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근 목사의 신앙 & 삶]

“그래도”와 “그렇군요”

 

어떤 교수 부부에게 다섯 살짜리 딸이 있었는데 그 딸을 “그래도”란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무슨 말이건 말끝에는 꼭 “그래도”라는 토를 달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이빨이 검게 썩어 들어가는 것을 보다 못한 엄마가 더 이상 사탕을 먹지 못하도록 그 딸을 타일렀습니다. “사탕을 먹으면 이빨이 썩고, 이빨이 썩으면 치과에 가야 하고, 거기 가면 매우 아프니 아예 사탕을 먹지 않는 게 좋겠구나.” 엄마의 설명이 너무 질서 정연했기에 그 딸은 그 논증의 단계마다 “응, 응”하고 수긍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론이 끝나고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 하면 그 딸은 영락없이 “그래도”를 내뱉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애써 쌓아 놓은 설득의 탑이 “그래도” 한마디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고, 모든 것은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린아이에게만 발견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도 동일한 반응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진리 앞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심지어 순종의 결단까지 합니다. 그러나 막상 상황이 닥치면 “그래도”를 연발합니다. 이런 모습으로는 주님의 뜻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하나님의 비전을 이루는 사람은 “그래도”의 상황 앞에서 그것을 “그렇군요”(Amen)의 응답으로 바꾸는 자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예수님입니다. 그분의 생애는 아버지 앞에서 철저하게 “그렇군요”의 삶이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그가 드린 기도도 어쩌면 “그래도”와 “그렇군요”의 투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끝내 “그렇군요”를 대답하심으로 구속사의 큰 뜻을 이루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그래도”를 외치고 싶은 정황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군요”의 자세로 하나님의 뜻을 순종할 때 더 큰 축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건축도, 선교도, 주일학교 사역에도 “그렇군요”의 일꾼들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이건 “아멘”으로 순종할 때 하나님 사이즈의 기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