론 미주 한인침례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총회의 지도자들은 물론 지역교회의 지도자들이 현재의 교회의 문제가 무엇인지 또는 어떻게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찾아야 한다. 먼저 지도자들이 사실에 근거한 적당한 위기의식부터 가져야 한다. 위기의식이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다.” 상황이 좀 여유가 있을 때 위기의식을 가지는 것이 유익하다. 대한민국의 초일류 대표적인 기업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거의 항상 위기론을 역설해 왔다. 그의 위기의식은 당대의 경제현실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이 회장이 삼성에 불어넣은 위기의식을 전제한 긴장감은 글로벌 1등 DNA의 원천이 됐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위기의식은 그의 필생의 화두였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위기의식은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 교단에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지도자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지도자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기업을 하는 사업가들은, “위기의식 없는 기업, 그들에게 미래가 없다”라고 외치고, 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변화하는 세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도 적당하고 건전한 위기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더 큰 위기에 대처해야 하지 않을까?
지도자는 자기와 자기가 속해 있는 단체가 처한 위기를 감지하고 그 해결책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세계 1위 그룹에 닥쳐오는 변화와 위기를 감지하고 1993년 신경영 주장을 외쳤다. 그가 말하기를, “거대한 풍랑을 감지하자 입술이 타고 잠이 안 오고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라고 했다. 그는 배우자와 자식을 제외하고는 못 바꿀 것이 없다고도 하고 “다, 몽땅 바꾸자”고 했었다. 그렇다. 지도자가 이런 결단으로 자기가 처한 상황이 위기라고 인식하고 그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기 위하여 발 벗고 나서야 그 단체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산다. 미주 한인침례교단의 지도자들은 감소하고 있는 교회 숫자와 교인 숫자를 그냥 현실로 받아들이고 손 놓고 앉아 있기만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지도자들은 분연히 일어나서 함께 기도하고 아직도 우리에게 Best Time은 오지 않았다고 말하며 함께 일어나야 한다. 쇠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교단과 교회들을 1년 혹은 2년에 회복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도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은다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는 그 날을 다시 맞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은 급하지만 그럴수록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돌아가는 심정으로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간다는 심정으로, 정책적으로 교단이 발전하고 교회가 발전하는 길을 찾아 나서기를 바란다. 침례교회는 개인전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개인이 거듭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단이다. 그 본질적인 일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 구원받은 사람들을 주께서 말씀하신 대로 제자 삼는 일을 하는 교단 운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이런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면 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