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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 아래서 (3)]
“미역국 신앙… OK ?”

<span style=" font: bold 0.8em Nanum Gothic, serif ; color: green;">[무화과나무 아래서 (3)]</span> </br><span style=" font: bold 0.5em Nanum Gothic, serif ; color: fuchsia;">“미역국 신앙… OK ?”</span>

궁인 목사(휴스턴 새누리교회)

“미역국 신앙… OK ?”

고기(양지머리) 120g

물 1600ml

다진 마늘 12g

참기름 3ml

소금 약간,

재래 간장 28ml…

한 그릇이면 마음마저 든든해지는 쇠고기미역국 재료들입니다. 만약 양지머리 살 돈이 없다면, 소고기 없이 그냥 끊여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김이 모락모락,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래서 맛있는 미역국을 상상하니 배가 고프네요…. 부디 여러분 중에는 부엌에 있는 미역국이 생각나서, 이 글을 읽다가 부엌으로 가시는 분이 없기를 축원합니다.

미역국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저도 좋아해서 어려서부터도 미역국을 많이 먹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미역국을 끓이시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미역은 비싸지 않아서 많이 끓일 수 있고, 한번 끓여 놓으면 오래 먹을 수 있어서, 어머니도 아들이 좋아한다는 핑계로 자주 해주신 것 같습니다.

그런 맛 난 미역국을 자주 해주신 제 어머니는 교회 권사님이셨습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학창 시절 내내, 시험 시간이면 시험 보러 가는 아들 머리에 손을 얹으시고 기도하셨던 분이십니다. ‘하나님 우리 아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공부한 것 잘 기억나게 하시고…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게 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 아멘’

정말 열심히 신앙 생활하시고, 가족을 위해서 기도하셨던 분이십니다. 새벽예배를 소중히 여기셨고, 어쩌다 새벽예배 못 가시게 되면 집에서 기도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기도 소리에 잠을 깰 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어머니께서 그 맛있는 미역국을 끓여주시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1년 정도를 미역국을 먹지 못한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집안이 많이 어려워지기는 했으나, 미역국을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해는 “미역국 좀 끓여주세요” 해도, 미역국을 상 위에서 만나 볼 수 없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미역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태풍이 와서 올해는 미역이 안 되나(?) 생각하기도 했고, 아니면 너무 바쁘셔서 그런가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모든 생각을 빗나갔습니다. 어머니 말씀이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라서’ 미역국을 안 해 주셨답니다.

권사님으로 늘 기도하는 분이셨지만, ‘큰 시험 전에서는 미역국을 먹으면 안 된다’는 속설에 어쩔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시험에 떨어지는 것을 보통 ‘미역국 먹었다. 혹은 미끄러졌다’라고 하기에 그 말이 마음에 걸리신 모양입니다.

우리 어머니도 미끌거리는 미역이 아들의 대학 입시에 방해된다고 철석같이 믿으신 모양입니다. 새벽마다 하나님께 열심히 기도해 놓으시고 말입니다. 자식을 향한 사랑 앞에서는 속설이나 미신마저도 하나님보다 커질 때가 있나 봅니다. 자녀를 책임지시는 그 하나님은 어디 가고, 시험에 붙어야 한다는 바람만 남는 순간이 생긴 것이지요. 시험이나 결과와 관계없이 자녀를 책임지시는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데 ….

그 하나님이 <미역국 속설>만도 못 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런데 얼마 전 성경을 읽다가 왜 예전에는 이 성구를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미역국보다도 강한 하나님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이 성구를 저희 어머니가 믿으셨다면, 아니 최소한 아셨다면 저는 고3 시절에도 미역국을 먹었을 것입니다.

‘여호와여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고 말할 때에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셨사오며’ 시편 95:18

정말 놀라운 말씀아니십니까? 주님은 우리가 미끄러지는 순간에도 실패하는 순간에도 붙드십니다. 그냥 붙드시는 것이 아니라 인자하심으로 붙드십니다. 그런데 왜 기도하셨는데. 왜 믿는다고 하면서, 왜 다른 것을 의지하십니까? 왜 나의 방법을 찾으십니까? 여러분 <미역국 신앙>을 갖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님 내가 당신만 의뢰합니다. 신뢰합니다. 믿습니다.’ 고백하였으면 다른 방법을 찾지 마십시오. 그렇게 믿었다면,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십시오. 그것이 믿음입니다. 믿음은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고 여겨질 때도,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시는 것을 바라는 것이며, 내 속에 근심이 많을 때도, 주님이 주시는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입니다.(시편 95:18-19)

PS

미역에는 미네랄, 철분, 요오드, 무기질 등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영양적으로 수험생에게 미역국만 한 게 없다고 합니다. 철분은 피를 맑게 해주고, 요오드는 신경을 진정시켜줘서 집중력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효과 만점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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