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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18)
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⑤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홍 사모의 ‘교회 장애교육’(18)</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⑤</span>

홍경아 사모(미주)
아리조나한인교회, 현 공립초등학교 특수교사

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반항왕” 나는 적대적 반항장애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그동안 “분노왕”, “기분왕” 등의 지구인들을 다루어 왔는데, 오늘은 ‘적대적 반항장애’ 즉 반항왕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지막 시간이다. ‘분노왕’, ‘기분왕’ 그리고 ‘반항왕’들의 공통점은 화를 잘 낸다는 것 그리고 가끔 양념으로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될 수 있겠다. 이 분야의 왕이 되려면 그들의 분노, 기분 그리고 반항이 공부에 방해가 되고 일상생활에 심한 피해를 주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이들과 부딪혀보면서 느끼는 반항왕과 다른 왕들의 차이점은 바로 말솜씨라고 하겠다. 반항왕들은 굉장히 뛰어난 화술을 가지고 있다. 때때로 고급 단어를 사용하고, 그럴싸한 논리를 구사한다. 한마디로 개똥철학의 대가이다. 그래서 반항왕들은 왕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처럼 보인다. 장애가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말을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그들의 논리에 말려들어가거나 아니면 ‘반항왕’들을 말로써 잘 설득시켜 보려는 어설픈 시도를 하게 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다. 다음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여성이 “사람들은 진실을 제대로 다룰 줄 몰라요.”라고 주장하며 말 한 내용이다. 반항왕들의 개똥철학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사람들은 현실(진실)을 잘 다루지 못해요. 예를 들면요, 제가 학교에서 담배를 펴서 진로 지도 선생님께 불려 갔거든요, 그런데 그 선생님은 엄청난 뚱보였어요.”

“그 선생님께 ‘뚱보’라고 직접 말을 했니?”

”물론이죠. 몸이 호박처럼 뚱뚱해서 걸을 때마다 숨을 헐떡이던걸요.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는 공공건물에서 담배를 펴서는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할 사람은 바로 그 호박같이 엉덩이가 뚱뚱한 선생님이라고요. 저는 숨을 아주 잘 쉬어요. 숨 쉬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요. 전 호흡에 전혀 지장이 없는데 왜 담배를 펴서는 안 된다는 거요? “

“선생님을 호박 엉덩이라고 부른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니?”

“아니요, 전혀요. 그 선생님이 먼저 시작한 일이잖아요. 저를 애 취급하면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둥 소리를 지껄이잖아요. 자기가 뭔데 저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죠? 이건 모두 그 ‘호박 엉덩이 선생님’ 탓이에요.”

뭔가 그럴싸하지 않은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맞아, 왜 선생님은 너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지?”라고 맞장구를 치게 되거나 아니면 “너는 아직 미성년이고 또 흡연은 너뿐만 아니라 타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단다”라는 설득을 시도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너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겠구나”라며 벌컥 화를 내게 된다. 이 반항왕들이 말을 이렇게 잘하니 글도 분명 잘 쓸 것이라는 선입관도 가지게 된다. 그들의 말솜씨와 글솜씨 사이에는 커다란 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리고 아무리 말로 설득하려고 해도 설득이 안 되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이들의 반항은 단순한 반항을 넘어서서 ‘장애’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적대적 반항장애”라는 장애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반항왕’들을 만나면, 대한민국 어르신들이나 엄격한 선생님들은 “이 녀셕들은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 요즘 엄마, 아빠들이 매를 들지 않고 아이들 기 살리기에만 열중해서 이런 이상한 인간이 등장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장애가 없는 학생이 반항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생각이 맞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보통의 학생들의 경우 손바닥 1~2대, 일 년에 1번 내지는 2번 정도의 체벌이라면 ‘체벌의 효과’를 충분히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여러 차례 경고와 타이름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에게 욕을 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경우, 상습적인 컨닝, 도벽 등등의 경우 말이다. 학생들의 경우, 선생님이 말로만 체벌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심각한 경우 진짜 체벌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학생들은 선생님의 권위 앞에 꼬리를 내린다.

그런데 나의 자녀가 또는 내가 맡은 학생이 ‘반항왕’이라면 체벌은 그들을 더욱 강력한 반항왕 또는 반항왕에 분노왕 파워가 가미되는 무시무시한 존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반항왕들은 손바닥 1~2대, 일 년에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의 체벌로는 그들의 개똥철학이나 비뚤어진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그들의 반항을 체벌로써 잠재우려면 엄청난 폭력이 가해져야 한다. 이것은 비윤리적이고 이미 교육의 목적을 벗어난 것이 되므로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반항왕의 복수심을 자극하게 되므로 전혀 효과가 없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들의 ‘반항’하는 성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방법도 아니다. 그래서 반항왕들을 교육할 때에는 지난주에 설명했던 방법들, 규칙 정하기, 보상제도 마련하기, 생활환경 단순화하기 등등의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다.

반항왕, 분노왕 그리고 기분왕 이들 3대 천황을 돕기 위해서는 이들의 마음을 잘 보듬고 살펴주어야 한다. 먼저 이들이 각각 어떤 부분에 장애가 있는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들 스스로가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가”를 알아야 한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마라톤보다도 더 긴, 그래서 어떤 일들은 ‘장기 여행’에 비유하기도 하는 긴 과정이다. 즉각적인 효과를 보는 치료 방법이나 교육 처방전은 없다. 그렇다고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 수많은 사람이 이 분야를 연구하고 있고, 새로운 교육 방법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3대 천황과 그 가족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지름길이 아니라 제대로 된 길을 걸을 각오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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