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위한 94년의 여정 마쳐, 故 이재희 목사 천국환송예배 거행
“선한 싸움 싸우고 달려갈 길 마쳤노라”… 애도와 감사의 물결
3세대가 함께한 감동의 추모 현장, 신앙 유산 빛나
지난 9월 13일 오후 7시 30분, 향년 94세의 일기로 하나님 품에 안긴 고 이재희 목사의 천국환송예배가 엄숙하고 평안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예배당은 고인을 추모하러 온 교계 지도자들과 성도들, 그리고 3대에 걸친 유가족들로 가득 찼다.
문정주 목사(예루살렘침례, VA)의 집례로 시작된 예배는 묵도와 찬송을 다 같이 부른 후, 정영길 목사(MD지방회 회장)가 기도했다. 이어 태연 로즈 성도가 고 이재희 목사가 살아생전 가장 좋아하는 찬송인 ‘저 멀리 뵈는 나의 시온성’을 조가로 불렀고, 집례자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이후 4명의 손주와 조용회 목사(예루살렘한인침례, VA), 손형식 목사(워싱턴필그림, 은퇴·원로)가 조사를 통해 고인의 삶을 기리며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나눴다. 이어 문정주 목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고,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온 구홍락 목사(사랑제일, VA)와 성도들이 고인의 믿음과 충성, 헌신이 천국에서 해같이 빛나길 소원하며 특별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특히 이 찬양은 38년 전, 고 이재희 목사가 개척한 교회의 성도들이 부른 찬양이어서 감동과 의미가 컸다. 마지막 순서로 이행보 목사(내쉬빌연합침례, TN)가 유가족을 대표해 “아버지의 믿음을 본받아 우리 후손들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귀하게 쓰임 받도록 힘쓰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고, 조성관 목사(VA지방회장)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특별히, 조사에서 손주들(이영은, 윤미림, 문현식, 이겸온)이 들려주는 할아버지와의 추억은 유가족뿐 아니라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고 큰 감동이 됐다. 특히 손자 문현식 형제는 “할아버지는 저희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시고 우리의 꿈을 응원해 주셨다”며 “기도하실 때의 열정적인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손형식 목사는 “이재희 목사님은 필그림교회에 충실히 출석하며 늘 후배 목회자에게 진정 어린 축복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나눴다. 또한 “자녀들이 모두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브라함의 가문과 같이 믿음의 유산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사도 바울이 디모데후서 4장에서 부탁하고 명령했던 말씀이 이재희 목사님의 후손들에게 그대로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위로하며 축복했다.
이날 설교에서 문정주 목사는 딤후 4:7-8절을 본문으로 “이재희 목사님은 참으로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습니다.”라며 세 가지 측면에서 고인의 94년 생애를 조명했다. ▲첫째, 한국과 미국에서 복음을 전하는 데 평생을 바치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회를 개척하고 양육하기 위해 선한 싸움을 싸웠고 ▲둘째, 은퇴 후에도 원로목사로서 교회를 섬기며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의 부르심에 충실하며 달려갈 길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믿음을 지키고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소중한 믿음의 유산을 남겼음을 강조했다.
계속해서 문 목사는 개인적 일화를 통해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방법으로 해야 한다”라는 고인의 목회 철학을 소개했다. 이는 자신에게 목회의 나침반이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유가족들을 향해 “이제 목사님은 하나님 곁에서 안식을 누리고 계십니다. 우리에게는 슬픔의 시간이지만, 천국에서는 기쁨의 시간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그곳에서 다시 만나 영원한 교제를 나눌 것입니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더불어 참석자들에게 고인의 삶을 본받아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 것을 권면했다.
이어진 다음 날(14일) 하관예배는 오후 2시, 고향동산에서 문정주 목사의 집례로 시작됐다. 임헌묵 목사(교회협의회 증경회장)가 기도하고, 요 11:25-26의 성경 봉독 후 이원희 목사(콜럼비아한인침례, 은퇴)가 ‘부활 신앙’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후 가족들은 고인의 시신을 안치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따뜻하게 배웅하고 애도했고, 조나단 파커 목사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고 이재희 목사는 1930년 경북 영덕에서 5남매 중 차남으로 출생했다. 1954년에 하태정 사모와 결혼하여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1959년에 한국침례신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황산침례교회, 대전중앙침례교회, 안동침례교회 등 교회를 개척하고 목회했으며, 1979년에 도미하여 사바나침례교회, 하인스빌침례교회, 버지니아 사랑한인침례교회에서 담임목회를 이어갔다. 1995년에 은퇴했으나 2009년부터 한인예루살렘침례교회에서 원로목사로 섬기다 지난 2024년 9월 10일, 94세의 일기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 강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