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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
안톤 체호프의 “우유부단한 사람”

<span style=" font: bold 0.7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안톤 체호프의 “우유부단한 사람”</span>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대표)

안톤 체호프의 “우유부단한 사람”

가난한 가정교사가 월급 받는 날입니다. 주인은 자신의 서재에서 가정교사 “율리야 바실리예브나”와 같이 앉아서 월급 정산을 합니다. 그런데 계산이 만만치 않습니다. 가정교사가 생각하는 월급과 주인이 기억하는 월급이 다릅니다. 가정교사는 한 달에 40루블로 기억하는데 주인은 30루블이라고 우깁니다. 장부에 그렇게 적혀 있다고 주인은 강변합니다. 주인의 강변에 가정교사는 마지못해 수긍합니다. 한마디 말도 못 합니다.

또 문제가 있었습니다. 날짜 계산이 다릅니다. 가정교사는 두 달 닷새 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인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 장부를 내밉니다. 장부에 그렇게 적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두 달간에 있었던 9번의 일요일을 뺍니다. 그리고 휴일이라 공부하지 않았던 세 번의 휴일도 뺍니다. 그러니 가정교사 월급을 줄 날짜가 확 줄어들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논리였지만 주인은 거침이 없습니다. 가정교사는 말도 안 되는 주인의 논리에 당황해 얼굴을 붉힙니다. 그러나 한마디 말도 못 합니다.

주인의 날짜 계산은 계속됩니다. 가정교사가 치통이 있어서 공부를 못한 날들이 3일이었습니다. 그 3일도 제합니다. 심지어 주인의 딸 즉 학생이 아파서 공부 못한 날들도 계산에서 뺍니다. 가정교사는 80루블 이상을 기대했었는데 41루블밖에 안 됩니다. 가난한 가정교사는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녀의 턱이 떨리고 신경질적으로 기침을 했고, 코를 풀었습니다. 그러나 한마디의 말도 못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주인의 계산은 계속됩니다. 가정교사가 신년에 찻잔을 깨뜨린 것을 들추며 또 2루블을 제합니다. 그리고 딸이 나무에 올라갔다가 딸의 코트가 찢어진 것도 선생님의 감독 소홀로 책임을 돌리며 또 10루블을 제합니다. 하녀가 딸의 신발을 훔친 것도 문제 삼습니다. 가정교사에게 돈을 주면서 고용한 것이니 딸의 모든 것을 보살피고 지켜봐야 한다며 책임을 물어 또 5루블을 제합니다. 이렇게 계산하니 가정교사의 월급은 형편없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주인의 잔인한 계산은 계속됩니다. 1월 9일에 가정교사가 10루블을 빌려갔다고 주장합니다. 가정교사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하니 장부를 보이며 적혀 있다고 말합니다. 가정교사는 빌린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장부에 적혀 있다는 말에 얼버무리며 말하지 못합니다. 주인은 “41루블에서 다시 27루블을 제하면 14루블만 남는군요.”라고 말합니다. 어처구니없지만 가정교사는 아무 말도 못 합니다.

주인의 이 말에 가정교사는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입니다. 길고 아름다운 코에 땀이 솟아났습니다. 가정교사는 불쌍했습니다. 오히려 가정교사는 ‘주인님! 저는 주인님께 한번밖에 빌리지 않았습니다. 3루블을 한번 빌렸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주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아! 제가 잊고 있었군요. 그것도 제합시다.’하며 또 3루블을 뺍니다. 주인의 계산은 악랄한 계산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다 제하고 나니 11루블이 남습니다. 주인이 11루블을 챙겨 두 달 월급이라고 가정교사에게 건네줍니다. 그 돈을 떨리는 손으로 받은 가정교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메르시”(감사합니다!) 합니다.

그런데 그때 주인이 정색을 하며 “대체 뭐가 메르시(감사)란 말이요?” 주인이 묻습니다. 불쌍한 가정교사가 말합니다. “돈을 주셔서…” 기가 막힌 주인이 말합니다. “여보시오! 나는 당신의 돈을 거의 빼앗고 강탈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소. 젠장! 나는 당신의 돈을 훔쳤단 말이오! 대체 뭐가 메르시란 말이오?” 주인의 말을 듣고 있던 가정교사가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아예 한 푼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주인이 계속해서 말합니다. “한 푼도 못 받았다고요? 당연히 그랬겠지요! 당신에게 혹독한 교훈을 주기 위해 장난을 좀 쳤습니다. 미안합니다. 저는 당신이 받아야 할 80루블의 봉투를 미리 다 준비했습니다. 제가 80루블을 드릴 것입니다.”

주인은 이어서 말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참 답답한 사람입니다. 왜 내게 대항하지 않습니까?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까? 왜 자기주장을 하지 못합니까? 그렇게 제대로 할 말을 못 하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우유부단해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이런 주인의 말에 가정교사는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녀의 얼굴에서 ‘살 수 있습니다!’하는 표정을 주인은 읽습니다. 주인은 그녀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혹독한 장난을 친 것을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는 그녀에게 두 달간의 가정교사 월급 80루블을 건넸습니다. 그녀는 수줍게 고맙다고 말하며 주인 앞을 떠났습니다. 주인은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은 쉽구나!’

이상은 단편의 거장 체호프의 단편소설 ‘우유부단한 사람’의 줄거리입니다. 체호프는 의사요 작가입니다. 그는 ‘의학은 나의 아내요, 문학은 나의 애인이다.’라고 말하며 두 분야에 충실했지만 그는 주로 작가로 살았습니다. 그는 의대생 시절 용돈을 위해 글을 썼고, 그 후 수많은 단편 작품을 남긴 작가로 성공합니다. 또 체호프는 의사로 모스크바 교외에 살면서 이웃 농부들의 건강을 돌보기도 하고, 마을에 학교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안톤 체호프는 힘을 가진 “갑”들이 자신의 힘으로 악하게 “갑질”하는 것을 통렬하게 고발합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처럼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갑질하고 주장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을”들에게 말하라고 도전합니다.

작품의 메시지처럼 “을”들이 말해야 합니다. 자기 권리를 주장해야 합니다. 작가는 화자의 입을 빌어 말합니다. “왜 대항하지 않습니까?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까? 왜 자기주장을 하지 못합니까?” 대항했던 선배들이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목숨 걸고 싸웠던 사람들이 자유 민주주의를 쟁취했습니다. 민주주의 역사는 건강한 대항의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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