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잘못된 교육열이 아쉽습니다
요즈음 제가 있는 휴스턴에서도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어릴 때부터 과외를 여러 개 한다는 말도 들리고, 방학 때가 되면 자녀들을 한국으로 보내서 SAT를 집중적으로 받게 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우리 중에 많은 분들은 한국의 그런 왜곡된 교육 문화가 싫어서 미국으로 오신 분들이 많은 줄로 아는데, 왜 이곳에 와서도 똑같은 전철을 밟으려고 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자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보통 공부 잘하는 부모 밑에서 공부 잘하는 자녀가 나오는 법인데, 그 이유는 머리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하는 법을 전수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이 어릴 때부터 예습과 복습을 통해서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도록 공부하는 습관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특별히 수학처럼 기초가 중요하고 한번 밀리면 따라가기 어려운 과목은 기초가 잘 놓이도록 봐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런 중요한 과목을 힘들어할 때, 부모가 봐줄 수 없으면 필요에 따라 과외를 시킬 수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런 수준을 넘어서 오케스트라를 하는 자녀를 First Chair에 앉히겠다는 욕심으로 과외를 시키고, GT Class에 넣기 위해서, 또는 월반을 시키기 위해서 과외를 시키고, 아이비리그에 보내겠다는 욕심으로 어릴 때부터 과잉 과외를 시키는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대학은, 특별히 아이비리그는 어릴 때부터 창의력을 기르고,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키우고, 공부에 대한 재미와 도전 정신을 키운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는 곳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가 주도하는 과외로 길들여지고, 단기간에 SAT 점수를 올린 학생들은 들어간다 하더라도 경쟁에서 이겨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도, 창의력도 키우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그런 과정 가운데 공부에 대한 도전 정신과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자녀의 실력에 비해 턱에 차도록 일류대학에 보내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면 여유를 가지고 공부하면서 본인이 좋아할 수 있는 전공을 찾아가야 하는데, 버거운 일류대학을 갈 경우 처음부터 경쟁에서 살아남는데 급급해서 대학 시절을 고통스럽게 보내게 됩니다. 그보다는 어느 정도 도전이 되는 학교를 선택한 후 필요시 대학원을 좋은 학교로 진학하는 등 그다음 목표를 찾아가면 좋을 텐데 처음부터 버거운 대학에 가서 일찍부터 공부에 질려버리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들이 미국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 주고, 행여나 우리가 또다시 한국과 같은 교육 문화를 만들어 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녀들이 자라면서 책도 많이 읽고, 여행도 하고, 여러 가지 봉사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무엇보다도 충실한 교회 생활을 통해서 성실한 신앙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집을 떠날 때까지 신앙의 기초만 잘 다져 놓으면 그리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하나님과의 동행을 통해서 길을 잘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교회도 우리 자녀들이 성숙한 신앙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더욱더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