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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
헤르마스의 편지

<span style=" font: bold 0.7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강태광 목사의 문학의 숲에서 만나는 진리의 오솔길]</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헤르마스의 편지</span>

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대표)

헤르마스의 편지

‘헤르마스의 목자’는 2~3세기에 등장한 기독교 문서입니다. 저자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는데, 일부 학자들은 저자를 로마의 감독 피우스의 형제로 주장합니다. ‘헤르마스의 목자’는 한국 교회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문서이지만, 속사도 교부의 문헌에서는 중요한 문헌으로 인정받습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교 성경의 정경이 확정될 때 거의 신약성경으로 선택될 뻔했고 그 내용이 기독교 교회사에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헤르마스의 목자는 초대 교회에서 대체로 권위 있는 문서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레니우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그리고 오리겐은 잠시이긴 하지만 ‘헤르마스의 목자’를 성경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터툴리안도 처음에는 헤르마스의 목자를 명백하게 성경으로 인정했습니다. 나아가 4세기에 아타나시우스도 한때 헤르마스 목자를 성경으로 인정합니다. 이렇듯 중요한 초대 교회 지도자들이 ‘헤르마스 목자’를 성경으로 인정했었던 것입니다.

‘헤르마스의 목자’는 성경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정경 기준에 거의 근접한 문서였다는 사실에 큰 이견이 없습니다. 2세기와 3세기의 여러 문헌에서 ‘헤르마스의 목자’를 영감 있는 서적들 목록에 올려놓았습니다. 비록 이 책이 정경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로마 제국의 여러 지역에서 후기 사도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습니다.

‘헤르마스의 목자’가 정경에서 제외된 이유는 그리스도론(기독론) 때문으로 학자들은 추측합니다. 속사도 교부들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가현설과 영지주의의 이원론 모두를 거부했습니다. 그런데도 속사도 교부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신성과 인성이 어떻게 관계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헤르마스는 육신으로 오신 예수는 성령이 성육신(성령 기독론)하였다는 관점을 취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입장은 이단으로 간주되는데(단성론), 이러한 이유에서 아타나시우스(삼위일체론의 초석을 놓은 자)가 ‘헤르마스의 목자’를 정경에서 제외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시 아타나시우스는 기독론과 같은 난해한 문제 해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경의 결정 기준을 정리하면, 첫째 영감성입니다. 영감으로 기록된 문서이어야 합니다. 둘째, 목적성입니다. 기록된 목적이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에 부합되어야 합니다. 셋째, 신뢰성입니다.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한 인간 저자의 진실성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넷째, 보편성입니다. 교회가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내적인 내용과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보존성입니다. 문서 원본이 성령님의 간섭으로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합니다.

5개의 환상(Visions), 12개의 계명(Mandates), 그리고 10개의 비유(Parables)로 구성된 ‘헤르마스 목자’는 천사가 헤르마스에게 보여준 환상들과 이에 대한 설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설명의 많은 부분은 비유적 형태로 구성되었고,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위한 가르침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헤르마스에게 목자로 나타난 천사는 마치 신약성경의 계시록에 있는 묵시적인 상징주의처럼 헤르마스에게 환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환상의 대부분은 오늘날 이해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현대 교회에 ‘헤르마스의 목자’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헤르마스의 목자’의 중요성은 임박한 박해를 준비하고 그리스도교와 그 반대편인 어둠의 세력 사이의 갈등을 경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헤르마스 목자에서 보여주는 하나님의 자비는 매우 협소하고 제한적입니다. 하나님은 용서하시지만, 끊임없이 용서하시는 분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헤르마스 목자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경우에만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세례(당시 상황을 감안한 용어, 편집자 주)를 받은 후 단 한 번만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쳐서 죽음 직전에 가서야 세례를 받는 다소 황당한 풍습을 낳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보편적인 교회의 관습이 되기에 어려웠지만, 교회는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의 세례교육을 강화하여 회심의 과정을 명확하게 하는데 이바지한 것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입니다.

또한, 헤르마스는 로마 제국에 있는 그리스도교인들을 위해 결혼과 이혼, 부와 돈과 시민권 등의 현안들과 관련하여 다소 경직된 규칙들과 훈계들을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헤르마스의 목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이혼한 이후에 재혼을 금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그리스도인들은 성(sex)생활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합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금욕주의 같은 엄격하고 청교도적인 삶을 강조하는 기조입니다. 아마도 당시 만연한 물질세계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당시 경건한 신앙인들은 금욕적 삶을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속사도 교부들과 후세 교부들도 금욕적 신앙생활을 지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헤르마스는 구원에 이르는 길에 대해 물질적인 유혹에 대한 투쟁, 두려움, 자기 부인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공헌은 3~4세기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도덕적이며 금욕주의적인 삶을 안내했다는 것입니다. 헤르마스의 구원관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이 기록되었던 2세기 이후 교회가 진정한 회개를 강조하고, 새 삶을 강조하는 정신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헤르마스는 신앙인의 삶에 덕과 순종의 미덕의 필요성에 큰 관심을 두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 살피고 있는 교부들의 작품들은 정리가 되지 않았던 교리와 신학의 미숙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바른 신앙을 세우려 했던 신앙 지도자들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교부들은 한결같이 성도들의 신앙을 세우려고 몸부림쳤습니다. 그들은 하나 같이 교회와 성도를 사랑하는 애정이 담긴 작품들을 통해서 교회와 성도의 유익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교부들은 대개 존경받는 지도자들이요 모범적인 신앙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글들은 미숙한 신학을 드러냅니다. 그들의 미숙함은 갈등과 도전이 되어 비판과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갈등과 논쟁을 통해서 더 건강하고 튼튼한 교리가 형성됩니다. 이런 점에서 ‘헤르마스의 목자’는 기독교 교리의 성장과 발전의 과정을 보여주는 훌륭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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