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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牧會斷想]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목회단상 牧會斷想]</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span>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사랑의 아름다운 생명력과 함께 애잔한 아픔이 파도처럼 인다. 돈 벌어 오겠다고 떠난 남편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수없이 지나는데 감감무소식이다. 기다리다 낙심되어 기도하며 약속을 믿고 또 기다리기를 거듭해도 소용이 없다. ‘천국에 먼저 간 것은 아닐까?’ 불길한 생각에 ‘그렇다면 거기서 만나리’ 약속을 확인하며 부르는 애처로운 노래가 질문을 일게 한다. 페르귄트는 왜? 저토록 목마르게 기다리는 아내의 사랑을 외면한 채 외로운 방랑생활을 했을까? 번 돈 모두를 해적에게 빼앗겨 빈털터리가 된 신세로 아내를 만날 용기가 없었던 것일까? 왜 사랑의 묘약 효과가 절실한 순간에 아내를 슬픈 노래만 부르게 했을까? 연이은 질문을 하다 대면 예배가 어려워 신앙의 위기를 느끼는 시대에 새롭게 해야 할 일 하나가 깨달아진다.

미완된 작품 같은 연약한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태어나고 먹고 배출하며 생존하는 생명력이 사랑 안에서 생성된 힘에 의존해 살아가게 지음받았는가 보다. 사랑받음으로 실패와 억울하게 받은 상처가 치료되고, 어려움과 절망감과 연약함을 극복할 동력을 얻고, 못된 것에 노예 된 영혼이 자유해지고, 야생적인 성품이 훈련받아 우아해진다. 그리고 주어진 은사를 마음껏 발휘하며 존재 가치와 행복을 누린다. 하지만 페르귄트는 이러한 솔베이지의 사랑을 슬픈 노래가 되게 하곤 마지막 순간 짧게 맛보고 세상을 떠난다.

생명 있는 모든 것은 무언가를 먹고 배출하며 자라듯 사랑도 소통을 먹고 자라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상대의 존귀함과 다름을 인정하고, 듣고 표현하며 진리 안에 있는 사실관계와 상대를 바르게 이해하고, 신뢰를 크게 하면서… 이렇게 하나님은 우리에게 잘 익은 사랑 안에서 주신 탤런트를 신나게 발휘하고 행복을 누리게 하려고 가정을 주셨는데 가정의 기능을 활용하는 가족은 그리 많지를 않다. 먹고 싸는 것만 생각하는 유아로 시작하여 어린이 사춘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와 남녀의 다름 때문에 소통하지 못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과 딸 며느리 사위 그리고 손주들의 서로 다른 이기적인 가족의 셈법과 기대에 따른 서운함에서 오는 갈등을 크게 하면서….. 대신 사랑하여 가까이할 수밖에 없는 가족을 미워하고 실망하면서 아픔을 배로 겪기 일쑤다. 받은 은혜는 알지도 못하고 오해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실망하여 상처를 주고받으며…..

이런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족을 강제로 가깝게 지내게 하여 불화에서 겪는 신음 소리를 들으며 진리와 각자의 지식과 입장과 감정을 나누며 드려지는 가정 예배의 절실함이 새로워진다.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말씀 선포와 감정을 자극하는 데서 받는 은혜로운 예배에 길들여져 있고, 이를 위해 교회의 대형화를 추구하며 종속적이고 의존적이며 상업화되었다는 인식으로 교회가 신뢰를 잃고, 대면 예배가 어려워지는 시대에 더욱…….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예배의 틀을 벗고 나눔 가운데 드려지는 예배를 활성화시켜야 할 때가 되었다.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말씀에 관하여 질문하고 답하며 진리에 더 깊은 이해를 하게 하고,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진리에 대입하여 해석하고, 서로의 입장과 감정, 상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누며, 숨겨진 은혜와 권위를 깨달으며, 자녀를 위한 구체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서로 다른 남녀와 세대차이를 이해하며, 희생하며 섬기는 가운데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며 삶이 예배되게 하는 교회가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다.

‘정직한 자가 하나님을 볼 것’이라는 말씀이 경험되는 진실을 나누며 드리는 가정 예배를 마치고 한 상에 둘러앉아 식사하며 모두 마칠 때까지 기다려 주며 배려하는 사랑을 느끼게 된다면, 그리고 그 사랑의 힘으로 세상에 나가 어려움을 복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이것이 성공한 신앙생활이고 인생이 되는 것 아닐까?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연이은 질문들의 답이 선명하게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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