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정체성 논쟁 조지아에서 촉발, “두 직분(목사‧집사) VS. 개교회자율성”
개교회에서 임명한 장로에 대해… 조지아협의회 사과요구와 제재를 둘러싸고 논란
“자유를 사랑하고, 어느 특정 신학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에… 침례교인에게 논쟁은 자연스러운 현상”
The Baptist Faith and Message
THE 2000 BAPTIST FAITH & MESSAGE
- The Church
A New Testament church of the Lord Jesus Christ is an autonomous local congregation of baptized believers, associated by covenant in the faith and fellowship of the gospel; observing the two ordinances of Christ, governed by His laws, exercising the gifts, rights, and privileges invested in them by His Word, and seeking to extend the gospel to the ends of the earth. Each congregation operates under the Lordship of Christ through democratic processes. In such a congregation each member is responsible and accountable to Christ as Lord. Its scriptural officers are pastors and deacons. While both men and women are gifted for service in the church, the office of pastor is limited to men as qualified by Scripture.
The New Testament speaks also of the church as the Body of Christ which includes all of the redeemed of all the ages, believers from every tribe, and tongue, and people, and nation.
Matthew 16:15-19; 18:15-20; Acts 2:41-42,47; 5:11-14; 6:3-6; 13:1-3; 14:23,27; 15:1-30; 16:5; 20:28; Romans 1:7; 1 Corinthians 1:2; 3:16; 5:4-5; 7:17; 9:13-14; 12; Ephesians 1:22-23; 2:19-22; 3:8-11,21; 5:22-32; Philippians 1:1; Colossians 1:18; 1 Timothy 2:9-14; 3:1-15; 4:14; Hebrews 11:39-40; 1 Peter 5:1-4; Revelation 2-3; 21:2-3.
< 편집자 주: 두 직분을 인정하는 것이 제도는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두 직분제’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
조지아주에서 침례교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 논쟁의 발단
논쟁의 시작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소재한 A교회가 지난 2017년 5월, 창립 15주년 기념 및 임직예배를 드리기 위해 본보(이사장 임경철 목사, 사장 심윤수 목사)에 광고를 게재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일 그 기념예배에서는 한 사람의 전도사가 안수를 받아 목사로 세워졌고, 두 안수집사가 안수는 없이 장로(호칭)로 임명받았다. 문제는 두 안수집사를 장로(호칭)로 임명한 것이 두 직분제(목사, 집사)를 주장하는 침례교 정신에 위배가 된다는 것이었다.
■ 논쟁의 전개
조지아주한인침례교회협의회(2017년 당시 회장 유대준 목사, 조침협)의 임원회는 장로를 임명한다는 지면광고와 이메일 안내에 반발해, 순서와 참석을 요청하는 교회 측에 순서를 맡기를 거부했을 뿐 아니라 참석하려는 당시 조침협 목회분과위원장에게 행사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A교회는 예정된 대로 행사를 진행했고, 이에 대해 조침협 임원회는 지난 2017년 5월 12일 장로 취임에 관한 질의를 A교회 담임목사에게 발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공식적인 사과를 권고(마지막 권고 8월 12일)했다.
A교회 담임목사는 사과를 거부하면서 “광고의 목적은 창립15주년 기념예배와 목사안수를 광고하여 교회와 안수 받는 신임 목사의 공신력을 높이려고 하였다. 행사에는 장로(호칭) 임명도 있었는데, 광고를 하면서 장로 임명만을 광고에 누락시킬 수가 없어서 많은 갈등과 고민 끝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저희 교회가 협의회 규약을 어겨서 동역자들에게 어려움을 끼쳤다면 개인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바라는 건, 목회상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뿐이지 쉬운 결정은 아니었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 이번 일로 협의회가 화합을 침해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개교회의 목회활동에 혼동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 일은 조침협의 임시총회가 열리게 되는 사건으로 발전한다. 조침협은 지난 2017년 9월 18일 조지아주총회(GBMB) 빌딩 예배실에서 침례교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고 밝히며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임시총회에는 A교회 담임목사와 A교회의 입장을 지지하는 회원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임시총회에서는 “장로 문제에 대해 옹호하는 2인, 반대하는 2인과 회장 이렇게 5인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2주 동안(10월 2일까지) 논의를 갖게 하고, 3주나 4주 정도 대의원의 의견을 물은 뒤 신문에 조지아협의회의 입장(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한다. 또한 차후에 재발방지를 위해서 협의회 차원에서 내규를 수정해서 장치를 만드는 것으로 한다. 특별위원회의 위원 구성은 임원회에게 위임한다. 또한 사과를 요청해서 화합을 추진한다.”라고 견해를 모았다.
그 후 조침협은 2017년 11월 14일 아틀란타 한비전교회(이요셉 목사)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임원회는 이 부분을 규약 개정 사안에 포함시켜 상정‧진행하려고 했다. 관심을 모았던 내규수개정결과심의안에 대한 논의 시간에는 임원회의 상정안에 대한 반대견해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토론을 할 것인지를 표결해, “이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다루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중요한 사안이니 새로운 임원을 통해 수개정위원회를 구성해서 진행하자”로 결론 났다. 결국 차기 임원회에 공이 넘어가게 됐다. 새롭게 회장으로 선출된 권석균 목사(애틀랜타 지구촌)와 임원회는 지난 2018년 1월 15일 트루포인트교회(김덕영 목사)에서 사업총회를 맞게 된다. 이날 사업총회에서 쟁점이 된 것은 특별위원회(위원장 원천호 목사)에서 내놓은 선언문을 신문에 광고할 것인지에 대한 사안이었다. 두 직분에 대한 조침협의 입장을 밝힌 특위 내용을 침례신문에 선언문을 광고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22, 반대 19로 통과하여 침례신문에 내는 것으로 결정됐다.
목사, 집사 … 우리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VS. 교회의 결정을 사과하라는 것은 지나치다
Faith and Message의 존재와, 그것을 지키는 교회는? VS. 두 직분 중요하나, 개교회자율성이 더욱 지켜야 할 Faith and Message
혼란을 주는 회원, 질서위해 제재할 수 있어야 VS. 지방회(협의회)는 친목과 교회를 돕는 모임
■ 논쟁의 쟁점
그러나 약 9개월 동안 지속된 이 사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반대측과 지지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한 교회의 문제가 아닌, 침례교단이 갖고 있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의 충돌이고, 현실적인 문제의 충돌이라는 견해다. 침례교단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신앙과 메시지(Faith and Message)’안에는 교회의 직제는 목사와 집사 두 직분으로 한다는 가치와 어떤 다른 단체나 기관, 정부 등에 간섭받지 않는 개교회자율성이라는 가치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 교회에서 장로를 세울 때, 직분에 대한 가치와 부딪히게 되는데 이에 대해 지방회 또는 협의회, 교단에서 그 교회의 자발적인 결정에 대해 제재하게 될 경우 개교회자율성이라는 가치와 또한 부딪히게 된다.
반대측은 “▲이것은 우리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그 약속을 깨므로 침례교정체성을 흔들고 ▲다른 회원교회에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사과를 해야 한다. 두 직분제를 가르치고 수호하려하는 다른 침례교회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나아가 총회 전체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협의회의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 ▲현실에 맞게 하나씩 받아들이고 타협하면 우리가 가진 가치가 다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장로교가 아닌 침례교다.”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지지측은 “반대측의 견해를 이해는 하지만 ◈개교회가 교회의 유익을 위해 결정한 것은 개교회자율성에 입각해 존중해야한다. 지방회나 협의회가 관여하거나 제재해서는 안 된다. ◈침례교인들은 교황과 로마가톨릭의 교권주의에 맞선 종교개혁자들과 궤를 같이 했고, 심지어 신자의 침수침례를 주장하고 유아세례를 거부하다가 다른 형제들에게도 억압과 핍박을 받고 이단으로 몰리기도 했다. 침례교인들은 신앙의 자유와 개교회자율성을 수호하기 위해 순교를 불사했다. 사람이 만든 가르침과 틀에 강요받지 않기 위해 침례교인들은 법을 파괴했고 신조를 거부했다. 우리가 사도신경을 거부하는 것은 그 내용을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신조라는 틀에 묶이고 강요받기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침례교단의 특징은 다양성(자유)과 협동이다. 개교회자율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는 칼빈주의 성향도 있고, 알미니언주의 성향도 있다. 구원론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어우러져 가는데, 두 직분제가 그보다 더 중요한가? 침례교단은 주님이 머리되신 각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위한 협동을 목적으로 모인 단체이다. ◈(한인)지방회나 협의회는 어떤 교리적‧신학적‧정치적‧제도적 단체도 아닌 오로지 ‘친목’과 ‘협력’을 위하여 만들어졌다. 지금의 모습은 그 영역을 벗어나서 지나치다. 이것은 오히려 우리 침례교가 갖고 있는 ‘개교회자율성’이라는 더욱 커다란 정신에 훼손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우리가 속한 SBC교단의 미국교회들도 장로를 세웠고, 현재도 세우고 있지만 지방회나 주총회, 총회로부터 제재를 받거나 문제 삼지 않는다. ◈장로를 세워도 (신문을 통해)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세우는 지혜가 필요했다고 하는 반대측의 견해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교회에서 장로를 임명하는 일을 조용히 하면 괜찮고, 공개적으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난다. ◈이민교회의 현실상 여러 교파의 배경을 가진 성도들이 모이기 때문에 목회자가 최선을 다해 교단의 정체성을 가르치고 일깨워줘도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두 직분제라면서 왜 장로만 문제를 삼나. 전도사, 권사, 서리집사, 여자집사, 목자 등은 교회와 목회의 필요를 위해 세우면서 굳이 장로와 권사에 대해서만 민감한 것도 문제다.”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 논쟁의 흐름과 향방
이제 이 문제는 한 교회의 사안이 아닌, 침례교 정체성을 논의하는 논쟁으로 연결됐다. 어떤 목회자들은 “이번 기회에 암암리에 고민하고 있었던 장로 직분의 문제를 분명하게 논의할 수 있으면 좋겠고, 침례교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침례교단은 논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논쟁을 통해서 정체성을 견고히 해왔다. 침신대 김용복 교수는 서던침례신학대학원(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의 학장과 교회사교수를 지낸 윌터 셔든(Walter B. Shurden)의 말을 빌려 “침례교인들은 논쟁을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침례교인들은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어느 특정 신학에 종속되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침례교 안에는 언제나 다양성이 긴장과 갈등 속에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침례교단은 ▲침례교의 기원 논쟁(1896~1899): 자신들의 역사에 대한 침례교인들의 입장 ▲선교 논쟁(1814~1845): 이방인 선교에 대한 침례교인들의 입장 ▲흑인 논쟁(1834~1968): 노예제도와 인종 차별에 대한 침례교인들의 입장 ▲교단 논쟁(1850~1966): 교회에 대한 침례교인들의 입장 ▲신학 논쟁(1887~1926): 교리에 대한 침례교인들의 입장 ▲창세기 논쟁(1961~1971): 성경에 대한 침례교인들의 입장 ▲근본주의 대 온건주의 논쟁(1979~1990): 최근 남침례교 총회의 교권 투쟁 등의 논쟁을 벌여왔다.
윌터 셔든의 말대로 이번 사건은 조지아에서 시작된 이 논쟁은 그동안 장로 직분을 둘러싼 다양성이 긴장과 갈등 속에서 밖으로 표출된 논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용복 교수는 윌터 셔든의 번역서를 내면서 “참다운 논쟁이란 그 목적이 승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진리 추구에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앞으로 이 논쟁이 승패가 아닌 어떻게 진리를 향해 전개되고 마무리 될 것인지에 대해 침례교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미주=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