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관 목사의 목회의 길에서] “성품적 결함”
이수관 목사 – 휴스턴 서울교회(미주)
“성품적 결함”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성품적인 혹은 성격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결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심각한 교만일 것입니다. 아마도 예수님 외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을 것입니다. 이 결함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지뢰와 같습니다. 평소에는 별로 눈에 띄지도 않고 거기에 그런 함정이 있는지도 알지 못하지만, 갑자기 폭발해 버려서 우리의 삶을 실패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결함은 그냥 두어서는 안 되고, 우리의 인생 여정 속에서 끊임없이 건드려지고 발견되어서 천천히 치유가 돼 가야 합니다.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결함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만남의 폭을 좁게 한 채로 자기가 편한 사람들만 만나고, 조금이라도 힘들거나 부담스러운 사람과는 만남을 피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드러날 기회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세상에서는 만날 것 같지 않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목장에서 삶을 나누어 갈 때, 또 생계의 문제가 관련되어 있지 않은 교회라는 공동체에 자발적으로 몸을 담고 사역을 해 나갈 때 이 결함들이 발견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장과 교회 생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치고 다듬어 가실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성품적인 결함이 생기는 이유는 첫 번째 우리의 죄성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의 죄성을 닮아있습니다. 그의 교만과 욕망과 이기심, 하나님을 거역함과 책임을 돌리는 적대성의 DNA가 우리에게도 유전자처럼 스며들어 있어서, 우리의 깊은 속은 우리 자신도 잘 모릅니다(렘 17:9). 이 본성적인 죄성은 성품적인 결함이 생기는 모판을 마련해 줍니다.
성품적인 결함이 생기는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어려움이나 힘든 일이 생길 때 반복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또는 고통을 피하고자 선택하는 잘못된 것들이지요. 예를 들면, 어떻게 해서든 겉보기만 그럴싸하게 끝내 버린다거나, 비난은 어떤 식으로든 피하려 한다거나, 절대 손해 보지 않으려 한다거나, 일에 몰두하는 것으로 고민을 피한다든가, 절대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거나, 상황으로부터 도망친다든가, 화를 낸다든가… 수없이 많은 잘못된 선택을 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자기의 선택을 절대로 잘못된 것으로 또는 죄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고, 별일 아니라고 평가를 피하고, 다른 것으로 책임을 돌리고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내 문제를 들여다보기를 거부할 때 이것은 치명적인 결함이 되어 버립니다.
우리는 삶의 어떤 순간에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멈추어 설 때 문제의 해결이 시작됩니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인정하는 순간은 고통이 따릅니다. 자꾸만 내 문제가 아니고 다른 것이 이유라고 둘러대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때 치유는 시작됩니다.
치유의 모든 것은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날 지으신 그 분에게 나의 문제를 인정하고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지 치유의 과정을 시작하십니다. 나를 더 알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하시고, 나를 보게 하시고 깨닫게 해 주십니다. 그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믿을 수 있는 공동체에 몸을 맡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식구들에게 나의 문제를 내어놓는 것입니다. 나의 연약함을 드러낼 때 치유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