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 아래서](25) 내 인생의 불운을 끊는 법 : 감사
궁인 목사(휴스턴 새누리교회)
내 인생의 불운을 끊는 법 : 감사
중요한 미팅이 잡혀있다면,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은 옷차림이다. 그래서 잘 차려입고 회사에 간다. 늘 짜장면을 시켰지만, 오늘은 볶음밥을 먹는다. 옷에 짜장이라도 튀면, 안될 말이기 때문이다. 이런 특급 조심에도 불구하고, 옆에서 짬뽕 먹던 친구가 내 와이셔츠에 빨간 국물을 튀긴다. 참 안 도와준다. 급한 일이 있어서 이 차선 저 차선 바꾸면서 운전해도 내 앞에는 꼭 천천히 가는 차가 있다. 열심히 차선을 바꾸어도 늘 허사다. 신발을 사도 마찬가지다. 큰맘 먹고 명품 구두 하나 사서, 친구들에게 자랑 좀 하려고 하면 ‘그 구두 세일 중이야’라고 초를 치는 밉상 친구가 꼭 있다. 맨날 노는 것 같은 옆집 애들은 좋은 대학교에 척척 붙는데, 공부하라고 노래를 불렀던 우리 집 아이는 대학 안 가고 돈 벌겠다고 한다.
세상에는 항상 투덜거릴 일들이 생긴다. 아무리 우리가 피하려고 노력해도 불행이 나만 따라다니는 것 같다. 이런 일을 다룬 영화가 바로 ‘브루스 올마이티’다. 짐 캐리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기쁨과 황당함을 번갈아 보여 주는 영화다. 극 중에서 브루스는 유명한 앵커가 되길 소망하는 평범한 리포터다. 어느 날 승진 기회가 찾아오지만, 앙숙 라이벌에게 빼앗기고 생방송 중에 화풀이하다가 방송국에서 쫓겨난다. 설상가상으로 그날 건달들에게 몰매 맞고, 차가 망가지는 등 세상 말로 ‘재수 옴 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부르스는 하늘을 향해서 삿대질하며 자신의 불운이 ‘신’ 때문이라고 거칠게 항의한다. 그 후 신을 만나게 되고,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된다. 전지전능한 능력의 소유자가 된 것이다. 과연 신의 능력을 소유한 부르스의 인생에서 투덜거림이 없어졌을까?
그렇지 않다. 엄청난 능력으로 조금 편안하게 되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세상 모든 사람의 기도 소리가 들리고, 이 모든 기도에 응답해야 하는 엄청난 일이 주어진다. 그리고 신의 능력으로 앵커 자리를 차지하지만,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사랑하던 여인과도 헤어진다. 신과 같아졌지만, 불평은 끝이 없다.
‘머피의 법칙’은 1949년에 미국 에드워드 공군기지의 머피 대위가 처음 한 말에서 유래됐다. ‘누군가는 여러 방법 중에서 꼭 실패할 방법을 선택한다. 그러므로 모든 상황에 잘 대비하라’ 실패할 가능성이 항상 있으니, 미리미리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그런데 의미가 요즘에는 조금 달라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 좋은 일이 반복적으로 생기면 머피의 법칙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꼭 이 머피의 법칙에 적용받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잘 해결해도 꼭 그 문제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하면 문제가 생길 텐데’라고 생각하면 꼭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죄를 미워하라고 했는데, 큰 죄 저지른 것도 아닌 데 항상 같은 문제로 일을 망치는 직원이나 사람을 보면 미워진다.
머피의 법칙에 잘 적용되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그들만의 메커니즘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확인을 안 하는 스타일이면 꼭 확인을 안 해서 문제를 키우고, 보고를 안 하는 사람이면 보고를 안 해서 혼난다. 정말 이 악순환을 끊지 않으면 비슷한 일을 할 때마다, 같은 이유로 실패를 맛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잘 성공하고 쉽게 일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남들이 포기한 일도 척척 맡아서 넉넉하게 해치운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도 성공의 메커니즘이 있다. 보통은 노하우라고도 하며, 사람들은 이것을 배우기 위해서 열광한다.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노하우라고 꼽는 것 중에 빠지지 않는 한 가지는 바로 ‘감사’다.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고난의 순간에도 감사함으로 견뎌 나갔다고 고백한다.
미국의 대표적 뉴스 프로 ‘인사이드 에디션’의 진행자로 에미상을 두 번 이상 수상했던 데보라 노빌은 지금의 자리에 자신이 있게 한 것은 ‘감사’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자신의 책 ‘감사의 힘’에서 감사는 훈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지혜라고 말한다. 또 이 지혜를 얻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사람이 하는 생각 중에서 약 95%는 어제도 한 생각이라는 것이다. 즉 돈 문제, 자녀 문제, 차, 집, 공과금과 같은 늘 하는 고민이라고 한다. 어제의 안 좋은 생각을 오늘도 계속한다면, 늘 삶은 불행하고 머피의 법칙이 늘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머피의 법칙을 끊는 방법이 있다.
바로 감사다. 데보라는 이것을 ‘0.3초의 기적’이라고 한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데 0.3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의 수많은 생각 중에 단 1% 만이라도 감사로 표현해 보라. 하루 10초 만이라도 감사의 조건을 찾아보라.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요즘을 자기 노출의 시대라고 한다. 자신의 멋진 모습을 셀카에 담고, 자기 능력을 알린다. 그렇다면, 감사는 왜 노출하지 못하는가. 자신 있게 감사를 표현하라. 오늘 하루 멋지게 산 나에게, 오늘 하루 멋지게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를 표현하라.
이번 추수 감사절이 이런 감사의 삶을 살기를 결단하는 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결심해 보자. 반드시 감사한 일이 축복으로 주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