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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명희 교수] 팬데믹 이후 교회와 목회의 회복을 위한 원리와 전망  (2)

[특별기고-이명희 교수]   팬데믹 이후 교회와 목회의 회복을 위한 원리와 전망  (2)

기독교 목회에서 목양적 관심 증대 

교회는 예배와 거룩한 의식(침례와 주님의 만찬)을 집행하고 복음을 전파하며 교육훈련과 친교와 봉사를 위한 거룩한 도구이다. 기독교 목회는 기독교를 기독교답게 하고, 기독교회를 교회답게 하며, 기독교인을 성도답게 하는 과정이다. 기독교 목회의 전형은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에게서 발견된다. 예수님은 선한 목자로서 잃은 양을 찾아 생명을 주시고 풍성한 삶을 살도록 인도하시기 위해 오셨다(요 10:10). 예수님은 이를 위하여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시고 하늘의 진리를 가르치시며 약한 자를 고치셨다(마 4:23; 9:35). 예수님은 무리를 가르치셨을 뿐만 아니라 특별히 제자를 부르시어 거룩한 권세를 주시고 복음의 증인이 되어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모든 교훈을 온 세상 모든 족속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분부하시고, 사도로 파송하셨다(마 28:19-20). 사도들과 제자들은 곳곳마다 복음을 전파하여 교회를 세우고 기독교 목회의 거점으로 삼았다.  

기독교 목회의 목적은 복음을 전하여 신자를 얻고, 침례를 베풀어 교인이 되게 하며, 모든 교인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고, 성숙한 제자를 은사에 따라 교회의 일꾼으로 삼아 기독교 목회의 동역자가 되게 하는 데 있다. 교회 목회는 교회가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그것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교회에 형식적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떨어지는 교인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건성으로 교회 다니다가 오히려 긴장하고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오는 성도들도 있을 것이다. 환난이라는 키질이 쭉정이는 버려지고 알곡은 모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은 교회의 목회적 활동을 상당 부분 위축시켰으나 교인 개개인을 좀 더 깊이 있게 돌보는 목양적 관심을 증대시켰다. 코로나 이후에서는 목회적 돌봄이 강화되어야 한다. 목회적 돌봄이란 인간 삶에서 고통을 겪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목회적 도움을 제공하는 사역이다. 목회를 구조적이고 집단지향적이며 과업 중심적이라면 목양은 상황적이고 관계 중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목회는 어떤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전체적으로 이끌고 나가며 개개인의 형편과 처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사람들을 도구화시키는 경향을 갖는다. 그러나 목양은 사람 자체에 관심이 크다. 사람의 마음, 처한 상황, 그가 겪고 있는 삶의 무게, 씨름하고 있는 과제 등에 주목한다. 목회가 사람들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초점이 있다면, 목양은 사람을 어떻게 돕고 지원하여 온전히 세울 것인가에 초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목회는 사람들을 교회를 위하여 존재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목양은 교회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데 더 강조점을 둔다. 

유재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역기능적인 상황에 더욱 노출된 현대인들에게 목양은 더욱 절실하다고 분석하면서,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종합하여 목양의 다섯 가지 내역을 정리하였다:   

(1) 치유(healing): 교회에 어떤 곤경에 처한 사람이 있을 때 그를 온전함의 상태로 회복시키어 영적인 통찰과 안녕의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가게 하는 사역.

(2) 유지(sustaining): 상처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전 상태로의 회복이나 곤경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개선이 어려울 때 그 상황을 견디거나 지나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역.

(3) 안내(guiding): 혼란 가운데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의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과 행동의 가능성들 중에서 확신 있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사역.

(4) 화해(reconciling): 사람과 사람,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도록 돕는 사역. (5) 양육(nuturing): 사람들로 하여금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인생의 굴곡과 어려움 그리고 일상의 경험과 사건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부여해주신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아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사역. 

교회에서 목양을 담당하는 목사는 목양의 상황에서 하나님을 대표하는(represent) 역할을 한다. 목사는 하나님의 대표자로서 성령님의 도구가 되어 참된 목자이신 하나님을 생각나게 해주는 존재이다. 하지만 “하나님을 데려오는” 사람은 아니다. 케이와 위버(William K. Kay and Paul C. Weaver)는 목양의 목적에 대하여 에베소서 4장의 말씀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하나님의 백성을 온전케 하여 그들로 하여금 선한 일을 하기에 충분한 존재가 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즉 회복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회복은 과정이고 지향점은 하나님의 사람에게 능력을 부여하고(empower) 능력을 갖추게 하여(enable) 그리스도께서 부여해 주신 사역을 온전히 성취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제시하였다. 

현대의 목회학이 심리학과 정신분석과학, 정신의학, 임상심리학 등의 자원을 수용하였는데, 그 결과 영적 돌봄을 제공함에 있어서 “기분 전환”이나 “감정 조절” 등 심리치료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각종 세속 심리학에 기초한 조사 방법에 따른 통계적 자료들을 근거로 하여 바람직한 문제 해결 방식이라고 제시하는 이러한 시도는 성경적 토대가 거의 없거나 빈약함을 생각할 때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속 원리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인간 이해의 바탕 위에 심리학과 사회학적인 데이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목회에서는 성경적이고 복음적 기반을 바탕으로 하여 목양적 견지에서 목회적 돌봄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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