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VA) 이·취임 예배, 모범적인 목회자 세대교체 이뤄
언어의 벽을 허문, 한어권에서 영어권으로의 세대 교체 예배… 한인교회 미래상 제시
TKBC 21년 목회한 조낙현 목사 “다시 태어나도 목회하겠다”
취임 정하민 목사 “주님만 높아지길”
아버지와 아들이 전한 격려사 눈길…소망과 신뢰의 메시지 전해
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조낙현 목사, VA)가 지난 9월 29일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하고 감동적인 이·취임예배를 드렸다. 21년간 교회를 섬긴 조낙현 목사(증경총회장)가 헌신적인 목회를 마무리하고, 정하민 목사가 새로운 담임목사로 취임하면서 한인교회 목회자 세대교체의 모범적인 사례를 남겼다. 이날 이취임예배는 따로 시간을 잡지 않고, 주일 오전예배 때 드려져 오붓했으나 주위의 동역자들이 참석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취임하는 정하민 목사가 1부의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날 예배는 어린이들보다 더 크게 “할렐루야, 아멘”으로 화답하자는 찬양인도자의 재치있는 말로 시작됐다. 뜨거운 경배와 찬양에 이어서 박영갑 안수집사의 대표기도로 마음을 모았다. 박 집사는 “49년의 교회 역사 가운데 새로운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시간”이라며 “이임하는 조낙현 목사에게는 미래를 향한 소망과 평안을, 취임하는 정하민 목사에게는 성령 충만함을 더하여 주시기를” 간구했다.
이어진 설교는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진행됐다. 조낙현 목사는 “새로운 일을 행하리라”(이사야 43:18-21)의 제하에 한국어로 말씀을 전할 때 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에서 21년간의 목회를 마무리하며,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고, 하나님이 행하실 새 일을 기대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조 목사는 과거에 있었던 많은 기적들과 교회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이러한 역사들이 현재를 이루는 밑거름이 되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해서는 과거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내시는 하나님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실 것이라며, 성도들에게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께서 준비하시는 새로운 시작을 믿음으로 기대하라고 당부했다. 조 목사는 또한 새롭게 취임하는 정하민 목사를 지지하며, 젊은 리더십이 교회를 앞으로 더욱 견고하게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성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어 정하민 목사는 “God, from Beginning to End”(빌립보서 1:6-8)의 제하에 영어로 설교하며 교회의 세 번째 담임목사로 취임한 것을 감사하면서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선한 일을 끝까지 완성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성도들과 나누었다. 그는 교회의 49년 역사를 되돌아보며, 지난 21년간 조낙현 목사와 그의 아내의 헌신적인 사역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정 목사는 하나님께서 교회를 통해 이루어 오신 일들을 되새기며, 앞으로의 사역도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인도하실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가 겪었던 어려움과 도전을 인정하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교회를 지키고 선한 일을 이끌어 가셨음을 상기시켰다. 이어서 그는 성도들에게 복음을 위한 동역자로서 함께 사역에 헌신할 것을 요청하며, 이를 통해 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공동체로 서기를 바랐다. 정 목사는 “우리 교회는 복음을 위해 서로 동역하는 공동체”라며, 성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을 위해 헌신하기를 요청하고, 함께 사역하며 하나님의 선한 일을 이뤄 나갈 것을 다짐했다. 말씀 이후에 이어진 헌신의 기도시간에는 하나님이 시작하신 선한 일을 신뢰하며 복음사역에 동참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했다.
예배는 축하와 격려의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으며 2부는 이임하는 조낙현 목사가 진행을 이어갔다. 먼저 영상을 통해 이은상 목사(세미한, TX)가 “정하민 목사는 말씀과 인품, 영성으로 잘 준비된 목회자”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 목사는 “세미한교회에서 훌륭하게 사역했던 정하민 목사를 보내기 아쉬웠지만, 존경하는 선배 조낙현 목사님의 부르심이 있어 기쁨으로 보내드렸다”고도 했다. 특히 “한어권과 영어권은 물론, 전 세계를 위해 하나님께서 준비시키신 담임목사”라며, “성도들이 함께 섬기고 동역한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를 세워나갈 것”이라고 축복했다.
계속해서 버지니아침례교 총회를 대표해 신상윤 목사(BGAV)가 “교회의 DNA는 복음 중심”이라며 “이제는 미국 교회를 대신해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때”라고 전했다. 특히 신 목사는 “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가 버지니아 지역의 1400여 교회 가운데 에스닉 교회의 가장 성공적인 교회 개척 사례”라고 평가하며, “이 교회 출신 선교사 두 분의 이름이 IMB 순교자 명단에 새겨져 있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축사 이후에 이어진 격려사는 특별했다. 이날의 격려사는 두 목회자 가문이 세대를 이으며 부자(父子)간 전하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담고 있었다. 취임하는 정하민 목사의 아버지인 정승룡 목사(리치몬드침례, CA)는 은퇴하는 조낙현 목사에게, 은퇴하는 조낙현 목사의 아들 조수아 목사(주님의기쁨)는 취임하는 정하민 목사에게 각각 격려사를 전했다.
정승룡 목사는 은퇴하는 조낙현 목사에게 피터 드러커의 일화를 언급하며, “가장 위대한 역작은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조 목사가 지금까지 많은 사역을 이루었지만,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인도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강조했다. 정 목사는 조 목사가 은퇴 후에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의 사역을 응원했다. 이는 조 목사의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암시하며, 그의 미래를 기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계속해서 조수아 목사는 취임하는 정하민 목사에게 하나님께서 부르셨고,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그는 목회자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선한 일을 완성하실 것”이라는 빌립보서 1장 6절의 말씀을 통해 정 목사에게 희망을 전했다. 또한 교회를 사랑하고 가족을 우선으로 돌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정 목사가 하나님과 성도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응원과 기도를 아끼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격려사 후에 특별순서로 조낙현 목사의 며느리이자, 조수아 목사의 아내인 조하은 사모의 영감 어린 바이올린 특주로 풍성한 은혜가 더해졌다. 평소 색소폰 연주를 즐기던 조 목사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찬양 ‘사명’을 연주하려 했으나 준비하지 못하자, 며느리 조하은 사모가 바이올린으로 ‘주님 가신 그 길을 따르는 마음’을 담아 연주해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임사에서 조낙현 목사는 “2003년 이사벨 태풍과 함께 44세의 나이로 부임해 40대와 50대, 60대의 절반을 보내며 인생의 황금기를 여러분과 함께했다”고 회상했다. “부흥도, 어려움도 경험하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목회하겠다”는 진심 어린 고백으로 성도들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32년간 교회 사모로, 아내로, 어머니로 늘 옆에서 수고해준 아내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정하민 목사는 한국어와 동시에 영어로 취임사를 전했다. “요한복음 3:30의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의 말씀처럼, 저는 더 낮아지고 오직 주님만 높아지길 원합니다”라고 시작한 취임사에서 “주님이 피값으로 사시고 주님이 머리 되신 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가 되어야 할 줄 믿습니다”라고 확신하며 앞으로 성경적인 건강한 교회로 세워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특별히 부족한 자신을 신뢰해준 성도들과 3년간 아들처럼 사랑하며 목회의 본질을 가르쳐준 조낙현 목사 부부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정하민 목사는 부모, 선배 동역자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무엇보다 정 목사가 사랑하는 아내에게 헌신적인 사랑과 기도, 지혜때문에 자신이 목회를 할 수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날 교회는 21년간 한결같은 사랑과 섬김으로 교회를 이끌어온 조낙현 목사 부부의 헌신에 감사하며,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성도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께 감사패와 선물을 증정했다. 도지덕 원로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된 이날 예배는 4년 전 조낙현 목사가 아들 조수아 목사에게 후임자 추천을 요청했을 때, 조수아 목사가 주저없이 정하민 목사를 추천했다는 일화가 더해져,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을 보여주는 귀한 증언이 되었다. 49년의 역사를 이어 오며, 이·취임예배를 시작으로 세대통합을 이룬 타이드워터한인침례교회는 이제 전세대가 연결되어 다음 50년의 새 지평을 함께 열어갈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 강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