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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목회기고
“사회적 거리” 상황에서의 예배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특별 목회기고</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사회적 거리” 상황에서의 예배</span>

이명희 목사(한국) – 전 침신대 대학원장, 현 생명빛교회 담임목사

“사회적 거리” 상황에서의 예배

지금 우리는 전대미문의 목회적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소위 사회적 거리로 불리는 다른 사람과 2m 혹은 4-5피트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회중예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필자의 교회도 부활절 예배를 교회당에서 모이는 회중예배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결국은 가정에서의 예배로 결정하였다. 부활절이 어떤 절기인데? 하는 마음이 앞서지만, 현실적인 상황에서 교회 평신도 리더십들과 교우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론이었다.

신학교에서 예배학을 담당하는 여러 예배신학자들의 카톡방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토론이 벌어졌다. 과연 각 가정에서 주일예배를 하는 것이 주일성수의 신앙과 주일 회중예배의 원리를 보존하는 가치가 있겠는가? 그리고 몇몇 교회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주님의 만찬 의식에 관하여 교회당에서 회중적인 모임으로가 아닌 가정별로 진행하는 것이 주님의 만찬 원리에 부합하는 행위인가? 하는 것이 주된 토론 내용이었다.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결론은 각 교회 목회자의 분별에 따른 의견과 평신도 리더십들의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방향이 모아졌다. 좀 세게 말하면 ‘각자도생’이란 말이 된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향을 잡아야 할까? 몇 가지 제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교회는 주일에 교회가 정한 장소와 시간에 준비된 순서를 따라 예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안식일을 기본적인 예배의 날로 정해주셨다. 그리고 예배의 장소는 성전이었고, 예배 방식은 여러 제물과 제사법을 중심으로 하여 정해진 규례였다. 신약의 성도들은 안식 후 첫날인 주일에 온 교회가 모여 예배를 하도록 성령께서 인도해주셨다. 물론 이렇게 하신 데는 목적이 있었다. 그것은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집중하게 함이었다. 규례와 율례를 통하여 갖추도록 한 형식의 목적은 정신 차려 하나님께 집중하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이다. 교회는 성도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집중하도록 하기 위하여 회중예배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시행한다. 릭 워렌 목사는 목적이 Purpose Driven Church에서 교회는 회중예배를 통하여 더 힘 있고, 더 따뜻하고, 더 깊고, 더 넓고, 더 큰 교회로 성장하고 성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장과 성숙은 교회가 함께 모일 때 더욱 촉진될 수 있기 때문에 교회는 “모이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성경은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모이기를 힘쓸 것을 권고한다(히 10:25). 회중예배는 보기에 그럴듯하기 위한 행사가 아니다. 푸른 초장과 잔잔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목자를 따라 양 떼가 목자의 음성을 듣고 목자의 돌봄을 받기 위하여 모이는 것이다.

하지만 예배의 다른 국면이 있다. 그것은 예배는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꼭 성도들이 한 장소에 모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집이나 사무실이나 공원, 병원, 군부대, 학교 등등 어디서나 모일 수 있다. 회중예배로 모여야만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감동을 주실 때면 언제 어디서든지 예배할 수 있다. 예배는 일주일에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감동하심을 따라 우리 몸, 즉 우리 삶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산제사로 드려서(롬 12:1) 우리의 삶 전체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제물로 삼아야 한다. 우리는 개인예배, 가정예배, 직장예배, 병원이나 학교나 병영에서 행하는 채플예배, 등등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교회는 회중예배(public worship)와 개인예배(private worship)를 균형 있게 활성화시켜야 한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도 안 되고, 외부적 힘에 의해 방해받아서도 안 된다. 주일성수 신앙을 강조하다 보면 회중예배에 더 큰 가중치를 두는 경향이 있지만 진정한 신앙적 실천은 가정과 일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예배를 결코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예배의 궁극적 목적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체의 행위라고 한다면 그리스도인들은 모여서나 흩어져서나 예배적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힘 있게 살 수 있는 원동력을 공급받는다.

그런데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서 예배 실천에 방해를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만약 외부적 힘에 의해 압력을 받는다면 당연히 배척하고 예배권을 주장하며 신앙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 하지만 교회의 공적인 활동으로 말미암아 건전하지 않은 영향이 교회 내 성도들과 교회 외부 사람들에게 미치게 된다면 교회 자율적 결정에 의해 삼가는 것도 덕스러운 일이다. 하지 말라고 해서 못하는 것과 할 수 있으나 안 하는 것은 다르다. 교회의 의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쳐 공의가 되지 못할 때 자칫 다른 사람들을 실족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절제와 인내의 미덕을 실천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화평을 이루어야 한다.

많은 교회들이 인터넷을 통해 영상예배 혹은 영상설교를 할 것이다. 큰 틀에서 영상예배란 교회의 공예배를 영상으로 보여주고 교인들은 각자의 장소에서 영상을 따라 예배를 진행하는 형태이고, 영상설교란 예배자들이 각자의 장소에서 예배 순서를 진행하다가 설교시간이 되면 영상을 통해 설교를 듣는 형태를 말한다. 교회는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교회적 결정에 의해 차선책으로서 그런 예배 형태를 수용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정상이라든지 원칙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어디까지나 예외적이며 임시적인 상황이다. 교회는 가능한 속히 이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기도하며 힘써야 한다. 그리고 어느 교회가 믿음과 열정에 따라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방도를 취하면서 회중예배를 시행한다면 부러워할 일이지 질시하는 눈으로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가 강조되고 있는 시대 속에서 마음의 거리마저 멀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오히려 SNS를 통해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이 소통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필자는 한 달에 한 번 경복고교 46회 동창생들 중심으로 아침 기도회를 모이고 있는데, 석 달째 모이질 못한다. 하지만 그 대신에 줌이라는 앱을 통해 정해진 시간에 얼굴을 보면서 기도회로 모이는데, 평소보다 참석자가 배나 증가하는 축복을 누리고 있고, 직접 모이게 될 때 열심히 모이자고 뜻을 모으고 있다.

기독교회 절기의 기준이 되는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모든 교회와 성도들께 부활하신 주님의 은혜와 능력이 함께 하시길 빈다. 주님은 사이버 세계 속에서도 주님이시며 높임을 받으실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교회와 성도들이 사이버 세계에 적극적으로 들어가서 복음의 향기를 충만하게 펼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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