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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 아래서](26) 메리 크리스마스!

[무화과나무 아래서](26)  메리 크리스마스!

궁인 목사(휴스턴 새누리교회)

메리 크리스마스 !

성탄절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아기 예수 or 산타클로스” 

‘아빠, 산타크로스 할아버지는 우리가 착한 일 한지 어떻게 알아?’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이번에는 어떤 선물을 주실까?’ 

세 아이의 아빠로서 성탄절이 가까워 오면 반드시 듣게 되는 ‘아이들의 기대와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저도 모르게 ‘착한 일 많이 했으면 좋은 선물 주시겠지’라고 대답하는 동시에, 속으로는 올해는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어야 하나 고민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탄절은 예수님의 생일인데, 선물 주는 산타크로스만이 기억되고 있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세상을 구원하러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아기 예수님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선물’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만을 기억하는 성탄절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아기 예수의 희생으로 구원을 얻은 우리에게는 너무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성탄절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빨간 옷을 입고 멋스러운 하얀 수염을 기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기원에 대해서 다루는 것이 얼마나 우리가 이상한 성탄절을 보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산타클로스에 대해서 정확히 알게 되면, 인류를 위해 말구유에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축복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산타크로스는 대부분 알고 있는 것처럼 세인트(saint, 성) 니콜라스의 이름이 변해서 산타클로스가 된 것입니다. 4세기경, 지금의 터키 지역에 니콜라스라는 인물이 살고 있었습니다. 니콜라스는 마음씨가 착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선행을 베풀었고 신앙적으로 경건한 삶을 살다 일생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성자로 칭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성 니콜라스의 이야기는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고, 그곳으로 이주했던 네덜란드인들이 세인트 니콜라스의 이름을 ‘산테클라스’라고 부르면서 결국 산타클로스로 명칭이 정착되게 되었습니다. 

초기의 세인트 니콜라스의 이미지는 사진과 같이 성자다운 마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카콜라 회사에서 세인트 니콜라스의 이미지를 변형시켜 마케팅에 사용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산타클로스의 이미지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성 니콜라스 vs. 산타 클로스

코카콜라는 1920년대까지만 해도 겨울에는 사람들이 마시지 않는 음료여서 겨울철에는 30% 이상 매출이 급감하였습니다. 그래서 코카콜라 회사에서는 전략회의를 열게 되었고, 회의 결과 그들의 선택은 산타크로스 마케팅이었습니다. 코카콜라에 새겨진 로고가 빨간색인 점에 착안해 산타클로스의 옷을 빨간색으로 입혔고, 과거의 근엄하고 마른 이미지를 없애고 여유 있는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배 나오고 웃음 짓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코카콜라의 거품을 상징하도록 하얀 수염을 얼굴 가득 붙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이 한 음료 회사의 광고 마케팅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놀랍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멋스런 빨간 옷과 너그러운 웃음을 가진 산타클로스가 성탄절의 전부인 것처럼 우리 자신들도 자연스럽게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탄절은 아기 예수님이 우리 모두를 구원하고자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신 축복의 날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공생애 당시에 사회적인 약자들과 소외당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서 노력하신 것을 생각한다면, 반짝이는 성탄 트리와 감미로운 캐롤, 멋진 선물, 그리고 산타클로스로 우리의 성탄을 보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낮고, 어두운 곳, 아파하는 곳,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돌아보는 것이 진정한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억하고, 우리에게 구원을 주신 그분의 제자로 사는 삶일 것입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산타클로스보다 아기 예수를 기억하고, 받을 선물보다는 주는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 따뜻한 예수님의 생일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이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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