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총회를 회고하며 (1)
김영하 목사(샬롬선교교회, 미주)
제41차 정기총회 준비위원장
총회를 회고하며 (1)
내쉬빌에서 열린 40차 총회에서 41차 총회 장소로 남가주의 애너하임(Anaheim)이 확정되었다. 이미 예상한 일이었다. SBC 총회의 연차총회 개최 예정지를 보면 몇 년 동안의 장소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남가주지방회는 우리 교단의 여러 지방회 중에서 가장 많은 교회와 목회자가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기에 총회를 유치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는 어떻게 잘하느냐에 방점을 두고 미리 준비하던 중이었다.
남가주지방회는 코로나로 인해 3년 가까이 여행하지 못한 목회자와 가족들이 41차 총회에는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1,200~1,500명이 모이는 총회를 준비하였다. 준비위원회가 구성되고 임원들이 입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며 점검하고 세부 사항을 수립했다.
SBC가 Anaheim 지역에서 열리기에 가장 처음에 대두된 문제는 장소였다. 사실 Anaheim은 그리 큰 시가 아니므로 한인 침례교회는 3~4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Anaheim을 특정하여 장소를 선정한다면 주위에 기숙사와 강당이 준비된 Biola 대학을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러나 기숙사에 침구류 등을 반입해야 하고 룸서비스를 대의원들이 스스로 해야 하기에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Disney Land 근처에 호텔을 정하고 CGV 극장에서 어른들이, 그리고 샬롬교회에서 아이들이 모이는 방안도 생각했으나 호텔비가 너무 비싸서 접어야 했다. Anaheim을 한정하지 않고 개념을 남가주로 넓혀야 했다. 공항 근처 호텔과 LA의 대표적인 교회인 새누리교회가 선택지로 떠올랐다. 호텔에서 모든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편리한 면은 있으나 음식 반입과 그에 따른 비용이 최대 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상징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새누리교회가 적격이었다.
장소가 결정되니 문제는 교통편이었다. 아침의 110번 고속도로는 정체가 심각한 상황이므로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 원활한 진행을 위한 필수요건이었다. 다행히 대절한 대형버스와 각 교회에서 제공한 소형버스 15대가 역할을 톡톡히 해주어서 다행이었다.
남가주지방회는 이번 총회의 모토를 ‘최대한의 섬김’으로 정했다. 그동안 타지역에서 총회가 열릴 때 남가주지방회에 속한 목회자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 이유는 생활비가 비싸기에 목회하면서 다른 일에 종사해야 했고, 또 총회에 참석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슷한 사정이 있는 목회자들이 큰 결심을 하고 오는 총회이기에 최대한 잘 섬겨보자는데 모두 뜻을 모았다.
지방회에서 정성을 모아 선물을 준비했다. 타올, 샴푸, 마스크, 화장품 등을 에코 백에 담았다. 티셔츠도 총회에 부담을 주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을 위해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보내자는 계획은 뜻은 좋았으나 예산이 문제였다. 처음에는 50불을 받고 나머지는 지원해주려고 했다. 그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지방회장인 필자는 개척 초기에 자녀들이 그곳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보내지 못했던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했고, 임원들이 재정 마련을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 어느덧 재원이 마련되어 전액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잔치에는 먹거리가 풍성해야 하는 법이다. 특히 아이들이 색다른 간식을 경험하도록 배려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먹고 싶었지만, 타지역에 공급이 잘 안되는 품목을 조사해서 리스트를 만들었다. 근처 마트에 연락해서 대량 구입 시 할인액을 요청하였으나 만족한 대답을 얻지 못하던 차에 박유수 목사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도매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어서 많은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 덕분에 어른들도 푸짐한 간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맛과 적절한 메뉴를 조화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했다. 지방회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의 피로도도 감안해야 했다. 첫날은 새누리교회에서 오프닝 만찬을 대접했다. 둘째 날 아이들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보내고 어른들에게는 점심에 삼계탕을 제공해드렸다. 이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한 끼의 식사에 많은 정성과 수고가 들어간 오찬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봉사하는 남가주 지원팀의 체력이 슬슬 바닥이 날 것을 예상하고 저녁은 도시락을 주문했다. 나누어주기만 하면 되니 따로 수고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약간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의외로 맛있다고 해서 고마웠다. 사흘째 점심은 그동안 한식으로만 식사했기에 간편한 양식을 준비했다. 값이 만만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좋은 선택이라 자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식사는 총회에서 한정식 캐더링으로 정성껏 섬겨주어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침 식사에 관한 것이다. 호텔의 아침이 너무 비쌌기에 대부분 교회에 와서 식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충분한 양의 누룽지, 우동, 라면 등을 북가주의 송인범 형제님이 준비해 주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수량이 모자라 부랴부랴 떡국을 더 준비했다. 그래서인지 아침 인심도 푸짐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번 총회는 색다른 찬양순서를 많이 선보였다. 첫날 오프닝 행사 때 코너스톤교회에서 수준 높은 콘서트를 제공했고, 둘째 날에는 ‘은혜’와 ‘행복’을 부른 손경민 목사와 ‘천 번을 불러도’로 널리 알려진 주리 외에 이윤화, 이기명, 김정희 등 여러 찬양사역자가 무대에 섰다. 그 외 새누리교회, 아름다운교회, 토렌스 조은교회 등의 찬양팀이 수준 높은 찬양을 들려주었고 김주현 사모, 반채근 목사, 박은혜 양 등 여러 찬양 사역자들이 특송으로 자리를 빛내주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