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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멀리보기

[시론] 멀리보기

 

지금 한국에서는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문제 때문에 시끄럽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미사일을 쏘아대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던 북한이 전술을 약간 바꾸어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하고 현송월이라는 여자가 시찰단으로 보내오자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었다. 또한 갑자기 아이스하키 선수단을 급조한다든지, 전야제 행사 등이 기획되고 있다. 이에 남한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치 북한과 평화의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처럼 호들갑이다. 하지만 북한은 현송월의 방남을 일방적으로 연기하였듯이 2월 4일로 예정된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 공연도 불과 행사 일주일 전인 1월 29일에 일방적으로 취소한다고 통보하였다. 또한 올림픽 전날인 2월 8일에 5만 명을 동원하여 평양에서 열병식을 한다고 한다. 이런 정권을 믿고 과연 평화의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북한은 한국을 적화하려는 야욕을 한 번도 접은 적이 없다. 북한을 대할 때는 길게 보고 소소한 일에 휘말리지 말아야 하며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올림픽 이후에 다시 강공으로 돌아서서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는 정부 여당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두고 볼일이다.

아직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올림픽 이후에 강원도 평창의 그 외딴곳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 세운 시설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2014년에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때에 지어진 시설들도 지금은 관리 부실로 방치되어있거나 부분적으로 쓰이고 있어서 전형적인 세금낭비로 지적되고 있는데, 평창은 그보다 몇 배나 많은 자금이 투입되었지만 올림픽 이후의 용도가 분명치 않으니 혈세 낭비인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한 일이다. 당국자들의 생각이 올림픽 이후의 활용도까지 미쳤기를 바란다. 아직 그러한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실질적인 계획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문제는 항상 ‘그다음’을 생각하여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앞에서 전개되는 상황만 보고 현실적인 판단을 한다는데 있다. 어릴 적 눈 내린 운동장에서 발만 보고 걸으니 발자국이 삐뚤삐뚤하였으나 국기게양대를 보고 걸으니 가지런한 발자국이 찍힌 것을 본 적이 있다. 무릇 개인이나 단체, 국가는 멀리 보는 혜안(慧眼)이 있어야 한다. 죄라는 것도 눈앞의 것만 추구하다 생기는 것이 아닌가?

교회 내에서도 근시안적인 결정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모 교회는 얼마 전 수천만 불을 들여 교육관을 구입했으나 일주일에 고작 하루 반 사용하는데 그쳐 대표적인 헌금 낭비의 사례로 목회자들 가운데 회자(膾炙)되고 있다. 그 교회의 지도자들이 앞을 더 멀리 보았으면 그 막대한 자금을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거나 그 건물을 더욱 폭넓은 용도로 사용할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발을 녹인다고 언 발에 오줌을 누는 식으로 살면 장래가 캄캄한 법이다. 순간의 이익을 따르는 인간관계를 추구한다면 결국 홀로 남는 외로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생이 전부인 줄 알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생애가 끝나는 날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멀리 보고 영생을 준비하는 것이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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