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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 아래서](31) 손해 보는 사랑이 세상을 바꾼다  

[무화과나무 아래서](31)  손해 보는 사랑이 세상을 바꾼다  

궁인 목사(휴스턴 새누리교회)

손해 보는 사랑이 세상을 바꾼다  

지난 호에서 진짜 사랑에 대해서 말했다. 정말로 우리는 진짜 사랑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당연 진짜 사랑을 해야 한다. 진짜 사랑의 좋은 예를 찾다가 컴패션 대표인 서정인 목사의 ‘고맙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책 중간쯤에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읽고 내가 얼마나 가짜 사랑에 익숙한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병원에서 서정인 목사에게 연락이 왔다. 백혈병에 걸린 여자아이가 있는데, 골수를 이식해 줄 수 있느냐는 전화였다. 예전에 골수 기증을 신청했기 때문에 기꺼이 골수를 이식해 주기로 했다. 골수 이식 수술을 위해서, 전신 마취를 하고, 척추에 구멍을 뚫고 골수를 뽑았다. 그런데 그만 의료 사고가 발생해서, 목숨을 잃을 뻔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아이와 서 목사 모두 회복된다. 

그런데 5개월 뒤에 다시 병원에서 연락이 온다. 아이의 백혈병이 재발했다는 것이다. 서 목사가 골수를 이식했기 때문에 오직 서 목사만 다시 기증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아이 부모의 심정이 어떨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듣고만 있었단다. 병원 관계자는 다시 이식해도 완치될 확률은 1%도 안 되기 때문에 거절해도 된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지난번 의료 사고도 있고, 성공 확률도 낮아 선뜻 결정할 수 없어 주변 사람들과 상의하였는데, 아내도, 친척 의사도, 직원들도 수술을 말렸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상의할 때마다 ‘목사님 충분히 하셨어요, 더 고생하지 마세요’라며 말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렵다고 병원에 연락하였다. 

그러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어린이를 돕는 사역을 하는데 어떻게 마음이 편할 수가 있었겠는가. 그래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골수 기증 관련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왜냐면 사람들의 ‘할 만큼 하셨어요, 두 번 기증하는 것은 무리입니다’라는 위로의 말을 듣고 싶고, 두 번 기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면죄부를 사람들의 위로를 통해서 받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다 해외 단기선교 중에 어떤 장로님과 골수 기증 관련 이야기를 또 나누게 되었는데, 그 장로님은 ‘그 정도면 충분해요’라는 기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목사님 그래도 하셔야 합니다’라며 서 목사를 강하게 권면했다고 한다. 철렁 내려앉은 가슴으로 서 목사가 ‘아니 장로님 제가 또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니, 그 장로는 ‘아이 부모의 심정은 지금 말할 수 없이 아플 것입니다. 목사님이 기증한다면, 살고 죽고를 떠나서 그 아이와 부모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 사랑을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라고 강하게 재기증을 요청했다고 한다.  

서 목사는 호텔로 돌아와서 다시 기도했고, 그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만약 그 여자아이가 네 친딸이라면 너는 그 아이를 포기할 수 있느냐? 설사 1%의 가능성밖에 없다고 해도 포기할 수 있느냐, 그 아이는 내 것이다.’ 

결국, 하나님의 응답에 순종해서 서 목사는 귀국하자마자 골수 이식을 했다. 그리고 아이 부모에게 ‘부끄러운 목사’라는 제목으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편지로 써서 보냈다고 한다. 목사로서 특별히 어린이 양육기구 대표로서 온갖 구실로 못하겠다고 했을 때, 아이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애간장이 탔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과 그 장로님을 통해서 하나님의 마음과 진짜 사랑을 배우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자신을 살펴보면서 썼다고 한다.  

수술 후 아이 부모에게서도 편지가 왔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골수이식 수술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목사님이 이야기하는 예수님이 누군지 모르지만 매달리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그 후 아이는 건강하게 회복되었고 아이와 부모는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은 성공 확률이 1%도 안 된다고 했지만, 진짜 사랑이 기적을 만들었다. 그렇다. 손해처럼 보이는 사랑이 기적을 만든다. 그런데도 우리는 적당히 사랑할 때가 많다. 불순한 동기로 사랑을 흉내 낼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진짜 사랑이 아니다. 진짜 사랑은 독생자를 내어놓으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랑이다. 때로는 손해 보고, 때로는 말이 안 되는 사랑을 하는 것이다. 죽여야 하는 원수를 사랑하고, 오른뺨뿐만 아니라 왼뺨도 맞으려고 내놓고, 겉옷을 달라고 하면 모든 것을 내어 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다. 사랑할 수 없으니까 사랑하는 것이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막 12:30-31)’  

별것 아닌 나에게 모든 것을 거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는 것, 이 손해 보는 사랑이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럴 때, 요한복음 13장 34~35절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는 말씀처럼, 세상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인 줄로 알게 되는 것이다. 지금부터는 손해 보면서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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