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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단상 牧會斷想]
소설로 설교를 준비하게 하시는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목회단상 牧會斷想]</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소설로 설교를 준비하게 하시는</span>

지준호 목사(헌츠빌 은퇴, 자유기고가)

소설로 설교를 준비하게 하시는

성도들과 첫 만남을 하며 “진실한 친구가 되자”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신앙에서 나온 진심 어린 말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를 않다.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버리고, 나이도 성별도 다른데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어? 왜 목사가 성도들과 친구가 되려고 해? 하는 의아한 표정이 읽힌다. 이러고 며칠이 지난 후 “친구 되자”는 말이 구설이 되어 내 귀로 되돌아올 때 마음이 아리다.

난 혼자 투덜거린다. 2,000살이나 많은 예수님도 나와 친구 되시길 원하시는데…. 이후부터 새로운 성도를 만날 때 “친구 되자”는 말은 빼고 “정직한 만남”이 되자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만남은 축복이었다고 어느 날 고백하게 되기를 덧붙인다. 그러나 이 말 역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를 않다.

서운하고 외로워지던 난 어리석음이 깨달아진다. 인간이란 적당히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 그래서 정직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정직해지라니! 부담스러운 짐을 지우며 소귀에 경 읽는 꼴이 된 것에 눈이 떠진다.

이러며 나와 성도들 간에 사용하는 용어의 개념이 다른 것이 보인다. 천국, 구원, 믿음, 예배, 기도, 교회…. 같은 개념이려니 생각하고 사용하는 단어인데 아니다. 그리고 그 오해에서 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어떤 이는 죽어서 가는 다른 어느 곳에 있는 천국으로, 더러는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은 어디나 천국으로 다르게 이해를 한다.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았다고 믿는 이도, 십자가와 부활만 믿으면 된다는 이도,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예수를 이해하고 믿는 신앙이 생명 있는 것이라 믿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이해한 난 개념정리를 함께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공동체를 만들어 보고자 시도를 한다. 믿음이 하나로 될 때 나타날 행복을 그리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언제고 원하는 시간이면 1:1이라도 성경공부를 하겠다 했다. 그러나 더러는 모임에 참여하여 질문하고 진실을 털어놓으며 성숙하는 기쁨을 누리지만, 더러는 도무지 관심을 보이지를 않는다. 신앙의 열정이 식는 것이 안타까워 뜨거운 열정을 가지게 해 주기를 목사에게 기대는 크게 하면서……

이때 난 감정이 뜨거워지는 은혜를 받아 열심을 내며 하나님의 축복받기를 원하는 진심을 알았다. 이를 위해 감정이 뜨거워질 만한 예화를 찾고 또 찾아 설교를 준비하였다. 그러나 이러는 사이를 비집고 본문의 말씀을 흐리는 잡초 같은 말들이 끼어들어 이들을 골라내느라 외로운 영적 싸움을 하였다. 그리고 박자 감각도 둔한 내가 감정을 뜨거워지게 하려 열정적으로 땀 뻘뻘 흘리며 찬양 인도하는 안쓰러운 내 모습을 본다.

감정과 이성의 어우러짐 가운데, 영이 맑아 짐과 진리를 깨달음이 조화를 이루도록 목회하고 싶은데….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어려운 상황일 때 방향과 길을 제시해 주고 빛에 있는 자로 살게 하고 싶은데…. 쉽지를 않다.

그러다 문득 감정을 뜨겁게, 진리 안에 있게 하는 것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설교 준비를 하고 있는 나를 본다.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무한대의 청중을 상대로, 예수를 모르는 이도 좋고, 아는 이도 좋고, 삶에 지친 이도, 즐거운 이도, 어리석은 이도, 지혜로운 이도, 신앙이 성숙한 이도, 미 성숙한 이도,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설교를 준비하는 나를 보고 놀란다. 소설을 씀이 설교 준비하는 것임을 알고서….

삶 가운데 순간순간 필요한 것을 채우시며 인도하시는 은혜가 크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교회로부터 확진이 나온다는 뉴스에 의해 교회가 세상에 짐이 되는 듯한 시대에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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