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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
A. 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

<span style=" font: bold 0.7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A. 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span>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대표)

A. 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

스코틀랜드 어느 바닷가 마을에서 ‘프랜시스 치셤’이라는 어린아이가 성장합니다. 근엄한 가톨릭 신자 아버지와 상냥하고 자상한 기독교 신자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았는데 졸지에 고아가 됩니다. 폭풍우 치던 날 밤 개울을 건너던 부모님이 익사 사고를 당한 것이었습니다. 고아가 된 소년은 먼 친척 폴리 아주머니 집에서 자라며 폴리 아주머니의 딸 노라를 사랑합니다. 폴리 아주머니는 프랜시스를 잘 보살펴 주었고 신학교도 보내 줍니다.

프랜시스는 신학교 재학 중에 남몰래 사랑했던 노라 때문에 방황을 합니다. 그녀가 사생아를 출산하고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이는 청년과 결혼한다고 합니다. 더욱이 노라가 결혼식 전날 자살을 함으로 프랜시스 치셤은 큰 충격을 받습니다. 자신을 키워준 폴리 아주머니 집안의 몰락과 사랑했던 노라의 죽음을 보면서 치셤은 정신을 차리고 사명감을 갖습니다.

어릴 적 친구 안셀름 밀리는 뛰어난 언변과 처세술로 인정과 칭찬을 받으며 신부가 되고, 신부로서 승승장구합니다. 신부들이 선망하는 요직들을 두루 거칩니다. 밀리 신부는 대단한 언변술과 처세술 그리고 신도를 모으는 비상한 재주를 가졌습니다. 따르는 신도들도 상당히 많았고, 동료들에게도 인정을 받습니다. 그는 세상적 기준에서 성공적인 신부 생활을 합니다.

반면 프랜시스 치셤은 신학교를 다니면서 이런저런 사건과 사고에 휘말립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사고뭉치로 취급하지만, 신학교 교장 러스티 맥 신부는 프랜시스의 내면을 알아주고 그를 감싸줍니다. 사실 신학교 졸업도 어려웠지만 교장의 도움으로 겨우 신학교를 졸업합니다.

프랜시스 치셤은 신부 서품 후 탄광촌 성당 보좌신부로 임명받아 성심껏 일합니다. 하지만 열등감 가득한 본당 신부의 미움을 받아 다른 성당으로 강제 전출당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또 주임 신부와 갈등을 겪고 가제 전출을 당합니다. 결국 프랜시스 치셤 신부는 천덕꾸러기가 되어 오갈 데가 없는 신세가 됩니다. 그때 또 신학교 교장이었던 러스티 맥이 주교로 등장하여 도와줌으로 중국 선교사가 됩니다.

1902년, 중국 내륙의 오지, 파이탄은 정말 열악했습니다. 부임 직전 교구 해외 선교부에서 들은 파이탄 사정은 좋았습니다. 성당과 사제관이 건축되었고, 신자도 4백 명이나 있다고 듣습니다. 그러나 정작 도착해보니 상황은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성당 건물은 흔적도 없고, 자칭 마지막 신자라고 말하는 왕씨 부부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왕씨 부부도 사기꾼이요 도둑이라는 것이 밝혀져 곧 내보내고 신자가 한 사람도 없는 사역을 시작합니다.

쫓겨난 왕씨 네와 주민들의 방해와 위협이 만만치 않지만 치셤 신부는 굴하지 않고 의료 진료소를 운영합니다. 그는 의사는 아니지만, 신학교 시절에 응급치료 강습을 받아 자격증을 받았습니다. 선교지에서 의료 진료소를 운영할 자격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료소에서 간단히 소독만 해줘도 환자들이 완쾌됩니다. 한 번은 팔이 부어 사경을 헤매는 부호 챠씨의 외아들을 치료해주었더니 챠씨가 땅을 기증해 그 땅에 성당을 건축합니다.

파이탄에서 선교하면서 치셤 신부는 많은 일들을 경험합니다. 이런 일들을 통해 치셤 신부의 신앙과 인격이 드러납니다. 한 번은 주교 대리로 밀리 신부가 사찰 방문을 했는데, 방문 바로 전날 큰 폭우로 홍수가 나서 성당이 무너집니다. 밀러 신부는 친구 치셤 신부를 모욕하고 조롱하고 돌아갑니다. 망연자실한 치셤 신부는 무너진 성당 잔해 위에 멍하니 앉아 있습니다.

그때 그 지역 수녀들의 대표인 베로니카가 치셤 신부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자신의 오만과 고집 때문에 신부님을 인정하지 못했음을 용서해 달라는 것입니다. “벌써 몇 주일 전부터 사죄해야 한다고 결심하고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해서 속상했는데. 신부님의 구두끈도 풀 자격이 없는 천하고 속된 인간(안셀름)이 신부님을 모욕 주고 책망할 때 저 자신도 참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제 자신이 더욱 미워질 뿐이에요. 저를 용서하세요.” 이런 베로니카의 고백을 듣고 치셤 신부는 밀러로부터 받은 충격에서 벗어납니다.

또 중국에 페스트의 창궐로 온 국민이 신음할 때 고향 친구인 의사 탈록이 파이탄에 의료지원을 나옵니다. 열심히 의료지원 활동으로 사람들을 살리던 탈록은 페스트의 기운이 끝나갈 무렵 페스트에 감염됩니다. 그가 병상에서 친구 치셤 신부에게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고백하자 치셤은 구원은 경전 지식이나 입술의 고백이 아닌 하나님의 일을 행하는 삶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소위 삶으로 고백하는 신앙을 말하는 종교다원주의 입장을 따르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이 소설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입니다.

세월이 흘러 늙고 쇠약해진 치셤 신부는 고향으로 돌아와 성당 주임 신부로 사목을 하면서 어릴 적 친구이자 마음의 연인이었던 노라의 아들을 돌보며 지냅니다. 그러나 말년의 사목 활동도 평화롭지만은 않았습니다. 치셤 신부의 스스럼없는 행적이 종단의 정책에 반하여 문제가 됩니다. 급기야 교구청은 슬라브 신부를 치셤 신부 행적 조사관으로 파견합니다. 치셤 신부의 삶과 사목활동을 조사하던 슬라브 신부는 치셤 신부의 삶을 보고 오히려 감동을 받고 존경하게 됩니다. 그는 치셤 신부에 대한 평판은 오해라고 결론 내리고 작성하던 보고서를 찢습니다. 치셤은 삶의 보람을 느끼며 삶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납니다.

이상은 영국의 의사이자 소설가인 A. J. 크로닌의 대표작 ‘천국의 열쇠(The Keys of Kingdom)’의 줄거립니다. 크로닌은 기독교 신앙과 천주교 신앙을 동시에 물려받았지만 천주교 신자가 됩니다. 그래서 천주교 배경의 작품들을 남깁니다. ‘천국의 열쇠’도 천주교 배경입니다. 그러나 교리 갈등이 첨예했던 당시 천주교가 배신감을 느낄 만큼 친 기독교적 작품입니다.

천국의 열쇠는 참 신앙과 인생을 가르칩니다. 섬김으로 실천되는 신앙의 힘을 소개합니다. 아울러 치셤 신부와 밀리 신부의 대비를 통해서 참된 성공을 보여줍니다. 깔끔한 처세로 승승장구하는 밀러보다 섬김과 나눔으로 좌충우돌하는 치셤 신부가 더 성공적이라고 천국의 열쇠는 웅변합니다. 우리 위해 지신 주님의 십자가에 걸맞은 삶과 신앙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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