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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社說] 후임 없이 노화되는 교회, 성합(聖合)을 고려하자

[사설 社說]  후임 없이 노화되는 교회, 성합(聖合)을 고려하자

소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고령화되어 사실상 교회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목회자가 없는 교회도 적지 않으며, 앞으로 이러한 교회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도시에 있는 교회라고 해서 결코 예외는 아니다.

이들 교회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목회자는 연로했고, 성도들도 대부분 고령이다. 젊은 목회자 가정을 청빙할 만큼 재정적 여력이 없고, 새로운 사역을 시작할 인적 기반도 부족하다. 그래서 “목사님이 우리 장례까지 치러주고 가셔야 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교회와 목회자가 끝까지 함께 가는 길을 택한다. 오랜 세월 생사고락을 함께한 목회자와 성도들의 관계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모습이다. 누구도 이를 쉽게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교회의 문이 닫히는 순간, 그리스도의 몸 된 한 교회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그 지역에서 복음을 전할 거점도 함께 사라지고, 사역의 기회를 기다리는 젊은 목회자들에게도 새로운 사명의 문은 닫히게 된다.

이제는 이러한 현실 앞에서 새로운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그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합(聖合)​이다. 성합은 기업의 인수합병(M&A)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기업의 합병이 효율성과 수익을 추구한다면, 성합은 그리스도의 몸을 더욱 건강하게 세우기 위한 거룩한 연합이다. 두 교회 또는 여러 교회가 서로를 흡수하거나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접붙임을 통해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되는 과정이다.

세상 셈법으로는 1+1=2이지만, 성합을 경험한 목회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1+1=1.5만 되어도 이상적인 성합이라고 한다. 성도들의 문화와 전통, 지역적 특성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그대로 합쳐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교회가 하나의 건강한 공동체로 다시 세워질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결실이다. 규모는 줄어도 생명력은 하나로 응축되는 셈이다.

성합이 이루어지면 얻는 것이 있다. 한쪽 교회의 건물을 정리해 젊은 목회자 가정을 청빙할 재정을 마련할 수 있고, 새로운 사역을 시작할 여력도 생긴다. 흩어져 있던 두 공동체의 자원이 한 곳에 모이면서 각자 감당하지 못했던 일들을 함께 감당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성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교회의 역사와 전통, 재산 문제, 교인들의 정서와 관계 등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렇기에 개별 교회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총회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성합을 전담하는 사역 부서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외의 성공 사례를 조사하고, 실패 사례를 분석하여 표준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성합을 원하는 교회들의 신청을 받거나 성합이 필요한 교회를 발굴하고 상담하며, 법률과 행정, 재정, 목회적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성합도 결국 하나의 교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의리 있게 함께 걸어가다 교회가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길과 성합을 통해 더 건강한 하나의 교회를 세워가는 길은 다르다. 후자를 택하면, 새로 태어난 한 교회 안에서 두 교회는 여전히 살아 숨 쉬게 된다. 성합(聖合)​은 두 교회의 믿음과 헌신, 역사와 전통이 새로운 공동체 안에서 계속 살아가는 과정이다. 마치 한 그루의 나무에 새로운 가지를 접붙여 더 건강한 생명을 이어가는 것과 같다.

오늘의 작은 결단이 내일의 건강한 교회를 만든다. 교회가 문을 닫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기보다, 교회가 교회를 살리는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이제는 소멸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계승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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